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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볼이 넓어 슬픈 펭수를 위한 운동화 브랜드 추천

내돈내산(내가돈 주고 내가 산) 추천품

나는 펭수다. 왜냐하면 발볼이 11cm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본디 265mm를 신으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270mm를 신는다. 그것도 나이키나 아디다스 러닝화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브랜드 러닝화들은 발볼이 좁은 이른바 "칼발"에게만 어울리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키나 아디다스, 호카오네오네, 브룩스, 써코니 등에서도 발볼이 넓은 러너들을 위한 러닝화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넓은 발볼을 위한 제품이라고 흉내만 내는 정도이다. 정말로 자신의 발볼이 넓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달리기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나이키나 아디다스, 브룩스 쪽은 아예 쳐다보지 않는 편이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 


그렇다면 발볼이 넓은 "펭수"들을 위한 러닝화 브랜드는 정녕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뉴발란스, 아식스, 미즈노 등이 바로 나와 같은 펭수를 위한 브랜드이다. 이 가운데 미즈노는 제외하기로 한다. 왜냐하면 발볼이 "매우" 넓은 진성 펭수를 위한 러닝화는 미즈노에서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회사인 만큼 발볼이 넓은 동양인에게 적합한 운동화를 생산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펭수들에게는 성에 차질 않는다. 아, 참고로 내가 말하는 펭수란 발볼이 4E인 운동화를 신어야만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그러면 4E는 무엇을 뜻하는가? 2E는 "WIDE(넓음)"이고 4E는 "EXTRA WIDE(매우 넓음)"이다. 참고로 운동화 브랜드마다 4E의 넓이가 조금씩 다르다. 이 때문에, 결국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신어보는 편이 가장 정확하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본인이 펭수를 넘어선 오리발이 아니라면, 4E로 충분할 것이다.(미국에서는 6E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발볼에 따라 신발의 사이즈를 세분하여 내놓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뉴발란스와 아식스이다. 어느 브랜드가 더 뛰어나다는 말은 부질없다. 4E의 발볼 사이즈가 있다는 점만 안다면, 이제는 매장에 가서 직접 신어보고 선택해야 할 일이다. 다만 "마라톤용"이 아닌 "워킹 및 트레일러닝용" 러닝화를 찾고 계신 분들 가운데 "가성비"를 중요하에 여기시는 분이 있다면 내가 공유하고 싶은 운동화가 하나 있다. 

무신사에서 판매하는 아식스 젤 벤처 7(4E)이다.  

https://store.musinsa.com/app/goods/1120326?utm_source=naver_jisicshopping&utm_medium=sh&source=NVSH&NaPm=ct%3Dkqq5oarc%7Cci%3D4b5cc3c08e30be206ddd375076261d707a473a68%7Ctr%3Dslsl%7Csn%3D204973%7Chk%3Df8bcf6f64c84dc69912837646f60a3734a5f842e 


우선 가성비부터 살펴보자. 네이버 쇼핑에 들어가서 러닝화 또는 운동화 4E를 검색하면 배송피 포함하여 이 러닝화보다 저렴한 케이스는 2021년 7월 현재 없다. 무신사 스토어는 배송비마저 무료이니, 실제로 4만 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둘째, 디자인이 예쁘다. 여기에는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 나는 상기한 블렉:레드 제품을 가지고 있지만, 무신사 스토어에 가면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여하튼 4만원의 가격에 저 정도 디자인을 뽐내는 4E 러닝화는 개인적으로는 없다. 게다가 젤 벤처는 세계적으로 메가히트를 기록하여 망해가던 아식스를 구원한 "아식스 조그 100"의 상위버전이다. 그런데 무신사에서 판매하는 아식스 젤 벤처 7은 오히려 아식스 조그 100보다 저렴하다. 무신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젤 벤처7는 6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나는 굳이 무신사에서 구매하기를 고집한다. 

셋째, (가성비를 볼 때) 기능적인 면에서 탁월하다. 여기에는 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겠다. 우선 나는 이 신발을 "마라톤용"이 아닌 "워킹 및 트레일러닝용"으로 사용한다. 이와 같은 구별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자전거로 비유해 볼 때, 마라톤 러닝용 신발은 "로드 자전거"에 해당하고, 트레일 러닝용 신발은 "MTB 자전거"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둘 다 달릴 수 있지만 용도가 다르다. 마라톤 러너들은 물론 아식스 젤 벤처 7을 신지 않는다. 하지만 저녁에 퇴근해서 동네 몇 km 정도를 뛰는 런린이(런닝 어린이, 런닝 초보자)들은 기함용 마라톤화를 오히려 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최상의 스피드를 내기 위한 전문가용 러닝화는 바닥이 얇아서 오히려 초보자들의 허리와 다리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주변 자연환경을 충분히 즐기면서 달리는 슬로우 러닝을 선호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슬로우 러닝을 하는 데 있어 아식스 젤 벤처 7은 아무런 불편을 주지 않을뿐더러 매우 적합하다. 참고로 젤 벤처 7는 "트레일 러닝화"이다. 즉 변수가 많고 경사가 다양한 길을 천천히 달리는데 매우 적합한 운동화라는 뜻이다. 젤 벤처 7의 아웃솔(바닥)은 마라톤화와 달리 울퉁불퉁하게 생겨서, 트랙보다는 시골길을 달릴 때 뛰어난 접지력을 자랑한다. 이 또한 로드자전거가 아닌 MTB 자전거 또는 그래블 자전거 타이어의 특징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또한 미드솔 부분에 젤이 들어가 있어, 걷거나 가볍게 뛸 시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준다. 우리가 걸을 때에는 일반적으로 뒷꿈치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럴 때 젤이 있는 런닝화는 큰 도움이 된다. 단언컨대, 발볼이 넓은 펭수가 신어야만 하는 4E (트레일) 러닝화 가운데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성능을 지닌 메이저 브랜드 러닝화는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아래 동영상에서는 아식스 조그 100T(졸트 100과 조그 100은 내용 면에서 차이가 없다)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참고할 만하다. 아래 유튜버는 조그 100T를 엔트리 러닝화로 추천하고 있다. 나 또한 "엔트리" 러닝화로 조그 100T나 젤 벤처 7가 전혀 무리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러닝화들은 모두 4만 원 대에 구매할 수 있으며, 일단 사놓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본전 이상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무신사 젤 벤처 7가 만 원 가까이 저렴하다). 말끔한 도로 위에서 42.195km를 달리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속도로 10km 정도를 뛰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슬로우 러닝 입문자들 또는 장거리 도보 여행자들 가운데 펭수들에게는 아주 적합한 러닝화라고 할 수 있다. 이상 내 돈 주고 내가 산 내게 맞는 트레일 러닝화 후기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XEVIqXbYw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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