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셋째 주는 QWER을 위해 바위게들의 지갑이 신나게 털렸던 한 주였습니다. 아니, 그 주간에도 털렸지만 앞으로도 행복한(!) 지갑털이가 예고된 한 주였죠. 이를 염두에 두고, 차분히 따라가봅시다!
우선 월요일인 12월 16일은 QWER의 메인 보컬인 시요밍과 니트 전문 브랜드인 <니티드>의 콜라보 의류가 무신사TV에서 라이브로 판매되었던 날이죠. 저는 처음에 <니티드>를 프리미엄 도넛 가게 <노티드>로 잘못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도넛밍 이시연이 드디어 도넛 광고 모델이 되는구나!' 하고 뛸 듯이 기뻐했죠. 하지만 아직 지천명(知天命, 50세)의 나이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귀가 먹었던가요. 그녀는 홋카이도에서 세상 예쁜 니트 룩북을 찍고 돌아와, 시쪽이가 사실은 엄청난 미인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뭐, 니티드와 노티드 둘 다 광고 모델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충분히 홍보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시요밍은, 월요일 당일에도 SNS를 통해 여러 차례 판매를 독려했습니다. 전날에는 자신과 "커플 티"를 하자고 말해, 많은 바위게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들었습니다. 월요일 저녁 9시가 되자 바위게들은 서식처에서 뛰쳐나와, 불나방처럼 무신사TV 앱으로 돌진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XL 사이즈가 빠르게 품절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며, 부리나케 손가락을 놀렸습니다.
WMC와 후아유, 니티드 등 QWER과 콜라보를 하는 의류업체, 아니 현재 진행중인 더현대 팝업스토어까지, 많은 업체들은 QWER 팬덤의 성비와 과거 판매 데이터 분석에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2024년 버전 QWER 코어 팬덤은 남초이며, 그것도 덩치가 작지 않은 바위게가 상당수입니다. 마땅히 XL를 가장 많이 갖춰 놓아야겠죠. 게다가 콜라보 제품 대부분 최대 사이즈가 XL였는데, 실제 QWER 공연장에 가 보면 180cm가 넘고 타노스 같은 팔뚝의 거구들이 많습니다. 모델은 날씬한 여성 뮤지션이지만, 팬덤은 XXL도 부족한 헐크들이 한가득이란 말이죠. 하지만 마음씨 착한 수컷 바위게들은 침대에 놓인 죽부인에게라도 입히겠다는 심산으로, 열심히 구매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QWER은 이번에도 실시간 판매 1위부터 3위까지 줄세우기에 성공했습니다! 도넛 여신 시요밍답게, "렛츠 러브 도넛" 니트가 가장 많이 팔린 게 눈에 띄죠.
냥뇽녕냥 히나와 <WMC>의 두 차례에 걸친 콜라보. QWER과 <후아유> 협업 및 두 차례의 콘서트. 그리고 시요밍과 <니티드> 콜라보까지! QWER은 여러 번의 의류 콜라보에서 모두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라이엇 등의 게임 회사 및 롯데 마운틴 듀 광고 등에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죠. 솔직히 저도 한줌 바위게들의 화력에 항상 놀라곤 합니다. 어쩌면 제 가정이 틀렸을지도 모르죠. 바위게들이 한 줌이 아니거나, 한 줌의 바위게들이 모두 "바위게츠비"이거나.
이 와중에 QWER 팬콘서트 티켓 판매 공지가 나왔습니다. 12월 말에 돈 나갈 일이 또 생겼군요. 하지만 내일의 일은 내일의 내가 해결할 것이라며, 바위게들은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일단 멋진 의류(니트 이외에도 여러 제품들이 있었습니다)를 득템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즐겨야죠. 이런 식으로 2년만 돌면, 머리에서 발 끝까지 전부 QWER로 착장이 가능할 듯합니다.
아, 신발은 어떻게 하냐고요? 얼마 전에 "미하라 야스히로"와 QWER이 성수동 팝업스토어에서 만났었죠. 미하라 야스히로는 GD(지드래곤)가 신어서 더욱 유명해진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 블레이키 스니커즈"의 디자이너죠. 물론 매니아들은 신발보다 의류가 낫다고도 말하지만 말이죠.
참고로 무신사는 내년에 미하라 야스히로와 함께 S.O.S(Sound of Sunrise)라는 공동 브랜드를 런칭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 당장에야 미하라 야스히로가 QWER 스니커즈를 낼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다만 "무신사의 딸"인 QWER이 향후 S.O.S의 모델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훗, 바위게들의 설레발 놀이는 항상 즐겁습니다. '휴, 그래도 이번 달에 돈이 더 나가 내 통장이 "텅장" 될 일은 없겠지?'
[QWER과 미하라 야스히로의 만남]
하지만 다음날인 12월 17일(화), 무신사TV는 다시 "1993스튜디오x쵸단 콜라보 제품" 판매를 12월 31(화) 저녁 8시에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며칠 전 마카오에 있던 바위게가 우연히 찍은 사진에는 쵸단이 입은 브라운 체크무늬 남방 위에 선명하게 "머리를 흩날리며 드럼을 갈기는 쵸단" 패치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진격의 거인> 미카사가 살아난 듯한 역동적인 이미지에, 저는 그만 홀딱 반했습니다. 사실 쵸단만큼 체크무늬 남방이 잘 어울리는 연예인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패션 피플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쵸단이 바위게의 지갑에 가한 올해 막타!
한편 일요일인 12월 22일에 업로드된 쵸단 콜라보 의상 소개 영상에서, 그녀는 자신이 협업한 옷의 모델로 "3대 600을 치는 몸무게 90kg의 몬스터" 검검 매니저를 모십니다. 이래야죠, 이래야 집채만한 수컷 바위게들도 납득이 가죠!
[쵸단과 검검: 같은 옷, 다른 느낌]
게다가 드디어 QWER 협업 최초로 바지가 나왔습니다, 바지가! 역시 QWER 리더답게 바위게들의 니즈를 충실히 파악했군요. 지금까지 콜라보 의류 중에 남성용 팬츠가 없어서, 얼마나 많은 바위게들이 아쉬워했던지요. 심지어 "츄리닝" 바지 하단에 무려 복싱하는 쵸단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마어마하네요.
그 외 다른 옷들도 멋집니다. 가령 "빈티지 워싱 코튼 해링턴 자켓"은 아메카지 스타일로 레이어드해도 끝내줄 듯합니다. 빙빙의 말처럼, 워싱이 매우 잘 되어서 이쁘게 뽑혔습니다. 다만 동일한 자켓도 쵸단과 검검이 입었을 때의 느낌이 확 다르네요.
해링턴 자켓이 허용하는 남성 근육질의 마지노선을 바로 007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제시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보다 가슴과 팔이 두꺼워지는 순간, 핏이 망가질 수 있지요.
[다니엘 크레이그가 입은 "톰 포드" 해링턴 자켓]
그런데 3대 600 미남 헬창 검검이 입으니, 핏과 관계 없이 솟구치는 또 다른 매력이 있네요. 첫째는 "패완얼"이고, 둘째는 검검의 비율 자체가 좋아서 "패완몸"이기도 하기 때문이겠지요. 할리 데이비슨을 모는 "라이더" 느낌이 확 납니다. 아무튼 수컷 바위게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스트릿 패션 스타일 쵸단 콜라보 제품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다니엘 크레이그 사진을 보니...운동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Algorithm's Blossom> 팝업 스토어 오픈일인 12월 18일(수)이 되었습니다!
2024년 12월 18일(수) 아침! 저는 여의도 더현대 지하2층에 있는 QWER 팝업스토어에 가기 위해, 하루 일정을 1.5배 속도로 당겨 해치웠습니다. 일찍 업무를 시작하면 오후 5시에는 여의나루 역에 떨어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죠. 퇴근 시간인 18시 이후에는 직장인 바위게들이 몰려와서 상당한 혼잡이 예상되었기에, 조금 일찍 나서서 미션을 끝내고자 했습니다. 저와 각별한 사이이자 여의나루 역 근처에 살고 계시는 "여의나루토" 님께서 특별히 동행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없는 머리털 휘날리느라 온종일 바빴던 저는 이날 오전부터 팝업 스토어 관련해서 무슨 해프닝이 진행되는지도 모른 채 업무를 마치고, 부리나케 지하철에 몸을 던졌습니다. 새벽부터 추운 날씨에 벌벌 떨며 출근해서 일했더니 노곤한 나머지, 5호선 지하철에 앉자마자 잠시 졸았죠. 이윽고 눈을 떠서 QWER 팝업 스토어 방문 후기를 읽으며 감을 잡고자, 이곳저곳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아니, 내가 사고자 했던 반다나(손수건)이 오전에 품절되었다고? 1인당 구매 개수 제한이 없어서, 주요 품목들이 오전에 동이 났다고? 이게 무슨 일이야!
저는 여의나루 역에 내리기 전, 여의나루토 님에게 연락했습니다. 제가 마음에 둔 아이템(반다나)이 일찌감치 품절되었으니, 일단 저녁 식사부터 하자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와 함께 IFC몰에 소재한 태국 레스토랑 <콘타이>에 가서, 분노의 똠양 쌀국수 먹방을 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타이 밀크티를 곁들여서 말이죠. 처음 먹어보았는데, 대단히 맛있었습니다. 그런 뒤에 <나이스 웨더>에 가서, "올드 페리 도넛"을 두 개 구입해 폭풍흡입했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온종일 움직여 피곤했는데, 당이 들어가니까 정신이 좀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소화도 시킬 겸, 뒷짐을 지고 QWER 팝업 스토어에 산책 갔습니다.
팝업스토어 오픈 첫날인 12월 18일 저녁, 매장은 상당히 한산했습니다. 요즘은 SNS에서 실시간으로 판매 상황이 전달되기 때문에, 헛걸음을 할 팬들은 드물죠. 다만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개성 넘치는 패션의 여성 2명이 매장 내에 한참 머무르면서 이것저것 살펴보시길래, 꽤 놀랐습니다. 상처에 붙일 "QWER 밴드"가 남아 있었지만, 제가 원하는 품목은 아니었습니다.
별명이 "부처님 반 토막"일 정도로 선하디 선한 여의나루토 님이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개인 스케줄 상 올해 말까지는 오전에 시간이 있다며, 여의나루에 사는 자신이 또 방문해 보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보다 나이가 많은 여의나루토 님이 한겨울에 젊은 바위게들과 함께 오픈런을 위한 대기줄을 선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게다가 여의나루토 님은 바위게이기는커녕 아이돌 문화 자체에 관심이 없는 분이니까요. 늙은 만큼 포기도 빠른 저는 이미 정신적 데미지를 치유했습니다. 다만 팝업스토어 방문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바위게들이 허탈감을 느낄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Algorithm's Blossom> 팝업 스토어 홍보 영상]
금요일인 12월 20일. 노원역 근처에서 연말 모임이 있었습니다. 5명이 모인 모임 멤버 중의 한 명은 바위게인 노원K 선배였습니다. 노원역 <어글리스토브>는 콜키지 프리입니다. 조건이 있을 법도 한데, 제가 예약한 것이 아니라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저는 바위게가 있으니만큼, "쵸단 위스키" 아드벡 코리브레칸을 들고 갔죠. 위스키든 와인이든 일단 오픈하는 순간부터 향과 알콜이 조금씩 빠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위스키의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파라핀 필름"을 바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굳이 그럴 생각까지는 없습니다. 그냥 쵸단과 QWER 홍보 차, 바위게가 있든 없든 이 위스키를 대접하며 맛있을 때 많이 마시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리고 연말 모임에 가기 조금 전, 여의나루토 님께 카톡이 왔습니다. 흰색 반다나를 구입했다는 인증 사진과 함께 말입니다.
비록 저는 파란색 반다나를 목표로 했지만, 정말 뛸듯이 기뻤습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생스러울지, 익히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탁드린 것도 아닌데...저보다 마음이 젊은 여의나루토 님은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야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달리 드릴 것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신나게 코리브레칸을 즐길 수 있었죠. 팔자에 없는 "인생 네컷"까지 찍고 불금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포토이즘>에서 QWER 프레임을 설정해서 사진 찍고 싶었습니다. 12월 19일부터 1월 10일까지 마련된 앙코르 특별전이었죠. 하지만 차마 거기까지는 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 날짜가 남았으니 또 기회가 있겠죠.
그리고 다음날인 토요일, 집념의 사나이 여의나루토 님은 기어코 한 번 더 팝업스토어를 방문해서, 파란색 반다나를 구입하시고야 말았습니다. 고마움과 민망함, 그리고 죄송함이 하나 되어 제 마음 속에 소용돌이쳤습니다. 저녁에 여의나루토 님 댁을 방문해 식사를 함께 하고, 소중한 아이템을 잘 수령해서 귀가했습니다.
오늘따라 마젠타가 더욱 신나보이는군요. 내년 여름 락 페스티벌 때 저의 민머리를 보호해 줄 두건을 드디어 확보했습니다! 아직 못 갖춘 필수템들이 남아 있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팝업스토어가 열렸고, 회를 거듭하면 제 마음에 꼭 드는 굿즈가 반드시 나올 것입니다. QWER은 콜라보 등을 통해 굿즈를 쏟아내는 중이기 때문에, 성급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새 앨범이 반드시 나올 것이며, 그 때쯤이면 여름 페스티벌이나 단독 콘서트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죄다 갖출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때까지는, 초 단위로 성장하는 "진짜배기 성장형 아이돌" QWER을 마음껏 응원하며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