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의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현모 Mar 19. 2020

마케터의 문장

초월번역의 승리

#읽는일기 이자 #일의일기 #마케터의문장 


마케팅의 기본은 상품을 만드는 일에 있다고 본다. 시장을 창출하는 일은 제품을 기획하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본 제품 기획과 마케팅 직무가 따로 있어서는 안된다. 굳이 표현하자면 PD는 마케팅을 고려해야 하고, 마케팅 직무는 끊임없이 본인 포지션을 PD 내지 MD로 갖고 가야 한다. 대기업이라서 R/R이 나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상품 기획 직무와 마케팅은 분리될 수 없다.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베이스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예전 미디어 스타트업 때는 콘텐츠 기획 / 제작 / 마케팅 하는 사람이 한 군데에 붙어있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때그때 일을 나누었는데, 기업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이렇게 프로젝트베이스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지금 내가 있는 조직은 전통적인 TV프로그램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 조직 구조 (근본적으로 BM) 이 디지털 환경에도 맞나 의문이다. 결국 공장 같은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나갈 것이냐, 잡지 같은 엣지 있는 미디어로 나갈 것이냐로 질문이 돌아온다. 전자면 지금 구조와 일하는 방식이 맞을 수도 있지만, 후자는 완전히 달라진다. 전자는 이미 tvN이라는 걸출한 성공 예시가 있어서 그냥 그거만 베껴도 되고... 돈이 있냐없냐고. 타깃 분석과 미디어 기획이 먼저고 그 다음이 콘텐츠다. 


책으로 돌아오면, 결국 '글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다. 상대방을 고려하고, 상대방의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서 거기에 혹할 만한 포인트를 넣고 쉽게 쓰라는 말. 사실 '활자'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들이 소화하는 콘텐츠는 활자,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다. 이 모든 콘텐츠의 구성론으로 이야기를 확대시켜야 한다. 


1년 전이면 이 모든 이야기에 공감했을텐데, 요즘은 아니다. 글과 콘텐츠는 상대방에 맞추는 게 아니라 일단 내 자아가 먼저다. 왜냐고? 어차피 지들 ㅈ대로 듣거든.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내부 보고서가 아닌 이상 쓰는 사람 (마케터라는 오그라드는 단어 빼고 이야기하자) 의 자아가 100% 드러나는 단어가 더 혹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공급자 위주 마인드라고 까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제품 기획이 아닌 이상 공급자 마인드로 기획되어도 별반 큰 차이가 있나 싶다. 막말로 되도 않는 '의도적 불편'이라면서 특정 브랜딩 빨아주잖아? 성공한 쿠데타는 쿠데타가 아니라는 헬조선의 법칙을 잊지 말자. 


좀 진지빨자면, 내 EGO가 드러나는 글이야 말로 가장 크리에이티브하고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근원적 글쓰기가 아닌가 싶다. 글쓰기로 국한시켰지만 영상도 그러하다. 제품도 그러하다. 결국,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는 글쓰기라고 하지만, 상대방이 혹하는 건 매력적인 개인이기에 글 자체가 매력적이고 EGO가 세게 드러나야 하지 않나라는 결론. 


번역이 참 잘되어있다. 책에 나와있는 예시가 일본이 아니라 한국 유행어도 잘 반영했다. 예를 들어 '꾸안꾸'. 번역이 너무 잘되어서 한국인이 쓴 책인 줄. 


#읽는일기 이자 #일의일기 #마케터의문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