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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 케이스타일 파티 2025를 뒤흔들다!

"여러분들이 저의 사쿠라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역사적인 도쿄 신주쿠 첫 콘서트를 앞둔 가운데, QWER은 3월 30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K-Style 파티 2025](이하 케이스타일 파티)에서 일본 진출의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사실 그녀들은 작년인 2024년 2월 24일에도 동일한 장소에서 [케이스타일 파티 2024]에 나왔었습니다. QWER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이 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죠. 그 당시에는 관중이 입장하고 있는 어수선한 상태에서 첫 번째 무대에 섰는지라, 주최측의 운영 방식에 대한 바위게들의 불만이 상당했습니다. 이 과거 영상을 보면, QWER이 1년 사이에 얼마나 성장했으며 위상 또한 높아졌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NH0F9G11GI

[240224 케이스타일 파티에 참여한 QWER]

[케이팝파티 2025] 공연을 하루 앞둔 QWER은 3월 29일 정오 경에 인천국제공항에 조용히 들어서서 수속을 마친 뒤 출국했습니다. 일부 찐팬들이 공항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그녀들을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2025년 3월 29일 출국 당시, QWER의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은 기자들에게 그녀들의 인천공항 입장 시간을 사전 공지하지 않은 듯합니다. 예전과는 달리 기자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는 연예기획사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첫째, 공항 출국 사진 자체가 큰 홍보 효과를 냅니다. 둘째, 출입국 당시 아이돌이 착장한 의상, 흔히 말하는 '공항 패션'은 그 자체가 광고입니다. 가령 시요밍이 '니티드'와 그녀가 협업했던 제품을 입고 공항에서 사진이 찍힌다면, 그 제품 자체에 대한 광고가 될 수 있겠지요. 셋째, 연예기획부 기자들의 입장에서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기자들에게 일관되게 공지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소지는 없지요. 하지만 아이돌 출입국 기사야말로 기자들이 할당량을 채우기에 좋은 소재 가운데 하나이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QWER은 카메라 조명 세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팬들과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출국했습니다. 3Y코프레이션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며, 저는 짐작 가는 그 이유를 따로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QWER이 살얼음판을 걸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잡음 없이 여기까지 무사히 온 데에는, 눈치가 우사인 볼트 급으로 빠른 소속사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물론 저는 향후 QWER의 공항 출입국 때 기자 분들이 몰리든 그렇지 않든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오직 QWER이 어떤 상황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xAJXaJbwbnA

[250329 QWER 인천공항 출국]

드디어 [케이스타일 파티 2025] 2일차 공연일이자 QWER의 매니저 검검의 생일인 3월 30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저는 일요일 저녁 약속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케이스타일 파티 2025]를 라이브로 챙겨볼 수 없었습니다. 또 다시 선량한 바위게들의 선처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9시가 넘어 귀가하는 지하철 안에서 저는 비로소 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QWER은 팬들의 예상을 또 한 번 가뿐히 뛰어넘었습니다.

이 날 QWER은 <내 이름 맑음>, <디스코드(Japanese ver.)>, <가짜 아이돌>, <소다>, <고민중독>, <불꽃놀이> 등 총 6곡을 공연했습니다. 저는 연말연시에 여러 차례 보였던 셋업 리스트로 갈 것이라 예상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이번 [케이스타일 파티 2025] 공연은 4월 6일에 있을 신주쿠 콘서트 '맛보기'이자 리허설 성격이 강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선 <디스코드> 일본어 버전은 정말 예기치 못한 서프라이즈였습니다. 팬 콘서트에서 <고민중독> 일본어 버전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거든요. 돌이켜 보면 <디스코드>는 그녀들의 첫번째 타이틀 곡이므로 의미가 각별합니다. 다른 타이틀 곡에 비해 제이팝 스타일이 강하므로, 일본 팬들이 받아들이기도 쉽습니다. <디스코드> 일본어 가사는 리듬 및 멜로디와 잘 어울렸으며,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향후 공개될 일본어 작사가님, 미리 감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일본어 버전을 완벽하게 소화하느라 고생한 '명창 햄찌' 시요밍을 격하게 칭찬합니다. 그리고 공연 중에 일본어 가사를 따라 부르는 에반게리온 아스카 스타일 마젠타는 도대체 언제 저걸 외웠단 말입니까...역시 노력의 누렁이! "여러분들이 저의 사쿠라입니다!" "준비완료데스~" 등 그녀의 멘트는 오늘도 큰 즐거움을 줍니다.

다음으로 <소다>가 셋업 리스트에 포함된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다분히 일본 팬들을 의식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세계 음악 역사상 유일한 스쿨존 창법의 락커이자 코스프레 1황 기타리스트인 히나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제이팝 느낌을 물씬 주는 귀여운 곡이라, 일본 음악팬에게 더욱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겠죠.

아울러 한국 음악방송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앵글을 잡고 들어가는 일본 카메라 감독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 이 카메라 감독은 오타쿠가 틀림없습니다. 한국의 카메라 감독은 어떻게든 아이돌을 멋있게 보여 주려 애씁니다. 댄스 아이돌이 주류가 되는 한국 방송이니, 다른 도리가 없죠. 반면에 이번 일본의 카메라 감독은 팬들의 덕질 포인트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상의 앵글에서 잡아냈습니다. 특히 경국지색 히나가 헬륨 가스 목소리로 '홀랑' 랩을 시전할 때, 시요밍과 마젠타가 동시에 율동을 하는 모습을 뒤에서부터 잡아 들어가는 카메라 워킹은 정말이지 탁월했습니다! <소다> 무대의 카메라 동선을 이렇게 뽑는다는 것 자체가 DEEP한 오타쿠가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케이팝 아이돌은 군무가 특징이기 때문에, 카메라는 '안무 대형'을 잡기에 힘씁니다. 반면에 밴드 공연을 촬영하는 카메라는 '안무 대형'에 신경 쓸 필요가 없죠. 전세계에 유일한 밴드 아이돌인 QWER을 제외하고선 말이죠. QWER은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시요밍의 치어리딩 등 개인 안무 및 멤버들의 '율동 대형'이 있습니다. 드럼을 중심으로 악기들이 포진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율동 대형'을 지게 잡아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유형의 뮤지션이기 때문이죠.

<소다>와 <불꽃놀이>를 포함한 전체 공연에서 일본 카메라 감독의 창의력은 유달리 빛을 발했습니다. 크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날 공연의 전체적 음향 또한 (제 기준으로) 역대 QWER 라이브 공연 가운데 가장 좋았습니다. 베이스가 잘 들리고, 드럼 비트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분리되어 귀에 박혔습니다. 20여 분 동안 고막이 호강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음향 감독도 <가짜 아이돌>에서 쵸단의 '잘 들어 보세요'를 잡아내지 못한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저는 엉뚱한 상상을 했습니다. '어쩌면 이 노래를 처음 접한 일본 팬들은 쵸단이 뭔가를 속삭이는 것으로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찾아보지 않았을까?' 아울러 오리지널 버전과 다른 기타 리프가 기존의 바위게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역시 라이브 호응 TWO TOP은 <고민중독>과 <가짜 아이돌>임이 이번에도 분명했습니다.

이 날 공연의 앵콜곡으로 <불꽃놀이>를 선택한 것은 의외였지만, 어찌 보면 QWER의 포부를 잘 드러낸 신의 한 수였습니다. <불꽃놀이>는 이 날 공연한 6곡 가운데 가장 '정통 락' 스타일이죠. <내 이름 맑음>처럼 이지 리스닝 계열의 곡으로 시작해서 <소다> 등 율동이 가미된 귀여운 곡으로 이어 나갔고 <고민중독>에서 치어리딩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QWER은 본질적으로 밴드입니다. 이 때문에 정통 락 계열인 <불꽃놀이>로 마무리했습니다. 일본 팬들에게 '우리는 어디까지나 밴드입니다!'라고 당차게 선언한 셈이죠.

이날 <불꽃놀이> 공연을 보면서, 제가 QWER에 입덕한 계기가 된 대림대학교 축제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그 날에는 실제로 불꽃놀이가 있었죠. 일본 팬들도 <Make Your Highlight>를 통해 "QWER에게 푹 빠져버렸어, 홀랑~"하시기 바랍니다. 애니에서만 보았던 미소녀 밴드 실사판이 바로 여러분 앞에 있습니다.


QWER은 이날 팬 콘서트 의상을 입고 나옴으로써, 며칠 뒤에 있을 도쿄 및 오사카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습니다. 이 날 공연이 끝난 뒤, 몇 좌석이 남아 있던 4월 10일 오사카 팬 콘서트가 드디어 매진되었습니다. 벚꽃이 한창인 일본, QWER의 핑크빛 의상과 열띤 무대는 열도 팬들을 설레게 했음이 분명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헤어핀을 가장 멋지게 활용하는 미녀 걸밴드 QWER! 청순가련 쵸단이 시요밍과 스파링을 뜨며 전투인형의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QWER은 귀염귀염 소녀 스타일을 좋아하는 일본 팬들에게 핑크빛 명랑 걸밴드로 인기를 누릴 것입니다.

한편 X를 비롯한 SNS에서는 QWER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쏟아졌는데, 쵸단의 미모에 대한 칭찬이 두드러졌습니다. 확실히 각국에서 선호하는 외모가 따로 있는 듯합니다. "코"믹한 성격에 이목구"비"가 큼직한 마젠타는 영미권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반면에 벌레 한 마리 못 죽일 듯한 청초한 외모에 부끄러움을 가득 담은 목소리를 지닌 리더 쵸단은 일본 팬들의 '모에'에 가까운 듯합니다. 물론 국가별 특성상 처음에는 특정 멤버가 주목 받으며 시작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도는 회전문 속에서 정신을 잃고, 결국 '올팬(All Fan)'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케이스타일 파티 2025]은 일본 케이팝 팬들을 '큐떱 개미지옥'에 끌어들인 끈끈이 주걱이라는 점에서, QWER 해외 진출 역사에 중요한 자리를 매김할 것입니다. 당장 4월 6일 도쿄 콘서트 다음날인 7일 저녁 6시에 시부야 타워레코드에서 팬사인회가 잡혔습니다. [케이스타일 파티 2025]의 호응을 보고 긴급히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정해진 룰에 따라 꼼꼼하게 진행되는 일본 행정 특성상, 예정된 스케줄이었다면 진작에 발표되었겠지요. 4월 10일 오사카 콘서트 또한 도쿄 콘서트의 티켓 판매가 호조를 누리는 가운데 갑자기 발표되었죠. QWER의 일본 현지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더 뜨거운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1년 전 시부야 타워레코드를 방문했던 QWER이 같은 장소에 팬사인회로 컴백하는 서사가 생겨나서 참으로 기쁩니다(아래 영상 참조).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https://www.youtube.com/watch?v=XHC7sQsvy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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