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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Sep 06. 2018

필터 버블에 갇히지 말기


필터 버블에 갇히지 말기


영화 프로메테우스에 나오는 엔지니어 닮은 마크 주커버그형이 여자 사진 훔쳐보려고 페이스북을 만들고, 페이스북이 세계를 정복하자 에어컨과 정수기에만 달려있던 필터가 전세계에 뿌려졌다. 그놈의 필터 버블.


구글에 '필터 버블'을 치니 위키피디아에 등재된 정보가 올라온다. 정보에 기반해 웹사이트가 알고리즘에 따라 보고 싶어할 만한 정보를 추천하고 결국 추천 정보에만 갇히는 현상이라고 한다. 페이스북이 만든 추천과 알고리즘의 세계에 갇힌 우리다. 페북 정보를 구글에 검색하는 나다.


지금 와서야 필터 버블이 신조어고, 페이스북과 IT가 만든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는 현상 같지만, 사실 필터버블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었다. "내가 해봤는데" 말이야.


참, 세상에 현인들 많다. 내가 해봤는데 그건 안 되는 거고, 내가 봤는데 너 같은 사람은 어쩌고저쩌고. 내 때는 어쩌고저쩌고. 자기 경험, 자기 시야, 자기 경험에 갇힌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런 분들은 보통 술자리에서 침을 튀기며 요즘 20대는 자기네와 달리 낭만과 패기가 없다거나, 내가 봤는데 우리 같은 애들은 어쩌고저쩌고라고 말하든가, 이게 다 잘 되라고 하는 말이라고 x같은 말을 포장한다. 아, 근데 제가 들어봤는데 잘되라고 하는 X같은 말은 대개 X일뿐이더라고요. 사랑은 연필로 쓰라는 노래를 들었으면, 잘 되라고 하는 말은 잘 포장해서 주세요.


자기를 뽐내고, 자기 기호에 따라 자신을 계발하는 시대이다보니 어-른들이 보기에 참 독특하거나 싹퉁바가지가 없거나 특이한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근데 그럴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당신들은 그럴 사람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가장 무서운 일이 과거 (경험, 시야, 사람 등) 에 갇히는 일이다. 이건 마치 감옥과 같은데, 아니 감옥보다 더 무섭다.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경험이라는 감옥은 선입견을 만들고, 선입견을 아집을 만들기 마련이다. 자신이 산 시대가 제일 치열했고, 겪은 경쟁이 제일 어려웠고, 뚫은 시험이 난공불락이었다고 한다. 마치 80년대 서울대생이 지금 서울대생보다 댕청하다는 아재들의 이야기. 근데, 대개 밑에 세대 친구들이 더 대학 어렵게 오고,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더 박터지게 살기 마련이(란)다.


필터 버블에 갇히지 말고 넓은 세계를 마주하라고 어른들이 말 할 때마다, 본인들은 경험에 그리고 과거에 갇히지 않았냐고 되묻고 싶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디깅하고 서스럼없이 표출하는 아래 세대보다 당신들은 얼마나 열려있는지. 기성에 갇히지 말고 항상 열려있게. 필터 버블에 갇히지 말기.


어른들이라고 칭했지만,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 나에 대해 한계 짓지 말고, 남에 대해 쉬이 가로짓지 말자. 재는 저래서 안된다고 하기 전에, 너는 그래서 될 거야라고 되는 것을 봐야 한다. 되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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