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주강 알이즈웰전도사
Oct 09. 2020
정치판에서 '성공한 피해자'는 누구인가?
지그문트 바우만 외, <도덕적 불감증>
리투아니아 출신 철학자인 레오니다스 돈스키스는 지그문트 바우만과의 2013년 대담에서 말한다. "탈도덕화된 현실에서 피해를 성공적으로, 납득할 만하게 경험하고 입은 고통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것은 성공과 인정으로 가는 길이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성과 감수성이 이 세계에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인 경쟁이나 권력 투쟁에서 그런 것처럼 논쟁적이고 호전적인 요소가 수난, 순교자적 고통, 피해 등에 수반하기 때문이다. 피해자들과 희생자들은 서로 경쟁한다. 누가 더 설득력이 있고 어느 쪽이 더 진정성이 있는가? 성공적인 수난과 다수를 뒤흔드는 이야기는 상징적 권위, 권력, 인정의 구조물로 향하는, 적어도 정치적 영향력과 권력의 지지를 받는 안전한 공식과 어법으로 향하는 통로를 열어준다.
간단히 말해 피해자들은 유명 인사들이다. 그리고 유명 인사들은 피해자들이다. 이것은 유동적 근대에서 통용되는 성공의 이야기이다. 소비하는 세계에서는 수난 역시 소비된다."(<도덕적 불감증>, 1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