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ㅈ까, 한국 망했어.
기본소득 : 뿌리부터 글러먹었다(Basically flawed)
기사내용
- 기본 소득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다. 기본 소득은 기본적으로 기계가 많은 노동을 대체할 거라는 전제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 전제는 미신과 같다. 농장의 기계화가 농장의 직업을 없앴지만, 그만큼 공장에서 직업이 생겨났다.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노동의 종말 역시 이와 같은 두려움의 연장선상이다. 47%의 직업이 자동화될 예측도 있지만 그만큼 다른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겨난다
- 기본 소득 제도에 대한 전제는 의문스럽지만, 기본 소득 제도의 비용은 확실하다. 기본 소득은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주는 방식이다. 미국과 같은 부국이 1명에게 1만 달러(그래봤자 천만원이다)를 주려면 GDP의 35%를 세금으로 거두어야 한다. 물론 이 역시 기존 복지를 구조조정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 게다가 기본 소득 제도가 진행된다면,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이 낮아진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예전과 비교해 부담없이 일을 그만 둘 수 있다. 일을 그만 두어도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하니까. 결국, 일하는 사람은 예전보다 높은 세금에 시달려야 하며, 일을 그만두는 장벽은 낮아지는 셈이다. 그렇다면 일하는 사람과, 일을 덜 혹은 하지 않는 사람 사이의 갈등이 심해진다. 사회가 두 개로 쪼개지는 셈이다.
- 기본 소득 제도의 대전제(로봇과 인공지능이 일을 대체한다는)는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 기본 소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어불성설이다. 기존 갖고 있는 복지 제도를 구조조정해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거나 노동시장 개혁, 세금 제도 개편, 임금 보조 등을 통해 빈곤을 해결하는 건 어떠할까. 공공시설에 투자를 한다든지, 제도를 개편해 고용률을 높이는 등의 '가까운' 대처를 하는 것이 '저멀리'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보다 현실적이다.
- 기본소득의 기본적인 배경은 단순 '자동화에 의한 노동 대체'만이 아니다. 소득불평등 역시 한 축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현상은 임금소득자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점이다. 2000년 이후 일어난 경제 성장에 비해 소득 성장은 부진했다. 소득이 결국 대부분 노동자들의 삶에 영향을 준다든 점에서, 기업은 살아났지만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 더딘 소득 성장만이 아니라 '불평등'하다. 상위 소득자의 소득은 오히려 증가했다. 상위 10%와 하위 10% 소득 그룹의 배율은 커졌다.
- 이렇게 소득이 불평등해지니 사회가 위험하다. 실제로 온갖 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최소한 삶의 수준을 맞추면, 갈등이 봉합될 거라는 전제 하에서 기본 소득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
- 기계화 역시 이에 일조한다. 옥스포드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직업 중 절반가량이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 판매업과 서비스, 사무 보조 등 상대적으로 '흙수저'들이 들어가는 직종이 특히 대체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재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직업들을 제외하면 대체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현재 저 직종에 일하는 노동자는 더 낮은 임금, 더 높은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 결국, 흙수저들은 돈이 없어서 교육을 못 받고(이전 학자금 관련 글 참조), 교육을 못 받으니 대체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가고 그러니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다시 이 굴레에..
기타 논의
- 그렇다면, 기본 소득의 필요성은 차치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이 기사에 따르면 그다지 현실성 있어 보이지 않는다.
- 산타크로체님 블로그 발문 인용
먼저 현재 공공지출 수준을 유지하면서 의료 비용 등을 제외한 공공지출 항목 중 기본소득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모두 기본소득으로 지급했을 때 연간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을 비교해 봤습니다. The Economist의 분석이 정교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유사한 분석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적 쟁점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 지출구조 즉 증세를 하지 않는 전제에서 연간 수령할 수 있는 기본소득금액은 인구가 수십만명에 불과한 룩셈부르크가 17,800 달러, 덴마크 10,900 달러,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핀란드, 벨기에, 스웨덴이 연간 1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은 연간 6,300 달러 정도 수령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리스 이하의 13개 국가들은 연간 5천 달러도 안되는 돈을 받아야 하며 멕시코는 연간 900 달러에 그치고 있습니다.
- 이 표에 따르면 한국이 기본소득을 1년에 1만달러를 받으려면, 23%의 세금을 더 늘려야 한다. 하지만 증세의 후폭풍은 뭐다? 과학이다. 고소득자 증세였던 연말정산이 어떻게 개박살났는지를 보면..
- 기본소득이 도입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일을 그만 둘 것 같지는 않다. 일이라는 건 개인의 자아실현이자,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몇몇 사람들이 일을 떠나면서 자연스레 있는 사람들은 더 치열하게 일을 하고, 승진을 위해선 더 치열하게 일을 할 듯하다. 생계를 위해 주당 70시간 일을 하던 시대에서 주당 40시간 일하는 시대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승진을 위해선 죽을 만큼 일해야 한다.
- 기본소득이 국민들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일은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해도 지극히 일부의 일이라 생각한다. 왜냐고? 원래 우려하던 바보다 문제는 작게 일어나기 마련(..)
- 기본소득이 생긴다면 기존 복지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자유지상주의자는 정부 관료제가 줄어들기에 찬성할 거고, 반대에 있는 사람들도 기본소득제도 자체에 찬성한다면 오케이 할 거고. 다만 문제는 기존 복지 구조조정이 현재 수혜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냐다.
- 난 노동당과 녹색당의 기본 소득 제도에 찬성하지 않는다. 첫번째로 기존 복지가 필연적으로 구조조정 될 것이며, 동시에 증세가 일어날 거다. 하지만 증세는 쉽지 않다. 결국, 기존 복지만 구조조정되고 증세는 없을 확률이 높다. 기존 복지 구조부터 먼저 쓰는 게 답이지 않을까 싶다.
- 동시에 난 기술기업이 기본 소득 제도를 찬성하는 것이 진심이 아니라고 본다. 단지 자신의 기술이 자동화와 로봇화를 이끌 것이기에, 이에 따른 시민의 저항을 예방하기 위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https://www.oecd.org/eco/surveys/Korean-Overview.pdf
OECD 2016 한국경제보고서
- 한국은 성장률 둔화와 낮은 물가상승률을 경험하고 있다. 2011~2015 년 중 경제성장률은 2%로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높다.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를 하회하였다.
-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큰 격차로 인해 생산성이 낮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절반미만이다. 중소기업 정책이 소규모 기업들의 생산성보다는 생존율을 높이고 있어서 중소기업 중에 중견기업으로성장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 노동시장 문제로 불평등과 빈곤 문제가 초래되고 고용이 위축된다. 노동시장이 정규직 근로자와 시간당 소득이 정규직 노동자의62%에 불과한 비정규직 근로자로 분화되면서 불평등과 상대적빈곤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비정규직으로더 많이 고용됨에 따라 여성 취업을 방해하는 요인으로작용한다. 청년 고용률은 OECD 최저 수준이며 나이든근로자들은 평균 53 세에 직장에서 밀려나 질이 낮은 일자리와자영업 쪽으로 이직한다. 짧은 근로 기간은 높은 노인 빈곤율의한 원인이다. 고용률은 부분적으로는 정책적 노력이지만 여성고용률의 증가와 노인 빈곤율의 하락을 통해서 역사상 가장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 어떻게 보면 정규직의 고용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일은 필연적일 수도
일자리 보호 강화는 다수의 노동자에게 고용 안정과 소득 보장을 제공하지 못 한다.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1) 고용 유연성을 확대해 경기 둔화 시 기업이정규직 근로자의 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2) (기업이 지불하는 임금 및 근로소득세 등)인건비 격차를 줄임으로써 기업의 비정규직 고용 유인을 줄여야 한다.
근데 문제는 정규직 근로자가 지금보다 일찍 잘리면 더 답이 없다는 거.
"청년 근로자에 비해 기술 수준이 낮은 고령(50-64 세)근로자가 조기 퇴직을 강요 당하면서 임시직, 자영업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리고 잘린 사람은 어떻게 되냐고? 빈곤크리야.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OECD 평균 12.6%의 4 배인49.6%로 OECD 에서 가장 높다."
2. 산업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현재 한국은 비교적 숙련도가 낮아도 되는, 요구하는 기술과 지식 수준이 낮은 제조업 위주로 편성됐다. 저생산성 서비스업이 위주다. 게다가 기업과 정부의 기술에 대한 투자, 인적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부족. 이 때문에 갈수록 고학력인 젊은층이 일할 곳이 너무 부족하다.
OECD 에서 상품시장 규제가 네 번째로 강력해서 경쟁과혁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014 년 R&D 투자 중 해외재원 비율은 0.7%이며, 국제공동저술 및 공동특허는 OECD 회원국 중 낮은 수준에속한다. 기업 R&D 자금 중 1.3%만이 대학으로 지원된다.
이 때문에 고학력 백수(...)가 날로 늘어난다.
높은 수준의 노동시장 불일치로 청년(15-29 세) 고용률은OECD 최하위이나 NEET 족(고용되지 않고 교육이나훈련 중이지도 않은 청년) 비율은 높다.
OECD는 또 “한국은 지난 10년간 청년고용률이 크게 하락해 OECD 평균을 한참 밑돌고 있다”면서 “특히 취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 OECD는 단순히 고용안정성만을 낮추자고 말하지 않는다. 최저임금, 실업보험 등 여러 요소를 비중있게 말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번째는 기존 노동자들의 저항이 너무 거세다는 점이요, 둘째는 큰 그림에서 사회안전망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자리 보호에서 근로자 보호로의 이행을 촉진하기위해서는 노사정 대타협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사회 안전망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 과거에 비해개선되고 있으나, 낮은 사회지출 수준으로 인해 한국의 조세 및 이전지출의 재분배를 통한상대적 빈곤 개선 효과는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 중 여덟 번째로높은 상대 빈곤률은 사회지출 증가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사회 안전망 중 생산인구를 대상으로하는 주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보호를 완화하고 이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며 최저 임금을 인상하고 비정규직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과 훈련을 확대하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
- 실제로 2016년 보고서엔 비정규직의 3대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이 54.1%에 불과하다. 이는 정규직(96.9%)의 절반가량.
-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나뉜 시장에서 정규직은 귀족이요, 비정규직은 천민이다. 원래 정규직이면 안정적인 대신에 월급을 덜 받고, 비정규직은 불안정한 대신에 월급을 더 받아야 한다. 이게 당연한 이치. 하지만 한국은 이상하게 구조가 "Winner takes all"다.
- 기득권의 저항과 시장 경제의 특징을 고려하면 기업에게 월급을 깎으라거나, 고용 안정성을 낮추라 할 수 없다. 실제로 노조가 있으면, 노사 규칙이 먼저다. 결국 답은 증세다. 정규직에게 높게 세금을 매겨야 한다. 이 세금을 바탕으로 실업급여 등을 높여야 한다. 이게 현실적인 방안.
- 동시에 '연금세' 등을 신설해 그 사람들이 잘리고도 잘 살 수 있게끔 도와야. 사실 비정규직 처우가 좋아지면, 정규직 퇴직자들도 퇴직 후에 비정규직으로라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