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성지(聖地)

조선의 성지(聖地), 포항시 장기면

by 바른

조선의 聖地. 포항시 장기면


포항의 남쪽 조그만 시골마을 장기에는, 이상하게도 많은 유명인이 배출되고 있다.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교육계, 학계, 장성 군인등 여하튼 다른 곳 보다 인물이 많다.

풍수지리가 좋아서 그렇다기보다, 조선시대의 유배지라서, 중앙의 학문을 일찍부터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생각된다.


포항시 장기면은 조선시대의 유배지이다. 유배 혹은 귀양이라고 하는 것은 옛날판 감옥이나 마찬가지이다. 조선시대에 관청에서 근무하다가 쫓겨난 관리 중에는, 정말로 통념에 반하는 나쁜 짓을 해서 쫓겨나거나, 수구세력과 의견을 달리해서 밀려나가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유배라는 형을 받는 사람들은 거의 후자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나 지금이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바른말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바른말하는 사람은 본인의 명예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의 생사여탈문제도 책임져야 하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말하는 사람은 첫째. 본인의 의지가 확고하고 , 둘째. 이런 의지를 뒷받침할 생각과 사상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니, 공부를 많이 하여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이런 사상을 외부에 발설할 수 있는 용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실 최고 권력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자들은, 싫은 소리 안 하고 아첨을 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간신은 살아남고 충신은 귀양 가는 현상은 조선왕조 5백 년간 내내 있었던 일이다.

관청과 멀리 떨어진 동쪽해안의 끄트머리 장기면이나, 서남해안 끄트머리 해남군 강진군 등이 매우 적합한 유배지로 부상하였을 것이다.


많은 인물 가운데에도 우암 송시열이나, 다산 정약용 같은 분은 오히려 사후에 그 이름이 더욱 많이 알려지게 되고 존경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중에, 명예욕 권력욕은 인간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말하고 싶다.

서기 1392년에 이성계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울 때도 이런 힘이 작용하였으리라. 하나 욕심이 사나우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철칙이 있다.

태조 이성계는 사실 요즘말로 군사정변을 일으켜 권력을 쟁취하였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이방원의 칼부림에 죽어난 형제며 충신 등은 얼마나 많은가.


조선역사의 흐름에는 끊임없는 내부반란이 존재하였다.


덧붙여서 외부침탈, 임짐왜란이나 병자호란등도 쉬임 없이 있어왔다.


마지막 조선의 역사는 어느 순간 일본에 의해 끝을 맺게 된다.


일본에 의한 강제 통치기간 동안 모든 것이 많이 바뀌었다. 그들은 총과 꿀을 동시에 사용하였다.

급속히 들어오는 서양문물 속에서 아마도 국민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틈을 노려 일본은 조선민족의 정신을 빼앗는 작전을 수행하였다.


즉 조선총독부의 직할 기관으로 ‘조선사편수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일본 민족의 우위성을 입증하고 한국인의 민족의식 말살을 목적으로 발족된 기구로, 일제가 한국 침략과 지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한국사를 왜곡하여 타율적이고 정체된 사대주의적인 역사의식을 조선에 뿌리내리게 하였다.


따라서 일제 강점기에 교육받은 일반인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런 잘못된 주입식 교육을 받으므로 해서 쉽게 뇌리에서 살아지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이런 사대주의 사상 등은 아직도 버젓이 역사교과서에 살아남아서 우리의 사상을 갉아먹고 있다.

이런 일제잔존 역사학적 인식은, 역사학계에서 우리 교수님의 뜻이라며 감히 넘어서지 못할 철벽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일본 사람들의 손으로 쓰인 역사가 아닌, 순수 한국 사람들의 머리로 집필된 역사교과서가 보고 싶다.


무릇 역사란 이를 집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의하여 똑같은 사실이 이렇게도 혹은 저렇게도 보이게 된다. 그러므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여러 가지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를 바라보는 자세이다’라고 했다.


우암송시열이나, 다산 정약용이 그 당시에는 역적으로 생각하였지만, 지금은 존경하는 학자로서 추앙받고 있는 이유를 후손들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두 분은 어지러운 조선시대를 받치고 있는 거대한 기둥이라고 학자들은 평하고 있다.

중세 유럽에 스콜라 철학을 이어주는 많은 거성들이 있지만, 우리 조선에도 알고 보면 그에 못지않은 사상가 철학자가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인가.


조그만 한반도에도 불교철학의 정수를 말씀하신 원효대사가 있고, 주자학을 비롯한 동양의 모든 사상 혹은 철학을 꿰뚤어 하나로 엮어놓으신 송시열이나 정약용 같은 분이 있다는 사실을 오늘을 사는 우리가 깊이 깨달아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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