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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딩과 3대 500의 관계

"안 다치고 즐겁게" 운동하는 운동법. 운동의 목적에 맞는 운동법  

안녕하세요, 알이즈웰입니다. 오늘은 많은 이들이 즐겨 하는 보디빌딩과 3대 500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주로 하는 운동에는 개인 운동 및 단체 운동이 있습니다. 모든 운동은 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만, 내향성 인간의 경우에는 단체 스포츠를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때문에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개인 운동에 좀 더 주목하게 되는데요. 그 가운데에서도 자기 성찰에 가장 좋은 운동으로 저는 보디빌딩과 러닝(마라톤을 포함한 모든 달리기)을 꼽습니다. 저 또한 두 가지를 모두 즐기는데요, 그 가운데에서도 오늘은 보디빌딩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합니다. 특히 '보디빌딩'에 대해서 우리가 지니고 있고 심지어 사회에 확산하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서 짚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단적으로 말해, 보디빌딩은 '파워리프팅'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누가 더 무거운 것을 들어서 힘이 강한가를 대결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히고 그것들을 확산-강화합니다. 가장 흔히 하는 말이 '3대 500'이지요. 누가 더 힘이 센가를 겨루는 '파워리프팅'이라는 스포츠의 3가지 측정 종목이 벤치 프레스-스쿼트-데드리프트 등 3가지입니다. 이 세 가지 종목을 합쳐 500kg 이상을 드는 것을 '3대 500'이라고 하는데요. 만약 본인이 "남들과 비교해서" 더 무겁게 들어 남들을 이기겠다는 비교 심리 때문이 아니라, 그냥 무게를 그만큼 들어서 자신의 한계를 실험해보겠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에게 정직해야만 하죠. 오직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을 하면서도, "3대 500은 쳐야 어디서 헬스한다고 말할 수 있지"라는 말을 우리는 남자들이 득실득실한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으니까요. 아니, 여성들조차도 남자들이 헬스장을 다닌다고 말하면, "벤치 프레스 얼마나 들 수 있어요?"라고 묻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보디빌딩"을 "무게를 더 많이 드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산 증거이죠. 보디빌딩이 말 그대로 "몸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며, 보디빌딩의 번역어가 "육체미"라는 점은 흔히 간과됩니다. 보디빌딩이란 말 그대로 무거운 무게 들기 게임이 아니라, "예쁜 몸을 만드는 디자인 작업"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상식이 이 "무한 경쟁 사회"에서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보디빌딩 프로 선수'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3대 500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자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운동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운동 무게 및 운동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앞선 논의를 바탕으로 해서, 피트니스 클럽을 나가는 다양한 운동 목적에 대해 살펴봅시다. 

첫째, 다른 운동을 하기 위한 기초체력 증진의 수단으로 우리는 헬스장(체력단련실)에 나갑니다. 예컨대 내가 마라톤을 즐기더라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꼭 필요합니다. 흔히 달리기는 하체 힘으로 하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상체 힘이 부족하면 장거리를 달릴 수 없습니다. 코어의 힘은 물론이요, 팔꿈치를 잘 쳐주는 것 또한 달리기의 핵심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진짜로 잘 달리고 싶은 사람은 온몸을 골고루 발달시키기 위해 헬스장을 찾아서 상체와 하체 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당연히 3대 500을 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달리는 데 "불필요하게" 근육을 성장시키면, 오히려 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엄청난 근력을 소유해서 3대 500을 치면서도 동시에 장거리 마라톤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서브3 주자들 중 3대 500을 목표로 하는 이는 드물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운동 목적에 맞지 않기 때문이죠. 여자 허리만큼 두꺼운 허벅지를 가지고 서브3를 못하란 법은 없지만, 누가 봐도 "불필요한" 근육이지요. 마라톤의 제왕 엘리우드 킵초게의 다리는 42.195km를 2시간에 주파할 정도로 강하고 단단하지만, 전문 보디빌더의 그것처럼 굵지는 않습니다. 

엘리우드 킵초게 <allure, 2018>

둘째,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헬스장에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로니 콜먼이나 제이 커틀러와 같은 몸매를 원하지 않습니다. 헬스장을 찾는 대부분 남성들은 "옷을 입었을 때 약간 운동한 티가 나면서도, 수트를 입었을 때 무식하게 보이지 않는" 수준의 몸을 원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운동을 통해 넓은 어깨와 적당히 갈라진 팔을 지녔지만, 동시에 "핏이 살지 않는" 몸은 싫다는 것이지요. 사실 현대인은 대부분의 경우 벗고 있지 않습니다. 옷을 입었을 때 핏이 살지 못하는 거대한 몸은 대부분의 남성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겠지요. 50대 중년남성이 수트 핏을 유지하면서도 보기 좋은 근육을 유지하는 마지노선이 바로 007 촬영 당시 다니엘 크레이그의 몸 정도 된다고 봅니다. 이조차도, 사실 대한민국 여성들이 선호하는 남자 아이돌의 "패션 근육"에 비하면 매우 과합니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저 상태에서 이두근이나 삼두근, 전완근이 조금만 더 굵거나 어깨 및 가슴이 조금만 더 부풀어도 수트 핏이 바로 무너질 것이라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저 근사한 몸매는, 더 커지지 않고 수트빨이 살도록 섬세하게 "코디"된 몸입니다. 

https://www.thetimes.co.uk/article/how-to-get-a-body-like-james-bond-in-your-fifties-8njnqbl6p

만약 내가 수트 핏을 유지하면서도 운동한 티가 나는 멋진 몸을 만들고자 한다면, 누가누가 더 무거운 무게를 드느냐의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디빌딩"은 말 그대로 "내가 원하는 몸을 빌딩해가는 가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내가 원하는 형태로 몸을 조각해 가는 디자인 활동"이라고 보면 됩니다. 나는 파워리프터가 아닌 조각가이자, 내 몸을 깎아내는 예술가입니다. 물론 헬스장 바닥에 굴러다니는 분홍색 덤벨(1kg)로 굵고 쫙쫙 갈라지는 팔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철봉 위를 날아다니는 맨몸 운동(스트리트 워크아웃) 선수들의 멋진 팔뚝과 어깨를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자기 몸에 무리를 줄 정도의 무게를 계속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바디빌더들을 폄하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자신의 운동목적과 자신이 원하는 몸의 생김새 및 사이즈를 고려해서 그것에 알맞은 운동 방법 및 무게를 목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https://knowyourmeme.com/photos/1187378-learn-the-difference-it-could-save-your-life

셋째, 둘째와 흡사하지만 확연히 다른, "살을 빼기 위해" 헬스장에 나갑니다. 사실 운동 자체는 살을 빼는 데 그다지 큰 효과가 없습니다. 보디빌딩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이 그러합니다. 살을 빼려면 식단 조절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운동은 살을 빼기 위해서라기보다, "건강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운동을 통해 내 근육과 뼈가 단단해지고,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며, 심폐 기능이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면 또한 적지 않습니다. 여하튼 운동이 살을 빼는데 간접적으로마나 도움이 적지 않기 때문에, 운동은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다이어트 수단으로 운동을 선택할 경우, 살 빼는데 운동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순간 운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죠. 아울러 드물지만, 소위 "멸치남"들은 살을 찌우기 위해 헬스장에 나갑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운동보다는 식단이 훨씬 주요합니다. 근육 성장은 운동 10%, 식단 90%라는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닙니다. 

넷째, 마지막으로 근비대를 위해, 다시 말해 좀 더 큰 근육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 갑니다.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면,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부질없는 목표에는 관심을 두지 않게 됩니다(프로 선수들에게는 매우 의미가 있는 목표입니다). 하지만 피가 끓는 이십 대와 아직 경쟁심이 사그러들지 않은 삼십 대에는 어제보다 오늘 더 무거운 중량을 들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전문 보디빌더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저는 아무리 올바른 자세로 운동한다 하더라도, 고중량의 무게를 수년 간 반복해서 도전할 경우 결국 100% 부상을 입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인 보디빌더들은 모두 부상을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비록 잘못된 자세로 운동한다 하더라도 무거운 무게를 들지 않을 경우 부상을 입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성인 남성인 제가 무게를 올리지 않은 빈 봉만으로 벤치 프레스를 한다고 해서 회전근개 파열 부상을 입지는 않습니다. 결국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부상을 입는다 함은, 잘못된 자세보다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계속적으로 드는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계속 드는 일이 가능할까요? 바로 카페인이나 타우린을 턱도 없이 많이 함유한 부스터를 운동 전에 마시며, 운동 후에도 필요 이상의 단백질을 계속 섭취하여 근육의 덩치를 키워가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고카페인을 함유한 부스터를 운동 전에 마시면 평소에 못 들던 무게를 번쩍번쩍 들어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평소에 못 들던 무게를 번쩍 드는 것은, 평소의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마치 카페인이 잔뜩 든 핫식스를 마시고 밤을 꼬박 세울 수 있으니, 그렇게 적게 자는 상황이 "정상"이라고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 몸에 엄청난 무리를 주는 행위이죠. 그런데 근육이 커지고 세지면 세지면 당연히 더 무거운 중량을 들 수 있는데 어째서 부상을 당하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근육은 성장할 수 있지만, 근육의 아래에 깔려 있는 뼈와 연골 등은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는 소모품이지요. 결국 근육은 커지지만 근육이 붙어 있는 기본 뼈와 연골이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서 장기적으로는 부상을 입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올바른" 자세로 운동해도 결국에는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자세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이 때문에 프로 선수들은 "자기 몸을 갈아넣어서" 선수 생활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는 상식에 해당하지요. 문제는 그것으로 돈을 벌지 않는 일반인들이 마치 프로 선수들처럼 먹고 운동하며 "몸을 갈아넣는데" 있습니다.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28742


비록 제목에 구체성을 더하기 위해 "3대 500"이란 표현을 썼지만, 오늘 글의 핵심은 "자신의 운동 목적에 맞게" 운동하자는 것입니다. 내가 목표하는 몸이 있다면, 그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방법과 식단을 골라야만 합니다. 예컨대 "쫙쫙 갈라지고 간지나며 수트 핏도 확 사는"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단백질 보충제를 털어넣고 닭가슴살을 억지로 씹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스트리트 워크아웃 선수인 "이준명"의 경우에도, (2023년 8월 현재에는 "쇼미더바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억지로 중량하고 있지만) 평범한 일반식을 먹으면서 아래와 같은 몸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키는 172cm이며, 그의 평소 체중은 67kg입니다. 아래 동영상의 몸무게는 70kg 정도 나갈 때입니다. 내가 시간과 돈을 들여 내 몸을 "가꾸는" 활동이 보디빌딩이므로, 식단과 무게를 신경쓰기에 앞서 먼저 "내가 왜 운동을 하며, 내가 운동을 통해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고민하고 형상화해서, "다치지 않고 즐겁게" 모두가 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5wzXW6qL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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