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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현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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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ul 16. 2019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메모.

킹님 갓고. 킹능성 


그냥 문득 메모.




예전에 MC몽이 훈남이라 불렸던 때가 있다. 10년이 훌쩍 넘었다. 사실 그때 속으로 "야 세상 많이 좋아졌다. MC몽 비주얼 놀림받던 게 언젠데 훈남이라니" 라고 생각했다. 




문득 생각해보니, "예전이었으면 연예인 못했다"라는 소리를 들었고, 듣는 연예인들이 꽤 있다. 무슨 아만다 몇 점 이상만 연예인 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생각해보니 예전엔 지금보다 외모의 기준이 퍽이나 엄격했다. 피아노맨부터 좋아했던 화사였지만, 예전이었으면 사실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웠을 확률이 높고 그녀의 비주얼은 놀림감이나 개그거리가 됐을 확률이 높다. 




좋으나싫으나 미의 기준이 다양화되었고, 아이들의 꿈도 꽤 다양해졌다. 과학자, 대통령, 의사 등 뻔하디뻔한 위인전스러운 장래희망을 공무원, 유튜버, 크리에이터라는 기묘한 단어가 채우긴 했으나 아예 다른 차원으로 바뀐 걸 보면 신기하지 않은가. 




결국 보여지고, 보고, 바라는 삶의 기준이 다양해졌다는 뜻이다. 너가 어떤 삶을 살아도 응원해! 라는 긍정적인 분위기인지, 어차피 망한 거 니 ㅈ대로 해라! 좀 될대로 되라의 분위기인지 모르겠다. 적당히 뒤섞여있겠지. 물론 오지랖 + 끼어들기의 민족이라 일본 같은 되게 회의적이고 염세적인 '남에게 노관심'이 아니라고 생각 들고 요즘은 각자의 기준에 따라 사는 사람을 멋지게 보니까 긍정적인 게 아닌가 싶고.




얼마 전에 비전의 외주화라는, 작년에 쓴 내 글을 봤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비전의 외주를 맡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해졌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기사만 봐도 딱 다르지. 




라이프스타일브랜드가 각광받고 많은 미디어가 다양한 슬로건을 내세우는 이유가 이렇게 각기 다른 기준 (나는 이를 큰 준거의 진공상태라고 생각함) 이 군웅할거 할 때 새로운 기준으로서 작동하고 싶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미디어나 브랜드나 가능성이 있고. 뚜렷한 메시지와 가치가 있는 미디어. 호옹이. 




마냥 재밌어보이는 트라이가이즈도 그들이 내세우는 가치가 뚜렷한데, 그냥 재밌기만 하면 무슨 소용일까. 




[비전의 외주화.




어릴 때, 학부모 상담을 하면 꼭 부모가 바라는 직업을 적게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그랬던 듯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웃긴 모습이다. 굳이 부모가 바라는 직업까지 알아야 하나. 어찌보면 그때부터 우리는 비전을 남에게 맡기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




비전을 외주화한 사람이 많다. 어느 시절의 나도 그랬을 거고. 회사의 비전을 내 비전처럼, 부모의 바람을 나의 비전으로 살아온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비전을 외주화하다보니 목표를 이룬 이후, 현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 대2병이라든지, 30대 초중반의 방황이라든지. 어줍잖은 모범생들이 특히 잘 걸리는 병이다. 병적인 엘리트는 외주화한 비전에 온갖 논리를 더해 선민이 되고 흑화한다. 오히려 고민 없는 하이웨이.




자그마한 독립을 꾸준히 이뤄내며 내 비전을 오롯이 세우고 조율하는 이들이야말로,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한국 사회 주류 욕망을 대변하던 학력과 고시가 무너지고 새로운 조류가 일어나는 지금 시기엔 저런 사람들이 진짜 성공을 이뤄낼 것 같다.




장래희망이라는 단어를 채우기엔 좀 늦었지만 비전을 정립하는 일에 늦은 시기는 없다. 정신승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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