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개론 1장 :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기
브런치에 어떤 주제로 글을 남길까 고민을 하다가,
짧지만 사회에서 느낀 경험을 소소하게 풀어보기로 했다.
이른바, 사회학개론!
대학을 다닐 땐 기본서가 하나씩 있었다.
수업마다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해야할지 커리큘럼이 있었지만
사회라는 곳을 나와보니 무엇이 어떻고, 이건 어떻게해야 한다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신입사원이 겪은 사회는 어떤 곳이었고,
사회에서 느낀 몇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
사회학개론 1장, 일보다 더 어려운 인간관계
직장을 다니다보면 흔히 일보다 인간관계를 맺는게 더 어렵다는 말을 한다.
"왜 그럴까?"
일이야 혼자 하면 그만이지만, 회사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면접을 볼 때 협동심이 있는 사람인지,
다른사람들과 두루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는 것이다.
때로는 4.5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받은 우수한 학생들이 이런 이유로 면접에 불합격하곤한다.
학교에서 너무 공부만 했을것 같다는 이미지랄까.
회사는 공부도 어느정도 잘하지만(성실함)
대외활동 혹은 인턴쉽을 통해 사회경험을 해본(협동심)
인재를 원한다.
그래서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것이다.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두루 섞여서 무난무난하게 지나가야하는데,
사실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과 하루종일 얼굴 맞대며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자체가 쉬운일은 아니다. 정말이지 친한가싶다가도
일 때문에, 부딪힐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게다가, 신입사원이라면. 혹은 회사에서 막내라면 으레 내 의견은 땅속 깊은 곳에 묻어두어야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의견을 내놓으라는건,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를 원하는거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막내의 참신한 아이디어. 그 범위내에서만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가능하다. 단지 내 마음대로 생각을 말하는건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언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됐다.
쉽게 말하면 나는 이제 눈치를 볼 줄 아는 인간이 되었다.
사실 졸업할때까지도 사회생활 경험이 별로 없어서인지, 눈치가 아예 없었다.
좋은 말로 ‘센스 있다.’ 라고도 표현이 가능한데, 이 센스가 없으면 사회생활을 잘하기 어렵다.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의미는 일을 정말 열심히 잘한다는것도 일정부분 포함하지만,
그게 결코 100%를 의미하는건 아니다.
일과 인간관계, 적당히 50%씩 잘하는 사람을 보고 사회생활 잘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내 사람’을 만드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된다.
예전에 ‘라인 탄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라인은 무슨 라인이야. 그냥 일 열심히 하면 인정해 주는거지- 라고만 생각했었다. 그게 끝인 줄 알았다.
그러나 직장이라는 조직에 있다보니 내 사람을 만든다는 것은 일을 잘하는 것 그 이상을 의미했다.
한국 사회에서 ‘인맥’이라는건 생각보다 진한 편이었다.
내 사람을 만드는 것
그러나 인맥만 믿고 일을 대충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피보기 마련이다. 둘 다 어느정도 선을 지켜서 하되, 적당히 센스있게 회사 내에서 자기 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 말을 예전에 들었을 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라인이 무슨 뜻인지, 어떤 부장님 아래 누가 라인을 타고 있다는 둥. 사내정치가 있다는 둥. 그런 회사 용어에 대해서는 절대 알지 못했다.
그러나 1년 하고나니, 이제 어느정도 알 것 같다.
왜 ‘내 사람’을 만드는게 중요한지.
사실 이건 상사들이 더 중요하게 여길것 같다.
상사들이야 회사에 오래 다니지만, 신입은 사실 자주 이직을 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훌륭한 아랫 직원들을 잘 두고, 그들이 오래 다녀야만 상사도 힘을 가지고 오래 일할 수 있다.
아직도 내 사람을 만든다는것과, 상사와 친해진다는게 여전히 어렵다.
앞으로 내가 사회생활을 해나가며 풀어가야할 숙제겠지만,
사회생활은 그러고보면 기브 앤 테이크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뭐 하나라도 잘할 때 사람들은 나를 찾게 된다.
그리고 내가 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 언젠가 나도 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게된다.
그렇게 서로 상부상조하며 관계를 지속해나가다보면 어느새 서로에게 필수불가결한 관계가 되는건 아닐까.
회사 동기나 상사라면, 평소에 작은 관심만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서로 사적인 얘기도 하는 가운데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된다.
상사라면 서포트 해드릴게 없는지, 작은 관심이나 선물이 좀 더 특별한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런 식으로 타 부서 사람들과 한 명 한 명 친해지다보면
나중에 내가 일을 할 때 도움을 받거나 좀 더 편해질 수 있다.
회사 일을 하다보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타 부서의 도움을 받을 일도 생긴다.
그 때 다른 부서 사람들도 잘 알아놓으면 부탁을 하기도 더 편해진다.
아무래도 어느정도 안면을 튼 사람이어야 부탁을 했을 때 일을 더 잘봐주지 않을까?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라는건 사실 일을 하는 것 그 이상으로 어렵다.
때로는 인간관계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바로 인간관계로 퇴사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중요한게 사람사이의 관계이다.
그러고보면 1년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보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배운게 더 많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 생활만 했을 때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도 여기서 정말 많이 느껴봤다. 일을 배울 때의 성취감도 있었던 반면, 정말 홧병날 정도로 참기 힘든 분노와 좌절의 연속인 날도 많았다. 내 감정의 폭이 그만큼 다양하다는걸 직장생활을 하며 처음 알았다. 내게 이런 감정들도 있다는 걸 여기서 처음 봤고, 이런 선택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 처음 알았다. 그러고보면 1년 동안,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한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냉혹한 사회를 좀 더 빨리 알아챈건지도 모르겠다. 좀 더 현실적이 되었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을 뜨게 되었다고나 할까.
어른이 된다는건, 어느 날 뚝딱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가운데 성장하는것 같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가족이 생겼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 표현하는것 같다.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는 가운데 좀 더 생각이 깊어지고
부양할 가족이 생기면서 책임감도 가지게 된다.
그 때가 되면, 비로소 부모님의 마음을 90퍼센트 이상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똑같은 자식을 낳았을 때, 그 모습을 보며 내 자신에 대해 반성한다고나 할까.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거기까지는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고 그 때가 되면 서서히 알게 되겠지.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근데 어른이 되는게 마냥 좋지가 않다.
더 많은걸 알아가지만, 내가 부딪친 현실은 말 그대로
꿈이 가득한 환상의 세계가 아니다.
군대가 전쟁을 준비하는 곳이라면, 사회는 정말 전쟁터와 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