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꿀 수 있던 곳이요.
내 삶은 2014년 전후로 많이 바뀌었다. 미스핏츠를 하면서 내 삶이 놓인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발견했고, 청춘씨와 필리즘을 하면서 그 가능성을 믿었고, 알트를 하면서 그 가능성에 걸었다. 이 모든 가능성의 뒤엔 내게 기회를 주신 메디아티가 있었다.
메디아티가 어떤 곳이냐 물으면, 수많은 꿈과 가능성의 씨앗을 뿌리던 곳이라 말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꿈꾸고, 좌절하고, 다시 도전하던 곳이었다. 그만큼 좋은 사람이 모였고, 좋은 기운이 넘쳐흘렀다. 재미, 의미, 성장, 관계. 재미있는 일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고, 성장하면서 그 안에서 좋은 관계를 이루어내는 좋은 곳이었다. 알트를 그만 둔 뒤에, 동대문과 혜화의 메디아티에 가기 싫었던 이유는 그랬다. 당시 나는 좌절하고 초라했고, 그곳은 너무나 생기로웠다. 그곳이 빛나는만큼 나는 어두워보였다.
내 20대의 절반은 메디아티와 함께 했다. 강박사님, 성규님, 상현님은 여러 길을 보여주시고 말씀을 더해주셨다. 선재는 최고의 동료로서, 내가 존경하는 동시에 닮고 싶은 롤모델이었다. 구글 뉴스랩 때, 항상 선재가 내 롤모델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메디아티의 1기는 이제 사라진다. 그분들도 각기 다른 곳에서, 각자의 일을 한다. 미디어를 말하고 콘텐츠를 말하던 나는 어느덧 회사원이 됐고, 어디로 배치받는지도 모르는 신입사원으로 교육을 받는다. 그만큼 시간은 흘렀고, 나는 여전히 방황 중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싱그러웠고, 각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어느덧 나는 당시의 꿈을, 그때 꿈꾸던 나를, 그리고 지금 꿈꾸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리워하고 있다.
어디에서 메디아티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그곳 출신이라고 (엄연히 말하면 투자는 못받았지만), 그들과 함께 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내 20대는 그들과 함께 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끔 더 떳떳하고, 아름답게 살길.
2014년의 신촌, 2015년의 강남과 서강대, 2016년의 동국대와 동대문, 그리고 2018년의 혜화까지. 내 기억 곳곳에 메디아티가 있다.
함께 해주셔서, 그곳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