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도 좋았던, 따뜻하고 풍성한 동네책방
마침 서면에 약속이 생겨서, 서면에 있는 책방에 가보기로 했다.
두 군데 정도 생각을 해뒀었는데 마침 한 곳은 쉬는 날이어서 <북:그러움>으로 향했다. <북:그러움>은 내가 처음 알게 된 독립서점이었고 2년 만에 재방문하는 곳이었다.
2년 전에는 책이나 책방에 흥미를 가질 때여서 별생각 없이 구경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찾은 <북:그러움>은 더 따뜻하고 풍성해진 느낌이었달까. 역시 2년이라는 시간 넘게 굳건하게 동네 책방으로 자리 잡은 곳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북:그러움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46번길 10-7 2층)
2. 방문 날짜 : 2020년 1월 11일
3. 매일 13:00 - 22:00 (비정기적 휴무. SNS(인스타그램)에 매달 일정이 나와있음)
4. 골목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도 앱을 따라 찾아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당연한 이야긴가). 책방 이름이 크게 걸려 있음에도 '여기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외관이지만(죄송합니다) 의심을 털고 2층으로 올라가면 아주 따뜻한 분위기의 책방이 등장한다(두둥).
2년 전에도, 지금도 외관만 보았을 때는 책방에 대해 큰 기대가 없었는데... 역시 사람이든 물건이든 건물이든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15년 동안 친구처럼 지냈던 강아지 몽실이를 떠나보내고 겨우 이틀이 지난날이어서, 벽보에 붙은 책 광고를 보는데도 코 끝이 시렸다. 결국 고민 끝에 <북:그러움>에서는 이 책을 구입했다.
책방에 들어가기 전에 꼭 유의사항을 읽어보자. 작은 책방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예의가 중요한 것 같다. 그나저나 예전에는 4인 이상을 위한 자리도 있었던 것 같은데 바뀌었나 보다 싶었다.
예전에는 책 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그 공간들이 책으로 더 많이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불편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풍성해진 느낌. 자칫하다가는 책방이 아닌 카페처럼 변할 수도 있는터라 적절한 변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난방용품이나 인테리어 소품들이 따끈한 느낌을 준다. 책방에 오래 머물고 싶게 한다.
이전 책방들에서 보지 못했던 책들도 많았다. 책방을 많이 다니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책의 종류가 다양해서 좋았다.
책을 위한 인테리어도 이렇게 다양하게 할 수 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진열된 책 중에 가끔 '샘플북'이라는 것이 있는데,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대체로 샘플북이라는 것이 있는 서점도 샘플북과 판매용 책이 따로 분류되지 않고 그냥 아래로 쌓여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판매용은 봉투에 담아 놓아서 확실하게 분류해놓는 점이 좋은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다.
블라인드 북도 다른 책방과는 다른 느낌. 약국에서 약을 처방해가는 것 같은 블라인드 북이다. 특히 선물용으로 좋은 에세이류를 담고 있다고 하니 그 점도 마음에 든다.
앉을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다. 뭐든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책방이라는 공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2년 넘게 사랑을 받으며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독립서점이다 보니 이런저런 인터뷰나 다양한 매체에도 많이 소개되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사랑받는 책방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야망).
이번 그림에서는 <북:그러움>의 귀엽고 좋았던 요소들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다.
책방의 따스한 분위기를 담아내고 싶었다.
(따끈 따끈이라는 글씨로 표현하기..)
V <북:그러움>의 포인트
- 오래 머물고 싶은 따뜻한 분위기
- 독립 서적물, 출간 서적물이 적절한 비율로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 것
- 북 토크, 독서모임 등 책과 관련된 행사를 많이 운영하는 것
- SNS를 통해 신간으로 입고된 책을 한 권씩 소개 (책 한 권 한 권 애정이 담긴 홍보글이어서 독자로서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 독특한 콘셉트의 블라인드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