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831053.html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6/05/0200000000AKR20180605005200075.HTML
복학 이후, 내 스마트폰은 항상 무음모드다. 수업 시간에 울리는 진동이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내 모습까지 OFF되지 않았다. 특정 수업을 제외하면, 난 주기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괜히 만지작거리고, 페이스북을 새로고침했다.
강박. 그래, 디지털 확인은 강박이다. 웹페이지를 새로고침하듯이 항상 스마트폰을 새로고침해 새로운 알림을 확인했다. 갠톡이 왔나? 인스타? 페북? 기사? 온갖 곳을 둘러보았다. 강박.
정확히 말하면 '무언가를 놓치지 않을까'하는 강박이다. 연결되지 않는 상태를 두려워하고, 연결이 꺼진 '로그오프'를 무서워한다 (물론 직장로그오프는 찬성이다). 친구들과 내 근처 모임 그리고 사교 공간으로부터 멀어지는 게 두려워 끊임없이 연결을 갈망하는 이 중독.
스마트폰 제조사는 얼마나 좋을까. 아니, 애초에 그렇게 설계됐다. 안드로이드와 애플은 알림을 더 티나지 않게 발견하고, 멀티태스킹이 쉬워지고, 스마트폰을 좀 더 열기 쉽게끔 발전시켰다. 그 발전과 우리의 스마트폰 (스마트폰으로 구동되는 서비스) 에 대한 중독은 궤를 같이 한다.
스마트폰 과몰입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만, 애플과 구글이 최근 과몰입 방지 움직임을 펼치는 것을 보면, 적어도 이들은 지네가 유죄라 생각하나보다.
는 착한 해석이고 이들은 이제 스마트폰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사람들 - 소위, 디지털 디톡스를 즐기는 - 의 행동마저 자기네가 포섭하려는 거다. 스마트폰을 벗어나려는 행위마저 스마트폰 안에서 가능하게끔 만드는 설계.
애플과 구글이 위대한 이유는, 아니 두려운 이유는 우리네 삶을 다시 설계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우리가 UX/UI에 집착하게 만들었고, 구글은 알고리즘을 가르쳤다. 그네들이 첫 번째가 아닐지언정 그거로 가장 유명해진 기업 아닌가. 디지털 라이프를 설계한 이들이 그 탈출 경로마저 설계하고 있다. 대단.
건설업체는 우리네 의식주를, 얘네는 우리의 의식을 설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