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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an 15. 2019

누구나 가슴 안에 개똥 철학 하나쯤은 있잖아요

슾루투에서 읽은 책들 <1>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슾루투 여행 캐리어에 책을 많이 담아왔다. 대충 8권? 혼자 3.5주를 여행하니까 영화랑 책을 많이 보겠다 싶었다. 술도 안먹고,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라. 인스타에만 올리다가 이젠 페북에도 올리려고. 브런치에 저장용으로 올려야겠다. 뭐 간단하게만 적다가, 길게 올릴 만한 건 길게 올려야지. 


처음 읽은 책은 조선일보 김지수 기자가 쓴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다. 보그 등 잡지에서 일하던 저자는 조선일보에서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라는 이름으로 문화계 인사를 인터뷰한다. 꼰대 최보식의 인터뷰가 딱딱하고 답이 정해져있다면, 김지수의 말랑한 인터뷰는 그만큼 부드럽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유연하고 부드럽다. 두 인터뷰는 매번 챙겨본다. 그만큼 재밌고 독특하다.


셀레브 성공 이후에 페이스북에 위인전식 인터뷰 영상이 참 많이 올라왔다. 뭐하는 누구고, 어쩌고저쩌고. 이를 인터뷰라고 불러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받아쓰기영상들이었다. 인터뷰라고 하면, 적어도 그 사람의 이야기에 물음표를 던지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아오는 일련의 대화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페이스북용 영상은 그런 대화가 아니라 초등학생 받아쓰기만큼 단순해서 싫었다. 사람들이 그걸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짬이 있는 기자들의 텍스트 인터뷰는 그점에서 재밌다. 질문으로 그 사람이 가진 주름 하나하나를 활자로 풀어낸다. 특히 그 분야에서 연륜이 쌓인 사람들을 주로 다루는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는 더욱 그랬다. 글을 보면서 그 사람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재미난 글들이다. 가수 박진영의 무대를 보면, 춤만으로도 그 노래가 상상가고 그려진다.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가 그렇다. 


2012년 대선부터였을 테다. 우리 사회에 참 본받을 만한 어른들이 없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사실, 본 받을 만한 어른들은 있는데 그들이 말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누구나 자기 인생의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나보다 먼저 겪었고, 더 오래 겪은 분들의 이야기는 나보다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은 철학일 테고. 


이 책은 그래서 재밌었다. 항상 건달처럼 살고 10%를 남겨두라는 노라노, 자기는 항상 숙제는 꼬박꼬박해왔다는 윤여정, 항상 겸손하고 사랑하라는 김형석까지. 이들이 어떻게 행했고 걸었는지만 보아도 재밌겠더라. 


대부분 기사로 이미 읽었지만, 활자로 보니 또 색달랐다. 표지에 실린 문구부터 매력적이다. 한국에서 바르셀로나 가는 길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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