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절대 해치지 않아요

동료의 자세

과정이 모든 것일 때가 있다. 아주 가끔은, 결과가 어찌 됐든 과정 하나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퍼블리와의 만남이 그랬다. 우창님 덕분에 시작한 프로젝트는, 내 덕질의 성공이었기에 과정 그 자체가 꾸준한 보상이었다. 

만남도 보상이었다. 결국은 사람 사는 세상이고, 사람으로 하는 일이라는 선배들의 말처럼 어찌 됐든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일의 기본이다. 내가 보고 배울 만한 사람을 찾고, 내가 자극을 주고, 다시 받고. 이런 과정의 시작은 사람이었다. 

뉴스 랩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자극을 주었는가. 그리고 그들에게 어떤 자극을 받았는가. 다시 한번, 뉴스 랩은 내게 어떤 결과를 주었는가. 과정만으로 평가받기에는 너무 많은 과정을 거친 내가 아니었을까 되새김질한다. 

일을 할 때, 무엇보다 난 사람들에게 '난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혹은 '난 당신의 기대를 맞출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 같이 일하는 파트너의 기대를 저버리고 거짓말쟁이가 되면, 어쨌거나 그 일은 망하기 마련이다. 아니, 그 일이 잘될지언정 최소한 케미는 없어진다. 일이 잘되면, 케미가 생긴다고? 천만의 말씀. 거짓말은 안된다. 

사람 사이의 안정감이 저 사람이 날 저버리지 않을 거라면, 조직의 안정감은 무엇일까. 가족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족 같은 회사는 없어도, 가족이 그들을 유지하는 방식은 배울 수 있다. 어느 정도 삽질해도 모든 책임을 떠넘기거나, 그 책임으로 인해 인격적 비난을 받지 않을 거란 최소한의 안정감. 

선배는 말했다. 지금 일의 피드백은, 다음 일을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거라고. 실패를 대할 때, 단순히 누가 실패했냐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부족했고 어떻게 보완해서 다음엔 이걸 답습하지 말라고 했다. 1화와 2화의 부족한 부분은 3화와 4화에서 나아질까? 그럼 그때, 내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은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