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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 Cha Mar 26. 2024

동강할미꽃

노년예찬



보송보송 수줍은 하얀 털로 일어나

진보라 가슴 살며시 열어 보이다가  

이내 화알짝 밝게 웃어 젖히는 그대


그대는 정녕 젊은 할미이어라.


바람꽃 산들산들 피어나는 봄

눈시리게 푸르고 거칠게 껴안는 동강

소리쳐 흐르는 물결과 맛있는 바람에

부드럽고 화사하고 꼿꼿해진 그녀를


붉은 뼝대 위 한 마리 산양이 되어

온몸으로 숨죽여 알현한 그 기쁨에

소주 잔 기울이며 잠 못 이루는 그대


그대는 정녕 젊은 할배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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