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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ㅈㅎ Apr 11. 2019

06_03. 안녕, 캄보디아?

2015년 12월 12일, 캄보디아 씨엠립

나에게 '캄보디아'라는 나라의 이미지는 '킬링필드', '앙코르와트의 계단'과 같이 무서운 이미지가 컸다.

(※앙코르와트의 계단 : 엄마가 오래전에 앙코르와트에 갔을 때는 꼭대기에 오르는 손잡이가 따로 없어서 급경사의 계단을 거의 두 손 두 발로 기다시피 하여 오르내렸다는 체험담을 들은 적이 있었다. 자타공인 겁쟁이인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인생에 앙코르와트는 없다'라고 생각했지만,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더운 날씨도 잘 견디지 못하는 탓에 도착과 동시에 기대만큼이나 걱정도 컸더랬다.


이런 나의 기우를 뒤로 한 채, 우리는 캄보디아 씨엠립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본격적인 워크숍 및 기관 탐방은 수도인 프놈펜에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고, 우리는 앞서 캄보디아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씨엠립으로 온 것이었다. 씨엠립에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느껴야, 프놈펜에서 만날 실무자들과도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날씨는 더웠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덥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현지 실무자에게 들은 바로는 12월이기 때문에 매우 선선한 날씨였다는 것이다. 적당한 날짜에 잘 맞춰와서 다행이었다.


걱정과는 달리 이국적인 캄보디아의 풍경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웅장한 자연과 섬세한 유적들의 조화가 감동적일 만큼 아름답고 놀라웠다. 실로 천혜의 땅이라 불릴만했다. 그렇게 하늘이 축복한 땅에서 그토록 잔혹한 피의 비극이 벌어졌었다니. 캄보디아의 현재를 보고 감탄하면서도, 관광객들에게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캄보디아의 과거를 떠올렸다. 


유적지 입장권에는 즉석 사진도 함께 부착된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이상한 표정으로 사진이 찍혀버렸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두 번째 씨엠립에 방문했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이렇게 받은 입장권은 개인 기념품으로도 그만이다.

땅과 하늘이 빚어낸 자연과 인간이 빚어낸 유적의 조화가 이토록 아름답다.

그 어떤 예술작품도 이만큼이나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알록달록 사랑스러운 캄보디아의 색감

우리의 워크숍 주제가 '장애인 복지'이다 보니, 지뢰 피해자들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그들의 음악은 가볍고 통통 거리는 악기로 연주하는 것임에도 애달프고 슬펐다.

잊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역사. 

첫날부터 강행군이었는지 발이 퉁퉁 부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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