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현모 Aug 29. 2017

뷔뷔아피! 노! 뷔아피!

뷔뷔아피! 호우! 뷔뷔아피!호우!

조우찬이 뷔뷔아피! 호우! 뷔뷔아피! 호우! 외칠 때 전 영화 뷔아피를 봤습니다. 


http://tv.naver.com/v/1992845



영화 브이아이피 봤습니다. 솔직히 포스터는 역대급이었습니다. 


하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조조로 보거나 심야로 보지 않는 이상 매우 아쉬워할 것 같습니다. 전 어떻게 봤냐고요? 스마트폰 노예 계약이라 KT VIP로 공짜로 봤습니다. 그래서 딱히 아쉽진 않습니다. 어차피 집에 있나 영화관에 있나 혼자 시간 떼우는 건 매한가지라요. 호호


아래는 제 평가. 


- 아니 미친 우리나라 아재들은 담배를 그렇게 좋아하나..... 싶은데 저도 제 주위에 저빼고 대부분 피는 거 생각하면 현실고증오집니다. 만약 한국 영화에서 4D나 체험형 영화를 만든다면 담배 연기 나오게끔 해야 합니다. 진짜 뒤지게 많이 핍니다. 다 핍니다 쉬바.


- 영화는 크게 5부분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 프롤로그 2) 제목기억 안남 3) 논박이었나 공박이었나 4) 북에서 온 귀빈 VIP 5) 에필로그 입니다.


- 일단,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성폭행하는 장면이 VCR 자료화면 나오듯 영화 속 스크린에 아주 잠깐 나옵니다. 몇몇 분들이 말씀하신 그부분은 성폭행ing보단 그 이후의 살인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프롤로그에 있는데, 소름 돋게 연출이 촌스럽습니다. 추후에 나오는 이종석의 개갞기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려고 하는 듯한데, “순수한 희생자를 죽이는 희대의 개갞기”라는 설정을 너무나 촌스럽게 보여줍니다. 어느 정도로 촌스럽냐면, 마을버스 타고 다니는 소녀상을 연출한 그 느낌입니다. 꽃과 소녀,,,그걸 짓밟는,,,남정네들,,,유노?


- 쉽게 말해, 필요한 장면이긴 했으나 촌스러운 연출이었다 이정도 평입니다.


- 장동건과 이종석 그리고 박휘순이 나온 다음에 김명민이 나옵니다. 김명민은 MP3를 들으며 등장하는데, 이종석도 MP3를 들으며 나옵니다. 둘 다 자기만의 세계에 삽니다. 하지만 김명민과 이종석의 캐릭터는 서로 반대입니다. 김명민 같은 경우, 소위 ‘어른의 사정’이라 불리는 이해관계는 족구하고 본인의 직업윤리에 매우 충실합니다. 과정은 무시하고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라고 하는 게 직업윤리냐? 고 물으실 수 있지만, 경찰로서 범인을 잡으려는 것에 매우 충실하죠. 지 세계에만 갇혔습니다. 개썅마이웨이입니다.


- 이종석은 본인의 사상에 매우 충실하나, 역으로 어른의 사정에 둘러쌓인 캐릭터입니다. 북한에서 온 귀빈이고 중국 은행에 있는 평양의 은행계좌를 알고 있다는 것으로 인해 미국과 한국, 그 누구도 쉬이 건드리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어른의 사정이겠죠. 이종석은 어른의 사정을 잘 이용해 본인의 본능에 따라 사람을 찌르고 폭행하고 난리납니다. 김명민이 개썅마이웨이면 이새끼는 개썅놈입니다. 김명민은 어른의 사정따위 고려하지 않고 앞뒤 돌진해서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입니다. 물론, 정의롭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썩은 캐릭터는 절대 아닙니다.


- 장동건은 그 중간에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게 이종석이라면, 그나마 캐릭터가 입체적인 게 장동건입니다. 이게 정말 희한합니다. 각본을 쓴 부당거래와 악마를 보았다에선 나름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었고, 영화 신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왜 여긴 캐릭터가 다 평면적인 걸까요. 여튼, 장동건은 어른의 사정에 둘러 쌓여 있어 사회의 정의와 직업 윤리를 저버렸지만, 추후에 극복합니다.


- 몇몇 캡쳐를 보니 장동건이 분노하게 되는 트리거가 너무 약하다고 하는데, 그리 약하지는 않습니다. 장동건이 이종석에게 분노하는 장면이 중간중간 많거든요. 다만 그곳 앞에서 고뇌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그래서 엔딩에서 좀 의아하긴 했습니다. 차라리 본인의 가족이 당하거나 본인의 정말 소중한 누군가가 그렇게 당했다고 하면 엔딩에서의 행동이 이해가 가는데 말이겠죠.


- 영화를 보는 내내 ‘어른의 사정에 익듁해져버린 공권력의 폐해’라는 게 떠오르긴 하더군요. 물론, 이 영화의 주 메시지가 이거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뭔가 와갤요리처럼 만들다가 만 느낌이라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당연히 국민과 사회를 위해야만 하는 경찰과 국가정보원이 어른의 사정 앞에서 얼마나 부정의를 낳을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라는 가장 기초적인 이야기가 어른의 사정 앞에서 마치 칸나바로 앞에서 공이 멈추듯이 멈춥니다.


- 여기서 영화 <악마를 보았다>와 비교가 되는데요. 악에 대한 응징이 어른의 사정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수없이 막힐 때마다 관객이 진짜 환장합니다. 이종석한테도 화가 나고, 어른의 사정 앞에서도 화가 납니다. <악마를 보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속 최민식은 진짜 개새끼라, 이병헌이 최민식을 줘 패고, 풀어주고, 다시 줘패고, 풀어주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근데, VIP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과정이 너무나 미약합니다. 영화가 100이라면, 95%내내 개빡치게 만들고 막판 5%동안 풀어줍니다. 솔직히 장동건이 이종석 줘팰 때, 더 팼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 아, 이종석의 연기는 나름 괜찮습니다. 관객을 야금야금 빡치게 만드는 데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하얀 피부에 재수없게 웃으니까 진짜 재수없습니다. 물론, 그 와 중에 잘생겼습니다. 본인의 컴플렉스인 성기능 장애를 놀릴 때 분노하는 연기가 좀 아쉽습니다. 김명민한테 총을 쏠 정도로 빡친 거라는데, 뭔가 그리 빡친 거 같지 않습니다. 죽일 만큼 화났다기보다는 다시는 안 보고 쌩깔 만큼 화난 거 같습니다. 흥! 삐짐! 개갞기야! 맞는 연기도 좀 아쉬웠습니다.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은 존나 화도 잘 내고, 맞기도 뒤지게 잘 맞았는데 뭔가 아쉽습니다.


- 아 진짜 남자한테 발기력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발기 안된다고 하니까 총 뺏어서 사람도 죽이고요. 오지고요. 지리고요.


- 그 영화 <신세계>를 떠오르게 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신세계에서 이정재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황정민을 면회한 다음에 본인의 방향을 정하고 뭔가 일을 저지릅니다. 이 영화의 장동건 역시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명민을 보고 무언가를 결심한듯 일을 저지르는데요, 뭔가 그리 극적이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 약 2~3년의 시차가 있는 걸 감안해도 연출에서 그러면 안됐을 것 같습니다. 좀 더 극적으로 장동건 캐릭터의 전후 변화를 주었으면 좋았을텐데요.


- 김명민이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맬 때, 박휘순은 배에서 끔살당합니다. 이종석이 끈 떨어진 놈인 줄 알았는데, 사실 끈이 다시 붙어서 북한의 실세가 된 거죠. 근데 이 박휘순의 죽음을 보여주는 연출이 너무 촌스럽습니다. 박휘순이 갖고 다니던, 북한에서 이종석이 저지른 범죄의 희생자 사진을 바닷물 위에 둥둥 떠다니게 하는데, 프롤로그의 꽃처럼 진짜 촌스럽습니다.


- 김명민과 박희순 그리고 장동건과 이종석으로 보면 진짜 네임밸류가 후덜덜한데, 정작 영화에서 누구 하나 튀지 않습니다. 김명민은 어디선가 본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하고, 장동건은 별 대사도 없습니다. 박희순은 분량 자체가 적습니다. 그나마 볼만한 게 이종석인데, 사실 이종석에게 떨어진 분량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감독 잘못입니다.


- 아, 그나마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본인의 윤리에 충실했던 캐릭터들이 끔살당했다는 것이 유일합니다. 뭔가 씁쓸하기도 한데, 사실 한국에서 개처럼 살면 개가 되고, 열심히 살면 뭐 그래 뭐 열심히 사는 놈 되는 게 어른들의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본인의 직업윤리에 충실했던 김명민과 박휘순이 끔살당하고, 적당히 간보던 장동건이 응징빌런 되는 거 보면 역시 인생은 적당히 간보면서 살아야 합니다. 아 물론 너무 간보다가 망해버린 이종석처럼 되면 안되겠죠.


- 엔딩은 사실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습니다. 프롤로그는 캐릭터 설정의 기능이라도 있지, 에필로그는 진짜 별 기능도 없고 볼 것도 없습니다. 장동건이 이종석 응징할 때 올드보이에서 이빨 빼던 최민식이나 악마를 보았다에서 뒤지게 패던 이병헌 불러서 더 팼으면 하길 바랐는데 너무 깔끔하게 끝내더군요.


-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는 출생을 알 수 없는 순수악이었고,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역시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는 천생악이었는데 이종석의 캐릭터는 뭐랄까. 어른의 사정을 알고 그걸 이용하는 악당이라 그렇게 카리스마가 있진 않고 오히려 비열하단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가 끝입니다. 포스도 그저 그렇고요. 결국은 미국형님 응딩이에 붙어 앉아 사는 놈이거든요.


- 역시 인생은 기회주의가 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누가 내 돈을 훔쳤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