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사토리 세대는 자동차에 흥미가 없다?-1

이제 우리는 사토리 세대의 세 번째 특성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아사히신문은 사토리 세대가 자동차에 흥미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기사에는 내가 앞서 인용하지 않았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더 실려 있다. 닛산자동차 마케팅본부의 츠카하라 타카아키(塚原隆彰)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던 시대는 끝이 났으며, 오늘날에는 연애나 음식 등 다양한 요소들을 자동차와 결합시켜 사토리 세대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닛산자동차의 마케팅본부가 저와 같이 사토리 세대를 인식하는 한, 닛산자동차의 미래는 매우 어두울 것 같아 염려된다. 사토리 세대가 자동차에 흥미를 잃은 까닭은 간단하다. 그들은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자동차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그에 따라 자신이 필요로 하지 않는 곳에 소비하지 않을 따름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원칙에 충실할 따름이며, 연애나 음식 등의 다양한 요소와 결합해서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꾸며낸다 해도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경영학의 인센티브 이론이 지닌 문제점을 앞서 언급했는데, 상기한 기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그들보다 예전 세대, 예컨대 유토리 세대(ゆとり世代)가 자동차의 가격과 사회적 지위의 고하(高下)를 연결시켰는지에 대해 사토리 세대는 전혀 관심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회적 지위’란 개념 또한 자신의 시각이 아닌 타인의 시각에서 결정된 환상에 불과함을 명확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물며 고위층일수록 더욱 비싼 자동차를 몬다는 사회적 통념은 그들에게 비웃음만 살뿐이다. 사토리 군이라면 다음과 같이 말할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필요로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만 소비할 거야. 내가 건프라(건담 프라모델)를 좋아할 경우, 나는 내 생계를 위협하지 않는 ‘만족스러운’ 범위 내에서 건프라에 얼마든지 투자할 거야. 하지만 왜 내가 사회적 지위 따위를 의식해서 자동차를 2,000cc급에서 3,000cc급으로 올려야 할까? 무엇 때문에?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리고 왜 잘 보여야 되지?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 다들 그렇게 먹고살기 위해서 남들의 눈치를 본다면,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자기도 모르게 사회의 악습을 유지하는데 공헌하는 것이 아닐까? 모든 속물근성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내 판단 어디에 문제가 있어서 내가 자동차 구매 따위에 신경을 써야 하지?

나도 알아. 나도 그런 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끊어가며 살고 싶진 않아. 하지만 그들에게 구태여 잘 보이려 애쓰고 싶지도 않아. 돈을 받고 일하느니만큼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하되, 쓸데없이 사람을 평가하는 놈들 비위를 맞추어야만 그 회사에 붙어 있을 수 있다면, 나는 떠날 거야. 짧은 인생, 남의 눈치 보면서 살다 가긴 싫어.”


여기서 우리는 잠시 잊고 지냈던 사토리 군의 근황을 알아보기로 하자. 사토리 군은 ‘인서울’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의 가정형편은 몇 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처참하게 변했으며, 그의 집은 ‘아웃서울’했다. 그의 아빠는 성형수술과 관련된 큰 소송 몇 건에 휘말려서 많은 돈을 배상해야 했다. 게다가 소송으로 인해 나쁜 소문들이 돌아서 손님들이 발길을 끊었으며, 아빠는 결국 병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워낙 큰 병원을 운영했던 터라 병원 문을 닫고서도 다행히 알거지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집이 하야리 양네 집 못지않게 쪼들리게 된 건 사실이었다. 게다가 충격에 빠져 건강을 해친 아빠의 병원비 및 향후 생활비를 고려할 때, 결코 지금의 자금 사정은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몸져누운 아빠와 함께 엄마는 서울에 있던 집을 팔고 시골로 내려갔다. 평소에 잔뜩 사두었던 비싼 옷들을 하루에 버스가 네 번 들어오는 촌에서는 도저히 입을 수가 없어, 엄마는 그것들을 폐기 처분하고 아빠와 함께 유니클로에서 옷을 여러 벌 구입했다. 사토리 군은 유니클로를 입고 있는 엄마를 볼 때마다, 그녀와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아빠가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며 이제 나쁜 소문과 거리가 먼 지방에서 다시 병원을 개업하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앞으로 더 잘 될 일만 남았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사토리 군은 이제 문자 그대로 돈이 땡전 한 푼 없었다. 그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대학으로 학교를 낮춰 들어갔으며, 주중에 과외를 여럿 함으로써 생활비를 충당했다. 사토리 군은 자의든 타의든 이제 정말 자신이 필요로 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에만 소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물론 자신이 필요로 한다는 것은 단지 생계를 유지하기만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바다 건너 일본의 사토리 세대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생계유지 외에도 자신의 취미를 위해 쓸 사소한 돈 정도는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토리 군은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어떤 경우에도 허투루 돈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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