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Go Jony

<호주생활> Go, Jony - 열일곱번째

Moms

by Jony

일주일이 지났다. 트라이얼을 무사히 마친 나는 이제 홀로 트롤리를 끌고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시간이 꽤나 많이 걸렸다. 어느 날은 심지어 마감시간까지 무려 6개 방이 남은 적도 있었다. 그럴 때면 선배 근무자들이 와서 나를 도와주곤 했다.

“조니! 더 빨리! 너무 느려!”

앨리시아가 나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뛰다시피 했는데도 도무지 선배 근무자들에 비해 속도가 붙지 않았다. 이러다 잘리는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다. 하루는 너무 걱정이 돼서 퇴근을 찍고 데비에게 물었다.

“데비, 나 이러다 잘리는 거 아닐까요?”

“조니. 그런 일은 없어. 너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걸.”

“하지만 저는 정말 느린걸요.”

그런 나를 보고 린넨담당 로켈이 말했다.

“조니, 처음엔 다 그래. 그냥 지금처럼만 열심히 해.”

선배 근무자들의 위로가 있었지만, 퇴근길 발걸음이 영 가볍지 않았다, 난 오만하다는 말은 그냥 듣고 넘기지만 일 못한다는 말은 절대 그냥 못 넘긴다. 집으로 돌아와 나의 트롤리와 청소 동선을 분석했다.

“가장 아래쪽엔 더블시트, 그 위에 배겟닢, 티 테일, 베스매이스…….”

그런 나를 가만히 보던 아만다가 물었다.

“조니, 뭐하노.”

“오늘 일 했던 거 복습하고 있어.”

“뭘 복습까지 하노. 퇴근했으면 놀아라 그냥.”

아만다 뿐만 아니라 플랫메이트 전부가 나를 이상하게 여겼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스케줄 표를 보고 동선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고우 고우 고우!”

로스가 힘차게 외쳤다. 200번대 룸으로 바로 직행해 시트부터 갈았다. 확실히 머릿속으로 연습한 게 도움이 크게 되었는지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35분 걸리던 방이 다음 방에는 32분, 그 다음 방에는 28분...... 이런 식으로 점차 20분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물 한 모금 마실 정신 없이 모든 방에 형광 펜을 그었을 때, 20분이 남았다.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게다가 다른 멤버들은 아직 채 끝마치지도 않았다. 나는 날다시피 트롤리를 끌고 엘리시아에게 갔다.

“엘리사아!”

“너 끝났니?”

“그럼요. 뭐 도와줄 거 없어요?”

엘리시아는 환히 웃었다.

“해냈구나! 그럼 화장실을 대걸레로 한 번 밀어주렴.”


그날 린넨실은 나의 칭찬 일색이었다.

“너처럼 일 빨리 배우는 녀석은 처음이구나.”

로켈이 웃으며 말했다. 로즈는 내 앞에 와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다들. 오늘 객실에서 뭐 먹을 거 나온 거 없어요?”

“왜? 배고파? 빵 먹어.

로켈이 가방 안에서 크루아상을 꺼내며 말했다.

“이것도 먹어!”

엘리시아는 냉장고에서 맥주 여섯 병을 꺼내왔다. 로즈가 가만히 보다 웃으며 말했다.

“조니! 넌 엘리시아 아들이네!”

데비도 웃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 조니는 내 아들이야!”

로켈은 크게 웃으며 나에게 물었다.

“좋다 조니. 누가 니 엄마니!”

“음……. 점심 공짜로 주는 사람이죠!”

모두가 웃었다.


그 말이 나온 다음날부터 로켈은 매일같이 울워스 슈퍼마켓에서 빵을 사왔다 퇴근카드를 찍고 트롤리를 대고 나면 로켈은 항상 말한다.

“Eat, Johnny! Eat!”

덕분에 나는 점심값을 아끼게 되었다.

타국에서 만난 네 명의 엄마들, 고마워요!

린넨.jpg 로켈, 나, 엘리시아,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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