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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현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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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ul 29. 2019

헬스장에서


집 가는 길에 헬스장을 들렀다. 거의 매일 간다. 너무 지쳐 집에 가고 싶을 때도 있고, 오늘처럼 집에 가서 게임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떻게 해서든 간다. 길게 하진 않으나 자주 가려고 한다. 




한 번 가면 대충 1시간 정도 운동하는데, 중간중간 물을 마실 때마다 운동에 지쳐 멍하게 허공을 응시할 때가 있다. 그때 내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은 참으로 다양하다. 팔다리가 문신으로 가득한 사람, 자전거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 나처럼 지쳐 정줄 놓은 사람, 터미네이터인지 사람인지 분간이 안 가는 사람까지. 




나같이 비루한 몸을 가진 사람은 조금만 해도 지치기 마련인데, 그분들은 지치지도 않는다. 근지구력이랑 심폐지구력인가. 트레이너 선생님이 몇 가지를 말씀해주셨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지치지도 않고 운동하는 괴물들을 보며 "와 존나 부럽다" 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멋있고 부럽고. 와 내가 저 몸이면 진짜 거울 볼 맛 나겠다! 옷도 자주 사겠다! 라는 별의별 생각. 




근데, 그거 아나. 몸이 안좋은 사람보다 몸 좋은 사람의 운동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근육량과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고, 몸이 좋아지면 더 좋아지고 싶어 더 빡세게 하기 마련이다. 상승도 어려운 일이지만, 유지도 어려운 일이다. 




근육은 보이지만, 식단과 운동량은 보이지 않는다. 맛대가리도 없는 고구마와 닭가슴살, 유혹을 이겨내는 인내를 더해야만 근육이 나올락말락한다. 




가끔 다른 누군가가 가진 무엇이 너무 부러운 나머지, 그 사람의 노력과 수고를 무시할 때가 있다. 화려한 그의 위치만 보고, 그가 그 위치에 오를 때까지 흐른 땀과 고생을 보지 않는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별 생각이 없다가, 무턱대고 그의 위치를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일은 그의 노력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라 생각했다. 적어도 그 사람은 나보다 수어 배의 노력은 기울였을텐데. 난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일 자세가 되었나. 그 자세가 없어서 부러워 하는 걸까? 



칭찬, 부러움, 시기도 예의있게 하기. 










아, 물론 금수저는 부럽다. 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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