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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ㅈㅎ Feb 09. 2019

02_07. 되새겨보는 여행의 의미

2015년 8월 10일, 일본 하카타

대학생 때 읽은 한 짧은 기사 내용 중에, 여행은 돈 낭비인 것 같다는 구절이 있었다. 돈을 들인 것만큼의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 행위라고, 글쓴이는 여행에 돈을 쓰는 것이 늘 아깝다고 했다. 그 구절은 꽤 오랫동안 내 뇌리에 남았다. 여행을 가면서도 이것이 돈 낭비는 아닐지 고민하고 반성했던 때도 있었다. 사실 나는 여행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심지어 같은 장소에 여러 번 여행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전에 갔을 때와 계절이 다르면 더 좋고, 계절이 같아도 좋다. 똑같은 장소여도 늘 새로운 것을 하나씩 발견하곤 한다. 전엔 없었던 상황이나 환경이 새로운 시각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언어적, 정신적 성숙도와 이해력의 변화 또한 새로움을 탐색하는 것에 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여행이란 그래서 늘 새롭고 의미 있다.  


모든 선택이 그렇듯 여행 또한 자기 가치의 기준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똑같이 100만 원이라는 돈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경비로, 누군가에게는 생활비로, 또 누군가에게는 미용비로 각자 다르게 이용될 것이다. 예전 그 기사의 글쓴이 또한 그런 의미에서 여행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았을까. 예전에는 나도 글쓴이의 말에 완전히 반박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경험도, 사람도 돈의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나의 결론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서두를 던지고 나서 다시 보니, 이번 일본 여행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참으로 소소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여행에서 겪은 이런 소소한 순간들도 모아 놓으니 참으로 소중하다. 그때를 추억하며 한 번 더 웃고, 한 번 더 현실에서의 나 자신을 달랜다. 그렇듯 여행에서의 작은 순간들은 때때로 내가 일상을 살아나갈 힘이 되기도 한다. 사실 물론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여행은 그 자체로 설레고 즐거운 행위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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