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현모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현모 Sep 30. 2019

크리에이티브와 성향 그리고 꾸준


그냥 잡상. 



예전에는 방송사가 무언가를 유명하게 만들 수 있었다. KMS 합치면 거의 100%이던 시절에 말이다. 이때는 개인의 취향이고 선호고 성향이고 뭐도 없었다. 그냥 대중을 겨냥한 콘텐츠가 제작 가능했고, 소위 중학교 2학년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던 시절. 지금 보면 너무나 이해하기 쉽던 무도마저도 당시 어르신들에겐 이해하기 어려웠다. 




스마트폰이 생기고, PC라는 단어가 모바일로 대체되고, 그 모바일이 곧 유튜브가 된 지금 성향을 이야기하는 제작자가 생겨났다. 자신의 성향과 취향에 맞는 사람들을 겨냥해서 콘텐츠를 제작한다. 심의에, 방송에, 무언가에 굽히지 않고 자신의 EGO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콘텐츠 말이다. 




과거에 비해 플랫폼은 다양해졌고, 접점은 수도 없이 많아졌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접점에서 콘텐츠를 소비한다. 그만큼 미디어 소비량과 밈디어 체류 시간이 늘었다. 하지만 다플랫폼 경쟁으로 인해 한 플랫폼에만 체류할 가능성은 줄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것도 켜두고, 저것도 켜두고. 




TV지핑재핑 시대나 지금이나 미디어 소비자들은 본인의 흥미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하려고 든다. 나한테 풍상씨를 틀어줘도 안보고, 풍상씨보는 분들한테 워크맨 틀어줘도 안 본다. 다만, 예전에 비해 본인의 취향과 성향이 소비에 반영되는 경향이 엄청 높아졌다.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란 놈 때문이지. 




유튜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은 많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구글마저도 유튜브가 어떻게 굴러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튜브 전문가는 없다. 




하지만, 콘텐츠 기획 전문가는 있다. 사람들의 소비패턴과 그 심리는 예전부터 연구된 것들이니까. 앞서 말했듯, 예전 매스미디어시절과 달리 개인의 성향, 선호, 기호 등 (취향이라는 단어 싫어서 쓰는 거 맞다) 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분석되는 시대에 크리에이터는 오히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지에 대한 생각보다 나란 크리에이터가 어떤 놈인지 알아야 한다. 제작은 지가 하거든.




60억 중에 내 성향과 맞는 50만 을 구분하기 어렵던 시절에서, 이젠 너무나 쉬이 구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내 것을 보는 사람이 누굴까라는 가장 근원적인 호기심에 너무나 쉬이 대답할 수 있는 시대다. 그들을 알기 위해선 나를 수없이 노출시켜야 한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영 반응이 신통치 않다 싶으면 요로코롬 해보고. 




홈런타자보다 똑딱이 타자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다. 100개 던져 몇 개 홈런을 바라기보다 수십 개의 안타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내 성향에 맞는 팬들을 모으고, 그 팬들이 모여있는 채널에 사업을 붙이고. 




과거, 크리에이터에게 브랜딩이 돈 쓰는 단어였다면, 이젠 충분히 돈 벌 수 있는 단어가 됐다. 그리고 그 브랜딩은 크리에이터 본위에 달려 있다. 자신의 EGO를 꾸준히 노출시키고 그 성향에 맞는 팬들을 하나로 묶는 것. 취향, 선호, 성향, 채널. 대박 하나 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가볍고, 꾸준하게, 팬들을, 모을 것.  




아님 말고와 존버다.




아님 말고. 

매거진의 이전글 애드아스트라 메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