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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3 홍콩 침사추이 서울식당

오늘은 12월 3일 금요일, 올해 첫 연말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저녁 6시 반에 침사추이 서울식당(서울하우스 Seoul House)에서 기혁 윤진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5시가 조금 넘어 사무실을 나와 약속 장소까지 걸어갑니다. 침사추이 역이 조던 역 바로 다음 정거장이라 그다지 먼 곳도 아닌데, 침사추이에 살다 조던으로 옮기니 갈 일이 줄어듭니다. 침사추이 쪽으로 가면 갈수록 로컬이 줄어들고 관광객과 외국인(저 포함)이 늘어납니다.

침사추이보다는 조던 역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할 테지만, 여하튼 쭉 걸어 내려와 힐우드 로드로 접어듭니다.  

이쪽 골목은 고급 맛집들이 제법 자리하고 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없습니다. 

공식 명칭은 <서울 하우스 레스토랑>이지만, 홍콩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서울 식당'이라고 불리지요. 제가 입장하니, 곧바로 주방에서 "안녕하세요!"하고 맞아줍니다. 홍콩에서 처음 한국어로 저를 맞아주는 식당을 방문하니, 어리둥절합니다. 

오후 6시부터 오픈하는 서울 식당에는 저와 일본인 2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윽고 오늘 저와 모임을 함께 할 두 명이 등장합니다. 기혁 형은 <신의 물방울> 8권에 나오는 6번째 와인에 나오는 와인을 준비해서 왔습니다. 

빈티지야 다르지만, 그래도 얼터 에고(알터 에고)는 맞습니다. 코르크를 빙글빙글 즐겁게 돌려 땁니다. 

와인이 "열릴" 때까지 잔에 따라서 그대로 두기로 하고, 일단 소주를 주문합니다. 

앗, 벌써 다 마시고 비운 사진을 올려버렸네요. 홍콩의 한국 식당은 처음 와보았기 때문에, 기본 세팅을 촬영해봅니다. 

소소하게 1차는 소고기. 

2차는 곱창. 

3차는 굴 파전.

4차는 김치찌개.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별 특별한 것도 없는 메뉴입니다. 하지만 저는 마지막 김치찌개를 위해서라도 이곳을 재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홍콩의 달착지근한 음식을 계속 접하다 보니, 맵고 깔끔한 음식이 그리웠습니다. 

1월에도 즐거운 연초 모임을 기약하며,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윤진 형은 다른 한국인 모임으로 2차를 떠나고, 저는 침사추이에서 페리를 타고 홍콩섬으로 넘어가겠다는 기혁 형을 배웅하러 같이 발걸음을 옮깁니다. 부족한 동생이 평소 연락도 많이 못했는데, 그래도 이역 땅에서 이렇게 만나서 연말 연초를 함께 할 수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지나가던 분을 붙잡고 센트럴 빌딩을 배경으로 사진 한 번만 찍어달라 부탁드렸습니다. 이렇게 12월 3일 모임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흥이 가시지 않아 너츠포드 테라스의 <올 나이트 롱 All Night Long> 앞에서 밤새도록 라이브 밴드 공연을 보고자 했으나, 근처까지 가서 발길을 돌립니다. 오늘은 술을 많이 마셨으니, 귀가해서 취침하는 편이 낫다고 보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목이 다소 쉬었습니다. 과음하면 제게 생기는 현상입니다. 샤워를 하면서 대학교에 갈 준비를 합니다. 토요일은 제게 휴일이니,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는 또 어디론가 즐거운 곳을 찾아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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