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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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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Oct 23. 2018

금사빠가 되자.

금사빠가 되자.


학부 때를 기억하면, 각기 다른 성향의 수업을 들을 때가 좋았다. 미디어경영을 들으면서 다문화를 들었고, 미디어정책론을 들으면서 탐사기획보도를 들었다. 부동산 경제학을 들으면서 방송뉴스리포팅을 들었다. 미디어 기업 내 구성원의 다양성이 중요했고, 언론 취재현장이 돌아가는 방식을 제도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부동산 경제 수업을 들으면서 취재 아이템을 고를 수 있었다.


이종의 시너지를 믿는다. 동종의 시너지보다 각기 다른 관점의 시너지가 강하다. 식품자원경제학 이중 전공 때 들은 경제학 수업과 미디어 전공은 교집합이 없었지만, 재밌었다. 전공 수업에서 만난 타과생의 다른 관점들. 경영학회 특유의 관점과 문과대의 두꺼운 전공책의 시너지는 분명하다. 없을 것 같은데, 있다.


그래서 그럴까. 딴짓의 힘도 믿는다. 산만하다는 이야기와 집중력이 좋다는 이야기는 공존 가능하다. 다양한 일을 하고 관심을 퍼뜨리지만, 그 순간에 몰입하는 힘만 있다면 산만하지만 폭발적일 수 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것보다 동시에 다양한 일에 순식간에 180km로 달리는 일이 재밌다. 영상 레퍼런스를 미친듯이 파다가, 국민연금을 오지게 파다가 조직 문화 아티클을 미친 듯이 파고 논문을 파는 그런 일들 말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자연스레 나온다. 직장인이든 프리랜서든 고용 형태에 얽매이지 말자. 나라는 세계관을 넓히는 일이다. 세상은 넓고 알고 싶은 건 많고 하나의 일만 하기에 시간은 너무 아깝다. 조금만 감각을 더 키우고 조금만 덜 자면 된다. 관심사를 넓혀보고 순식간에 빠져들고 젖어들면 된다. 우리 모두 세상과 금사빠가 되자.


2. 흥미로운 개인의 유연한 네트워크


나라는 사람을 넓히기 위해선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같이 착수하는. 직장 동료든 아니든 상관없다. 그냥 일요일에 카페 갈 사람? 치면 바로 나오고 같이 레퍼런스도 공유하고. 적어도 이 사람과 같이 일하면 재밌고 안전하다는 안전감과 호기심을 동시에 주는 망이 필요하다. 네트워크, 크루, 메이트, 수어사이드 스쿼드. 이름은 필요없다. 누군가 중심이 아니어도 좋다. 시발점은 있지만 중심점은 없다. 그 형태는 특정 가치로 묶일 거다. 그 공통된 가치를 각자 다른 색으로 변주하면 된다. 우리는 그 사람이 만들어내는 무언가의 인큐베이터다.


굳이 같이 일할 동료가 아니어도 이거 어떻게 생각하는지 유튜브 뭐 봤는지 영화 뭐 봤는지 저 카페 가볼래라고 물을 수 있는! 같이 기획하고 만들 수 있는 톡방! 호우!


초능력 네트워크다. 뭐 번개치고 미사일 쏴야 슈퍼히어로가 아니다. 내가 못하는 일을 너가 하면, 당신은 내 초능력자..♡ 아니 뭐 여튼. 그런 게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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