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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Aug 15. 2016

아 귀찮아 대충 쓰다 말았어

윤여훈이랑 나는 부자가 될 거야

어떻게 스웨덴은 성공했을까 : 정책정당 vs 이념정당?


- 요즘 신촌대학교에서 최병천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다. 1주일에 1번, 2시간짜리지만 내겐 ‘연예인을 만나는 기분’의 수업이다. 똑똑한 분을 만나거나 이야기를 듣는 건 항상 흥미롭다. 2016년은 나만의 연예인을 자주 만났다. 


- 어쨌거나 본론으로. 저번주 수업에서 <스웨덴 복지 정책과 한국형 복지 국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스웨덴의 정책이 성공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정당 - 노조의 강한 동맹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노조가 정당을 만들었기에.


- 그들의 동맹이 단순히 ‘이해관계’가 아니라 ‘비전’이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근본적으로 ‘어떤 국가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강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노조와 정당이 동맹을 맺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에 정책의 정통성이 수립되고, 지속가능성도 가졌다고 하셨다.


- 비전. 비전. 비전. 일을 하려고 모인 곳에서 비전은 참으로 중요하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와 ‘왜 우리가 같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면, 그 팀은 박살난다. 설령 돌아간다 치더라도 개인의 포트폴리오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 이걸 정치로 생각하면, ‘이념’기반 정당이 진짜 정책정당의 뿌리다. ‘민생이 중요하다’라는 문장에 국회의원의 답은 ‘어떻게 해야 민생을 좋게 할 것인가’인데, ‘어떻게’ 부분에 대한 답은 그들의 이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적어도 정당이 콩가루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면 의원들 사이의 토론을 통해 사상적 공감대를 만들고, 그 공감대를 통해 일관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게 정답아닌가.


- 그 점에서 정당이 정책정당이 되려면 강한 이념정당부터 되어야 한다.


- 정당을 하나의 상위 브랜드로 치면, 국회의원은 하부 브랜드이며 국회의원의 정책은 그 하부 브랜드의 상품이다. Vox media 아래에 vox, circuit breaker가 있고 그들의 기사가 있듯이.


- 정책이 비전에 따라 나오고, 비전은 가치관(이념)에 따라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정책정당의 선행 조건은 특정 가치관에 공통점을 둔 이념정당이다.


- 입법기관의 모임인 정당이라면 당연히 국가 운영에 대한 청사진 혹은 어떤 국가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정당이라는 단어를 정치집단으로 바꿔도 무방하다.


- 이 점에서 정의당, 노동당, 알바노조, 녹색당 같은 비지역, 이념기반 정당 및 정치단체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현재의 국회의원 선거 제도에서는 한계가 너무나 뚜렷하다. 능력의 부족도 있고.


- 한 명, 한 명이 입법기관이기에 그들의 정책은 일종의 상품이다. 국회의원이 브랜드라고 치면,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정책으로 나오는 건데,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치는 꽤나 어렵고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못하다. 지역구 의원에겐 현실적으로 어떤 나라를 세울까보다, 지역구 땅값을 어떻게 올려야 하나가 먼저 아닌가.


- 별개로 더민주 계열의 경제학은 사실 박살난지 오래다. ‘사상가’라 불리던 김대중 대통령의 대중경제학도 박헌채 선생의 민족경제론 기반인데, 민족경제론이 뒤진 지가 언제인지 생각하면 뭐.




- 여기까지는 정치 이야기였고, 삶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확실한 ‘비전’이 있는 사람이 좋다. 자신이 무엇을 할지, 왜 그것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있는 사람은 대화하기도 편하고 신선한 영감을 준다.


- 생애사적 관점으로 보면 20대는 그 어느 시기보다 여유롭고 자유롭게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정확히 말하면 돈 벌기 전까지). 요즘 같이 직장안정성이 낮고 취업도 어려진 시기에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 답안 없이 구직을 한다면 장기적으로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


- 뜨거운 사람이 멋있다. 항상 가만히 있지 못하고 가슴 속 불꽃을 따라 돌아다니며 일을 벌이는 사람들이나 지금은 조용하지만 미래에 대한 그림이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옆에 있으면 나도 괜히 가슴 뜨거워지고, 뭐라도 된 거 같다(…). 


-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지만 짜게 식은 요즘 같은 경우 저렇게 뜨겁고 강렬한 사람이 내게 큰 자욱을 남기고, 그 자욱에 따라 나도 큰 영향을 받는다. 세상은 합리적이고 차가운 사람들이 바꾼다고 저렇게 ‘뜨거운’ 사람들을 평가 절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뜨겁고 능력 있는 사람들도 많다. 


- 원피스의 에이스가 마그마한테 죽은 것처럼, 지옥 불반도는 마그마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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