정부는 산업을 이끌 게 아니라, 노동자를 뒷받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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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에 일하다가 돌아가신 노동자들에게 추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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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았으나, 우리의 현실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자동화 과정의 일환이다. 사람이 하던 노동을 기계로 바꾸어 인건비를 낮추고, 전체 고정 비용을 낮추는 효율화가 우리가 관측 가능한 4차 산업혁명이다.
참살이길을 걷다보면 990원짜리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 그 곳은 아르바이트생 대신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는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그리고 롯데리아 역시 아르바이트생 대신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고 있다. 이미 몇 년 전 CGV 등이 시작한 전략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우산 아래에 있는 여러 산업의 변화는 근본적으로 인력을 대체하는 비용 감축(효율화)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저임금 노동자는 쉽게 대체될 것이며, 이 대체를 진두지휘하거나 인력을 대체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노동자들의 몸값은 천장을 뚫고 우주로 향할 것이다.
산업이 효율화되고 고도화될수록 노동자 사이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해진다. 저임금 노동자들은 산업 바깥이 아니라 노동시장 바깥으로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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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열일해야 할 지점은 여기에 있다. 산업이 급격하게 바뀌고, 노동시장에 참여해서 1인분하기 위해 요구되는 스킬이 빠르게 바뀌고 다양해지는 이 지점에 정부의 몫이 있다. 정부가 산업을 이끄는 시대는 아니지만, 노동자를 보호할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가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노동자를 뒷받침해야 한다. 여러 기술이 기계로 대체될 때, 역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기술이 고도화되며 이러한 수요 역시 고오오오급 노동자들 위주로 가겠지만 그래도 가르칠 부분은 여전히 많다.
노동이 유연화되며 일자리도 단기직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며 다시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저들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1) 직업 교육 2) 실업급여 등의 노동자를 위한 정책과 3) 건강보험 4) 연금 등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이 적당히 섞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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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부터 심상정까지 그들의 노동 정책은 1) 산업을 이끌거나 2) 과거의 노동형태에 집착하는 등의 구시대적 행보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깨의 힘을 빼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과 강점은 산업진흥이 아닌 노동자 보조에 있는 것 좀 알아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