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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Dec 01. 2017

워크숍, 마지막.

5가지 말줍기. 

"외로운 거 티내지 말자. 힘들고 외로운 거 티내봤자 달라지는 거 없다. 남한테 티내는 거는 남한테 부담주는 거야."

라고 생각했다. 

근데, 마지막 단계인 세번째 면접에서 떨어지고 나니 세상에 혼자 동떨어진 이 기분을 표출하고 싶어졌다.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져서 소리치고 싶은데 가슴에서 한 번, 목에서 두 번 삼킨다. 

아까 나는 무슨 말을 했더라. 면접관은 언론에 나온 무언가를 물었는데, 내가 알 수가 있나. 

그와의 전투에서 나는 패했고 많고 많은 취업전쟁터의 시체 중 하나가 됐다. 전장터의 시체는 같이 모여있지만 가장 외롭다. 혼자 죽거든.

아아, 혼자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오른다. 그곳에서, 그 병상에서, 그 사람은 무엇을 보고 있던 걸까. 그 병상에서 혼자 치른 외로운 전투는 어땠을까. 외로웠을까. 추웠을까. 아팠을까. 아니면, 별 생각 없었을까. 할머니는 항상 같은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고, 약을 먹었고, 있었다. 

외할머니와 친하냐 물으면 외할머니는 내 일부야라고 할거다. 할머니는 내게 항상 본인이 여기 있을 거라고 했거든. 손자에게 항상 본인은 여기 있을테니 마음껏 놀고 돌아오라고 했다. 나는 이제 할머니에게 말하고 싶다. 

You can go around and then, come back here. I mean, to me. Okay? 






1. 외로운 거 티내지 말자
2. 세번째 면접
3. 언론에 나온 거
4. 외할머니랑 친해?
5. You can go around and then, come back here. O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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