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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y Mar 07. 2018

<호주생활> Go, Jony - 서른다섯번째

방송출연?

나는 이 생활기를 네이버 카페 <내사랑 호주> 에 업로드하고 있다.


카페에 연재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카페활동도 하게 되었는데 하루는 눈에 띄는 게시글이 보였다. <KBS 스페셜> 작가라는 분이 쓴 글인데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취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방송 주제는 “헬조선”을 탈출하려는 이민준비생들을 취재하는 것이었고 나는 그 대상은 아니지만 뭔가 관심이 갔다. 작가의 카카오톡으로 간략히 내 소개를 해드렸고 블로그 주소도 보내드렸더니 다음날 연락이 왔다. 참고로 나의 본명은 이자룡이다. 

- 자룡씨 안녕하세요. 블로그 잘 봤구요, 언제 한 번 통화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그렇게 해서 작가와 긴 통화를 하게 되었다. 내가 이제껏 살아왔던 삶, 지금 하고 있는 일, 앞으로의 계획 등. 작가는 꽤 괜찮다 싶어 피디에게 보고했고, 피디는 내 블로그를 검토한 후 촬영이 가능하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 회사 내에서의 촬영이 필요합니다. 가능할까요? 

- 우선 매니저를 설득해보겠습니다. 공문 한 부 보내주실래요? 

회사 촬영은 내 마음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나는 허가를 받기 위해 퇴근 후 피디가 보내준 영문 공문을 챙겨 들고 셔츠와 슬랙스를 각 잡아서 다리고 머리를 정리한 후 호텔로 다시 향해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조니, 무슨 일이야? 들어와 앉게. 보아하니 꽤 차려 입었는데 어디 데이트 가나?” 

총지배인 윌리엄이 나에게 물었다. 

“오늘은 데이트가 아니라 보스에게 볼 일이 있어 왔습니다.” 

“보스라……. 허허. 그래 말해보게. 무슨 일인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방송국인 KBS에서 저를 취재하고 싶다고 합니다.” 

“호오?” 

“촬영팀은 회사 내부를 찍고 싶어합니다. 이에 회사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나는 공문을 건넸다. 윌리엄은 공문을 유심히 검토했다. 

“굉장한데. 이건 자네에게 꽤 좋은 일이군.” 

“물론 저에겐 좋습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좋은 일인지는 검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무슨 말이지?” 

“저희 호텔과 레스토랑은 고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촬영팀이 온다면 고객들이 방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회사 보안상의 문제도 있구요.” 

“자네가 회사 입장까지 생각해주니 나로서는 고맙네. 우선 보안상의 문제는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해. 오히려 방영이 된다면 잠재적인 고객들이 회사 내부의 청결함을 보고 우리 호텔을 더 신뢰할 수 있을 거야. 그러기 위해선 촬영 전에 대청소가 필요하겠지. 물론 고객들이 쉬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도 큰 문제라곤 생각되지 않네.” 

“고맙습니다. 제 사견이지만 촬영팀이 온다면 지역신문인 <칼굴리 마이너>에 이 사실을 알려 취재를 요청하는 것도 꽤 좋은 마케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안 그래도 8월이 오기까진 비수기라 영 손님이 없어. 일단 알겠네. 내가 사장님께 보고 드리도록 하지. 허가가 나면 바로 알려주도록 하겠네.”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조니, 자네 다시 봤는걸? 꽤 유명인사였잖아? 하하.”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호텔을 청소하고 있을 때 윌리엄이 나를 찾아왔다. 

“조니, 좋은 소식이야. 사장님이 촬영을 허가했다네. 또한 우리 호텔은 촬영팀을 위해 방 세 개를 삼 일간 제공하기로 했어. 또한 칼굴리 마이너팀도 오기로 했네.” 

“정말 고맙습니다!” 

“나중에 사장님 방문하시면 따로 감사인사 드리라고.” 

윌리엄은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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