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현모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현모 Jul 30. 2019

그들이 인터넷으로 갈 때


요즘 유튜브 인기탭을 보면, 문재인을 문자 그대로 죽이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묘한 정의감에 휩싸여 음모론과 왜곡을 일삼는 킹리적 갓수 유튜버들 말이다. 이중에는 조선을 넘어 뉴데일리로 가기도 하고, 뉴데일리를 넘어 나치를 지향하는 이들도 보인다.  


그래. 보수 - 극우 유튜버가 핫하다. 얼마나 핫하냐면, 까고 말해 극우의 아이콘이 종로 - 광화문이 아니라 극우 채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렇게 보수는 유튜브로 갔다. 잘못 갔지만 . 


뭐, 어느 쪽이든 인터넷으로 가고 유튜브로 가는 게 나쁘지 않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소통 창구도 변해야 하니까. 다만 안타까운 점 하나는 정치인이 실제 사람들과 스킨십을 유튜브만으로 대체하는 모양새 때문이다. 여론을 인터넷으로 재단하고 - 물론 요즘엔 여론이 하도 많아서 문제 -, 실제 사람을 만나지 않고 뇌내망상으로 정치하는 모양새가 얼마나 나쁜가.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 있는 출국객만으로 피가 거꾸로 솟아 모든 젊은이가 으-디 감히 놀러 다니냐? 라고 해까닥해버린 이 기자 아저씨가 있다. 정작 지도 휴가 가려고 공항 간 거 아닌가? 지가 가는 건 휴식이고 남들이 노는 건 골로 가는 욜로인가? 이 시발 이래도 지랄이고 저래도 지랄이야 미친 놈이 지 돈 줄 거 아니면 좀 짜지든가. 내수 진작 이 지랄하면서 돈 쓰면 돈낭비래, 안쓰면 돈 좀 쓰래. 야이 시발 


아니아니 여튼. 


미셸 오바마의 웬 데이 고우, 위 고우 하이어! (스티븐 제라드의 위 고 노-뤼치!에 맞먹는다) 처럼, 극우 정당이 인터넷으로 갈 때 다른 정당은 실제 삶으로 갔으면 좋겠다. 자기네 머리 속에 있는 청년이나, 보수나, 삶에 지친 노동자나, 여성이나, 노인이 아니라 실제 만나서 이야기 해보는 경험 말이다. 엘오엘이 에로엘이라며 청소년들이 헷까닥해버린다는 아저씨나, 20대 청년 남성은 징징충! 이렇게 무시해버리는 운동가들이나, 여론이 이래요 ㅎㅎ 라며 보고서 좋아하는 분들이나.  


그래. 통계, 빅데이터, 트위터, 페북, 인스타 다 좋다. 다만, 그 숫자의 맥락을 읽기 위해 실제 사람을 좀 만났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여성의 영화 매출이 늘었다고 해서 단순히 그것을 영혼보내기 덕분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가족 영화가 많고, 그런 여가를 엄마가 캐리하는 경우가 많은 걸 고려하기도 해야지. 반대로, 남성의 카드 매출이 늘었다고 해서 남성의 구매의사가 높아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소비의 시발점을 봐야 한다.  


결국, 이렇게 세세한 맥락을 읽기 위해선 인터넷이 아니라 삶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뭐 하방을 주장하는 건 아니고, 아래 기사 보고 배우라는 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43939


그 사람의 삶은 숫자 뒤에 있다. 숫자와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과 가짜 페르소나 뒤에 켜켜이 쌓인 삶의 주름을 봐야 한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이다. 청년계층을 겨냥한 주인공이 되도 않는 명품을 가지고 오면 맞아야 하듯.  


청년 정치 어쩌고 하는 기사가 나오는 걸 보니, 곧 선거가 다가오나 보다. 이번 선거에 부디 유튜브와 댓글만으로 무언가가 재단되지 않았으면 한다. 웬 데이 고우 정규재, 위 고우 삶! 이정도만 되어도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헬스장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