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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복기 Oct 18. 2021

답은 정해져 있더라

17년 만에 이사를 하다보니 버릴것도 많기도 하더군요. 요즈음 석양도 이뻐서 그냥 보내기 아까워서 찰칵 한장 올려 봅니다.     

 베란다에서 본 석양이네요 ㅋ

그렇게 분위기 잡고 감정 놀이를 하고 있을 동안 간만에 펜으로 글로써 볼까 하던 차에 생각치 않았던 급보가... 


 “서재에 볼펜 꽃이에 볼펜들 어디갔남요 마누라님?”

“응 버렸는데”
 “거짓말이지?”

“그제 재활용할때 얌전히 잘 버렸는데 중요한거인감?”     

으 20년간 모은 책도 하루아침에 7만원에 팔더니 볼펜도 그냥 버리셨네요...     


그 볼펜들이 어떤 볼펜이냐면 금액으로 따지면 몽블랑, 파카등등 선물 받은 명품 몇개, 해외여행갈때마다 호텔에서 구해오는 기념품들...     


제가 외국 나가서 유일하게 사는 몇가지... 모으는것이 있거든요 여행지 냉장고자석, 해외볼펜, 스타벅스 도시컵, 맥주 공장에서 산 맥주잔 등등     


그중에 지금은 한가지만 남았네요 깨먹고 버리고 흑흑... 마누라님에게는 로얄코펜하겐이 더 중요하다보니 그럴수도 있었겠네요 중요한것이 다르다보면 이해는 갑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대부분 나중에는 다 이해가 되니... 참 이것도 경험에서 오는 어른스러움인지... 누구 말대로 그런 어른이 되는것이 옳은지...     


일본 현지인들 위주로 예약하는 일본 자란넷을 통해서 예약하고 찾아간 교토인근의 말도 안되는 절경의 료칸을 갔을 때 입니다. 


거기서 주인분이 료칸과 매우 잘어울리는 펜으로 장부를 작성 하고 계셨는데 그 상황이 너무 말도 안되는 고풍 스러움, 전형적인 일본풍 이어서 저도 모르게 “그 펜 저에게 주세요. 그 펜으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저 작가거든요^^” 라고 말하고 빼앗아 왔던 기억이 나네요...     


나쓰메 소세키도 팔면서 받아 왔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추억으로 남길랍니다. 이사 안갔으면 그런일도 없을텐데 하긴 더 좋은 추억과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일이 생겼던거 같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책 더미에 있을 소세키의 소설의 한자락을 인용해 봅니다. 

    

“달이 참 이쁘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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