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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un 25. 2018

프랜차이즈 카페를 가는 이유

통신사 할인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좋아한다. 가능하면, 프랜차이즈 카페를 가고자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 지점에서든 비슷한 사용경험을 가질 수 있고, 할인도 되고, 왠지 모르게 오래 있어도 눈치가 덜 보이고, 화장실도 비교적 깨끗하다. 


이게 전부일까? 아니다. 프랜차이즈는 결국 브랜드다. 아주 가끔 해당 프랜차이즈의 철학을 느낄 때가 있다. 카페는 이야기하는 곳이기에 커피에만 집중하겠다는 개같은 커피빈 철학말고요.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7042571581


스타벅스류 음악, 새롭게 지어진 할리스 커피에서 느껴지는 그 묘한 통일된 디자인까지. 브랜드는 결국 그 기업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와 갖고 있는 가치관인데, 각기 다른 지점에서 묘하게 통일성을 느낄 때마다 무언가 짜릿하다. 


개인 카페를 갈 때도 있다. 고려대 정문 앞에 있는 카페 브레송은 크림 브륄레가 맛있어서 좋다. 학생들이 붙여놓은 포스트잇을 읽는 재미와 적당하게 불편한 의지와 적당히 좁은 책상이 매력이다. 최근 자주 가는 참살이길 카페 SO는 자리도 넓고 깔끔하다. 스테인리스 가구로 디자인된 책상들과 널직한 공간 그리고 다른 음료 없이 커피 머신 음료만 파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안암에서 이렇게 만족스러운 카페는 오랜만이다. 


골목길에 있는 작은 상점들이 대부분 매력있다거나, 그 특유의 가치관이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불편할 확률이 더 높다. 적어도 강동구와 고려대 근처에선 말이다. 합정, 상수 등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선 - 특히 주거지역 - 프랜차이즈 카페가 압도적인 메리트를 자랑한다.


개인 카페와 개인 책방이 존버하고 생존하기 위해선 결국 브랜드를 가진 개인이 차리는 수밖에 없어보인다(찌라살롱). 아니면, 그걸 극복하고 본인의 가치관을 충분히 투영해서 고객과 접점을 만든 카페를 운영하든.


항상 말은 쉽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럴싸하고, 할리스 커피를 좋아한다고 하면 싸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할리스 커피가 제공하는 사용경험에 통일성이 부족하고, 얘네가 대체 뭘 바라는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는데, 그냥 편해서 간다. 스타벅스의 훌륭한 대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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