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8일, 우도
우도는 제주도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조금 더 조용했고 조금 더 신비스러웠달까.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서 다녔던 제주도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우도가 조금 더 여유롭게 느껴지기도 했고.
평온한 우도의 풍경과는 달리 버스 안은 우비를 입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비가 내리는 꿉꿉한 날씨, 비에 젖은 우비, 넘쳐나는 사람들. 불쾌지수가 생길 수 있는 요인들이 상당했음에도 여행의 기대와 설렘이 더 컸던 것 같다. 버스 안에서 짜증을 내는 이 하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국적이면서도 청정한 풍경도 아름다웠을 뿐더러, 아이디어가 넘치는 젊은 감각의 음식들은 꼭 '보기에 좋은 것이 먹기도 좋은' 음식들이었다. 제주도로 돌아가는 배로 향하는 발길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아, 그런데 한 가지 충격적인 것은 하나 있었다. 갯강구. 제주도는 두 번째였지만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카페에서 땅콩빙수를 먹는 내내 투명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갯강구들이 어찌나 징글맞았던지. 참으로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뒤로는 여행 내내 바위 위를 기어다니는 갯강구들만 눈에 들어왔다. 나란 인간, 이런 것 찾아내는 것은 참으로 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