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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ul 08. 2018

일요일을 채운 2권의 책

기획자의 습관 / 책 읽는 방법

다른 일 때문에 학교 근처 카페에 왔다. 방학이라 인근은 한적했고, 레스이즈모어라는 카페에 와서 공부 겸 일을 시작했다. 사두고 읽지 못한 책 3권을 갖고 왔다. 기획자의 습관, 책 잘 읽는 방법,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마지막 한 권은 집 가는 길에 읽을 예정이고, 나머지 2권은 카페에서 읽었다. 


위 책들을 고른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껏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나는 대개 1) 리서치 2) 스크립트 작성 3) 계획 조율 4) 브랜딩 브레인스토밍 5) 개별 콘텐츠 컨셉 구성 6) 개별 프로젝트 컨셉 구성 등을 맡았다. 어떻게 보면 기획자?


https://publy.co/set/143

퍼블리에도 콘텐츠 기획자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개별 툴을 다루거나 그런 능력을 발전시켜야 하는 나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나 싶어서. 찾아봤다. 



기획에 대한, 기획자에 대한, 기획력에 대한.


기획자의 습관 : 최장순 / 14,800원


저자는 유수 대기업의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을 기획 및 실행했다. 그 경험에서 나온 '기획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인의 정의가 이 책에 담겨있다. 거기에 담긴 정의를 내가 다시금 정의하겠다. 저자는 기획은 곧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이를 좀 더 부연하자면 기획은 '가치를 전달하는 과정에 대한 설계'다. 제품 마케팅을 기획한다면, 이 제품에 담긴 가치를 누구에게 어느 경로로 전달해 매출로 만들지에 대한 설계가 마케팅 기획이다. 현업에선 이에 대한 세부 계획까지 짜야겠지만 말이다. 


기획자란 이 기획을 꾸미는 사람이다. 본인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굴러가게끔 구체화하는 사람인데, 나는 이를 '고민 -> 구체화 -> 실행'이라는 과정으로 요약했다.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답을 최대한 구체화시켜서 이를 실행하는 과정 말이다. 


기획력을 키우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세상에 대한 다양하고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기획은 크게 1) 트렌드를 읽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2) 크리에이티브를 구체화시켜 논리에 맞게끔 꾸미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1번을 위해선 세상을 신문과 영상 등 메타적으로 읽을 게 아니라 길거리에 나가 직접 관찰하고, 대화하며 읽어야 한다. 저자는 '사람을 읽는다'라는 표현을 넣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웠다.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 소비자 행동 분석 등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대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반대로 나아가 개개인에 대한 집중 - 나아가 시대에 대한 개인의 해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행동의 행간을 읽어 의미를 분석하고 재정의하고 이들을 조립해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읽은 거 인증


표현, 표현을 만나다.


결국, 표현이 필요하다. 고민과 생각은 표현되어야 하고, 이 표현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선 각기 다른 가치관과 입장을 가진 사람이 모여서 생각을 승천시켜야 한다. 여기서 팀의 중요성을 배운다. 동시에 토론의 중요성을 배운다. 물론, 회사 내에서 팀을 말하는 건 아니다. 


회사 바깥에서 친구 내지 다른 사람들의 모임에서 우리는 생각을 승천시킬 수 있다. 내가 보는 세상은 1이지만, 나와 내 친구가 보는 세상은 2이며, 우리(나+너)가 보는 세상은 3일 수 있다. 이렇게 세계관을 넓혀야지만 보다 나은 기획을 할 수 있다.


명심하자. 기획습관은 현상을 관찰하고, 여기에 본인의 경험을 넣고, 새로운 의미를 도출해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이다. 관찰, 분석, 의미 분석의 함수. 결국, 사람을 알고 세상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


한 줄 요약 : 기획자의 습관 = 관찰*경험*해석




책 읽기의 중요성


책 잘 읽는 방법 : 김봉진 지음 / 13000원


사실, 이 책은 내용보다 디자인이 흥미로웠다. 한 페이지 절반 가량이 공백이며, 작가가 각 부분마다 한 줄 요약을 해 파란색 글씨로 채워넣었다. 불릿 포인트가 보고서의 직관적 이해를 돕듯이, 이 레이아웃이 책 이해를 도왔다. 시간없다면 파란색 부분만 읽어도 된다. 



내용은 간단하다. 1) 책 읽으면 도움된다 2) 남들한테 있어 보이려고 책 읽어도 된다 3) 책에 메모하고 함부로 대해라 4) 부모가 안 읽으면 자식도 안 읽는다 5) 책은 함께 읽어야 한다. 뒤엔 김봉진씨가 재밌게 읽은 책을 추천한 부록이 있다. 흥미로운 개인의 시대라니까. 


읽은 거 인증




우리는 팀이 필요해. 같이 키워 N분의 1로 해먹을 팀 말이야.


COMPANY는 함께, 빵이라는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단다. 즉, 빵을 함께 만들어 나누어 먹는 곳이 회사라는 거다. 누구와 먹을 것이냐는 우리가 정의하기 나름이다. 사회구성원으로 해도 되고, 기업 구성원으로 해도 된다. 


첫번째 책과 두번째 책에 공통적으로 '같이'를 중요시했다. '기획자의 습관'은 크리에이티브와 인사이트를 키우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다양한 사람과 표현하라고 했고, '책 잘 읽는 방법'도 함께 읽는 모임을 꾸리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이유는 내 생각을 강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생각을 받아들여 날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굳이 나와 저자만 대화할 이유는 없다. 내 친구, 지인을 끌어들여 이 대화를 폭넓게 만들어야 한다. 이동진은 독서가 저자와 독자와 대화라고 정의하지만, 내게 이 대화는 지극히 도구일뿐이다. 그 대화를 또다른 이야기거리로 삼아 나와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과 대화하는 도구말이다. 


어쨌거나, 우리에겐 팀이 필요하다. 크리에이티브, 인사이트, 여튼 무엇이든 팀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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