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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의 슬로 라이프>를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오랜 게으름 끝에 <아침형 인간의 슬로 라이프> 대문을 활짝 연 주인장, 성선설전도사입니다. 

앞으로 아침형 인간과 슬로 라이프, 나답게 사는 법과 생체 리듬에 따라 사는 삶 등을 공유할 예정인데요, 오늘은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침형 인간'과 '슬로 라이프'에 대해 먼저 간단히 소개하자 합니다. 

우선 아침형 인간(morning person)과 슬로 라이프(slow life)가 어떻게 해서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묶일 수 있는지부터 설명드릴게요. 흔히 아침형 인간은 잠을 줄여가면서 새벽에 일어나 열심히 일하는 목표지향적 인간을 의미하지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일찍 일어나 더 많은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무언의 압박이 '아침형 인간'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집니다. 그리고 아침형 인간을 주장하는 많은 작가들이 실제로 그와 같은 목적으로 아침형 생활 패턴을 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소개해드릴 바와 같이, 아침형 인간은 그것이 체질인 이에게는 가장 자연스럽고 느긋한 삶의 방식입니다.

또한 제가 이해하는 아침형 인간은 일찍 자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지, 결코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침형 인간을 꿈꾸는 많은 이들은 어떻게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날 까만을 고민하는 듯합니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 아침 XX시 기상! 에 대한 글이나 동영상은 매우 많지만, 정해진 시간에 자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은 다소 적은 듯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확히 세팅해야 할 시간은 기상 시각이 아닌 취침 시각입니다. 일찍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수면 부족으로 인해 각종 질병 및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됩니다.

저는 기상 시각을 '취침 시각으로부터 7시간 뒤'로 정의합니다. 기상 시각을 정하려 들지 않고, 취침 시각을 정한 뒤 그에 맞춰 잤다가 7시간 뒤에 깹니다. 저녁 11시에 자고 오전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으며, 어쩌다 12시에 자게 되면 7시간 뒤인 오전 7시에 일어납니다. 기상 시각과 마찬가지로 취침 시각 또한 1년 365일 내내 정확히 지켜질 수는 없지요. 하지만 그래도 원칙이 필요하며, 원칙은 기상 시각이 아닌 취침 시간을 정하는데 맞춰져야 합니다. 취침 시간 전에 지켜야 할 몇 가지 간단한 원칙을 따라서 제시간에 잠든다면, 다음날 아침에 6시나 5시에 일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의 출근 전 아침은 느긋합니다. 말 그대로 슬로 모닝(slow moring)이지요. 늦잠을 자는 이에게 하루 중 가장 허둥대고 바쁜 때는 바로 아침 출근 시간입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조급하면, 그 심리 상태가 하루를 좌우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아침형 인간은 그 단어가 주는 선입견과는 달리, 슬로 라이프의 출발점입니다. 

한편 슬로 라이프의 슬로(slow)는 결코 느리다는 뜻이 아닙니다. 현대 사회가 오직 빠른(fast) 속도만을 추구하기에, 그와 같은 목표지향적 이데올로기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슬로(slow)라는 용어를 사용했을 따름입니다. 슬로 라이프라는 용어를 만들어내고 확산시킨 주인공인 쓰지 신이치는 <슬로 라이프>(디자인하우스, 2018)에서 슬로 라이프라는 용어가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애석해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슬로 라이프는 기본적으로 자연의 리듬에 따라 사는 삶이었는데 말입니다.      

아침형 인간이 체질인 저에게 '아침형 삶'은 내 안의 자연 리듬을 따라 사는 삶이며, 말 그대로 슬로 라이프를 나답게 살아내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슬로 라이프는 게으름과는 구분되며, 규칙적이지 않은 방만함과도 다릅니다. 하지만 고작 아침 6시에 기상하는 제가 아침형 인간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도 벌써부터 의문스럽네요. 왜냐하면 요즘은 아침에 누가 일찍 일어나느냐 경쟁이 붙어서, 아침 6시 기상은 그 콘테스트에 끼지도 못합니다. 적어도 4시에는 일어나야 아침형 인간 중 상위권에 속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이와 같은 경쟁형 아침형 인간 콘테스트와 멀찌감치 떨어져서 저만의 '나답게 사는 슬로 라이프'를 기술해보고자 하니다.  

다음 글에서는 "생체리듬에 어긋난 삶 = 만성피로"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다음에 만나요,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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