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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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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an 12. 2019

들어가면, 선배 한 명만 잘 찾아봐요

일 만족도가 높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전까지 일과 달라서 컨버팅 하는 기간인지 혹은 그냥 내가 대기업과 안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다 안 맞는 건지 생각했지만 너무 조급한 판단이다. 조급증이 모든 선택을 그르친다. 팀 만족도와 업무 만족도는 별개다. 어느 정도 연관은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팀원이 좋은 거랑 내 성취 및 성장관 별개니까. 


박재영 교수님은 직장에 들어가면 선배 하나를 잘 따라다니라고 했다. 10년 뒤 닮아지고 싶은 선배를 적어보라든지. 대학원엔 보고 배울 형 누나들이 있었다. 인턴 때 만난 선배들도 있었다. 지금 팀에도 있다. 선배는 내가 쉽게 만나기 어려운, 대단한 경험을 쌓았다. 그 사람의 관점과 이야기를 공유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선배와 오랫동안 일해보고 싶다. 내가 했던 일을 이분이 한다면 어땠을까 궁금하다. 뭘 더하고 뭘 뺄까. 내가 만약 그의 일을 맡는다면 뭘 더할 수 있을까. 여하튼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관심분야를 가진 선배가 있는 건 행운이다. 내 관점을 튜닝하거나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팀장급이 사수인 건 위기이자 기회다. 근데 그럴수록 뭔가 조급해진다. 1달 된 놈이 벌써? 욕심만 많아서 그렇다. 


젊을 땐 스페셜리스트, 좀 지나면 제네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글을 보고 뼈 맞은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 이걸 해서 남는 게 뭐지?라는 생각이 나를 게으르고 이기적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라는 우려가 있지만 그럼에도 이걸 해서 남는 게 뭐지란 생각이 든다. 마치 잔변감이다.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동기 부여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생각이 아니라 미신이었다. 나에 대한 생각이 믿음으로 그리고 그 믿음이 미신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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