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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ul 29. 2018

도시 속 구식 난로, 미션 임파서블

<Long live same old Ethan Hunt>

전 액션 영화를 좋아합니다. 원래는 호러와 스릴러를 참 애정했는데, 이젠 그냥 시원하게 때려 부수는 게 좋더라고요. 사람 죽고 죽이는 건 보기 싫고, 시원하게 부수는 게 좋으니 액션 블록버스터류를 참 좋아합니다. 분노의 질주, 미션임파서블 등이요. 할리우드 대자본이 보여주는 자본의 힘도 매력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은 참 오래된 프랜차이즈입니다. 1996년에 1편이 나왔으니 20살이 넘었죠. 하지만 항상 밝진 않았습니다. 트레일러와 비둘기 말고 남은 게 없다는 미션 임파서블 2로 인해 전체 프랜차이즈가 일시정지됐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3는 2가 개봉된 이후 무려 6년이 지나고 나서야 나옵니다. 물론 4도 늦게 나오지만. 


사실, 미션 임파서블 1은 액션과 스릴러의 중간 쯤 됩니다. 쫄깃한 액션씬도 있지만, 윈터 솔져처럼 정치 스릴러 느낌도 나죠. 근데 이게 흥행하고 대자본이 쏟아지니 귀신 같이 액션 블록버스터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마이클 베이류는 아니고요. 


미션 임파서블 5는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1편부터 4편까지 쌓아온 이단 헌트의 업적을 하나로 묶어 캐릭터로 만들었거든요. 세상을 건 도박꾼 정도? 액션도 좋고, 스토리라인도 잘 짰습니다. 같은 해에 나온 007 스펙터가 이도저도 아닌 악당으로 욕먹은 점에 비해 악당도 잘 구축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6는 5를 잇는 작품입니다. 1부터 5까지 이어져 온 이단 헌트의 세계관을 묶는 최종장 느낌입니다. 물론 추후 시리즈는 나오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동안 이단 헌트가 격은 여러 갈등이 해결됩니다. 끝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죠. 자, 이제 그동안 떡밥은 다 해결했으니 새롭게 시작하자! 느낌입니다. 물론, 토끼발은 안 나옵니다. 


스토리라인은 사실 그저 그렇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탐 크루즈가 세상을 구할 거라는 사실을 알죠. 사실 스토리로 빡 쇼크를 주는 건 1편 말곤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우린 미션 임파서블에게 스토리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저 스토리는 1인분이고, 액션이 10인분이죠.  


미션 임파서블의 액션은 압도적입니다. 그린그래스처럼 와쭤빠따하지도 않고, 마이클 베이처럼 폭격의 연속도 아니고, 분노의 질주처럼 무작정 들이박는 속도전도 아닙니다. 킹스맨처럼 엽기적이지도 않죠. 클래식하게 몸으로 부딪칩니다. 그렇다고 다니엘 크레이그 007처럼 불알을 희생할 정도로 원초적이진 않습니다. 그린그래스는 “어떻게 찍었지”, 마이클 베이는 “얼마나 들었지”라면 미션 임파서블은 “시바 탐 크루즈” 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할리우드 성룡이란 별명처럼 진짜 몸을 아끼지 않습니다. ‘여전한’ 액션을 여전히 보여주면 좋겠네요. 구식 난로 느낌이지만, 생긴 것만 구식 난로고 속은 최신입니다.  


이번에는 눈물 나는 포인트도 있습니다. IMAX 2D로 봤는데, 보다가 괜히 눈물 났습니다. 저만 찔끔 울었나.  


여기까지는 영화 얘기고.. 


전 아이맥스를 좋아합니다. 영화 볼래, 영화의 일부가 될래? 라는 선전문구처럼 그 압도적 체험이 좋거든요. 미션 임파서블도 이 지점을 잘 활용합니다. 흥미로운 점 하나는, 촬영 자체를 ‘체험 중심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미션 임파서블 5에서도 보여줬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5에 나오는 수중 촬영씬은 1인칭으로 찍혔습니다. 그래서 FPS하는 느낌으로 봤습니다.  


이번 6에도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요. 전 그 장면을 보면서 “와, 이거 게임 같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임 보면서 “영화 같다”고 하는 게 아니라 영화 보고 “게임 같다”고 생각했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1인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니 그럴 수밖에 없던 듯합니다. 주요 게임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요? 


2차 판매 수입도 중요하겠지만, 영화는 1차가 왕후장상입니다. 즉, 극장 매출이 잘 나와야 하죠. 이 점에서 헐리우드 대자본 영화는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압도적 체험을 겨냥해 돈을 오지게 쏟아붓습니다. 아이맥스도 쓰고, 쓰리디도 쓰고, 4DX도 잘 쓰죠. 영화가 엥간히 똥망이 아닌 이상, 쏟아 부은 만큼 퀄리티도 나오고 매출도 나오긴 합니다.  


아마 영화도 양극화될 듯합니다. 극장에서 시청 경험이 중요하지 않은 소자본 영화와, 극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대자본 영화. 주요 영화가 멀티플렉스를 독점하는 일은 사실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5를 보면서도 이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러네요. 


미션 임파서블 6는 그동안 쌓아온 이단 헌트 캐릭터를 잘 매듭짓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죠. 눈물도 찔끔 냅니다. 탐 아저씨 연기 잘합니다. 얼굴로 연기해요. 눈빛으로 연기해요. 


몇몇은 탐 크루즈 빼면 전부 쩌리화되는 게 단점이라지만, 사실 이 영화는 탐 크루즈 영화입니다. 분노의 질주에서 빈 디젤 비중이 많다고 욕하는 거랑 비슷해요.  



여튼, 미션 임파서블 ㅊㅊ입니다. 전 천호 IMAX 2D로 혼자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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