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QWER 오사카 버스킹, 그리고 일본 팬들

250502 오사카 버스킹 랜선 후기 1부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제천과 해남을 거쳐 노들섬까지 이어진 QWER의 '어디로든 버스킹'은 이제 오사카 단 한 곳만을 남겨두었습니다. 노들섬에서 아이돌 팬덤 역사상 최초로 '슬램'을 하며 팬덤 문화사에 신기원을 이룩한 바위게들은 한층 몸이 달았습니다. 지금 오사카는 엑스포로 인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에 QWER이 길거리 버스킹을 한다면, 또 한 번 널리 홍보될 기회가 되겠죠. 바위게들이 마젠타의 베이스 스승인 프릭 센세처럼 메이드복과 마젠타색 부르마를 입고 몸을 날린다면, 진정 해외토픽 감일텐데 말이죠.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셔라! 일본 기상청은 버스킹 당일인 5월 2일 금요일 오사카 우천 확률을 90%로 예보했습니다. 2025년 4월 29일, QWER의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은 공식 팬카페를 통해 소규모 라이브하우스인 <루미오>에서 실내 공연을 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쁘장하게 메이드복을 갖춰 입은 XL 수컷 바위게들을 시요밍의 5월 생일 카페 때에는 볼 수 있을까요?

guest_ladybeard_1.jpg [호주 출신의 프로레슬러 겸 코스플레이어 Ladybeard]

개인적으로는 오사카 날씨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지난 4월 10일 오사카 팬 콘서트 때도 비가 내려서, 줄을 섰던 바위게들이 고생했습니다. 이번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이 엑스포 시즌 때 오사카 버스킹 날짜를 잡은 것도 다 이유가 있겠죠. 그나마 3Y가 최선을 다해 움직여서 소공연장을 잡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QWER 유니버스처럼 매사에 진심을 다하는 집단의 경우, 무엇을 하든 레전드로 남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오사카 버스킹은 시요밍 '오사카 서사'의 종지부를 찍으며, QWER 역사에 또 하나의 분수령으로 기록됩니다. 바위게들이 오사카 팬 콘서트에서 보고 싶었던 그 장면들(옛 동료와의 재회, 부모님의 눈물, 신곡 공개 등)이 이번 버스킹에서 모두 나왔죠. 시요밍의 그간 사정을 죄다 꿰뚫고 있는 찐 바위게들이 모인 소극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장면이었습니다.


반쯤 농담이지만, 시요밍은 '날씨의 요정' 측면에서도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은 성장형 아이돌입니다. 시요밍은 공인된 날씨의 요정입니다만, 그녀의 기후 지배력은 해외의 경우 들쭉날쭉합니다. 오사카에서 4월 10일에 팬 콘서트, 그리고 5월 2일에 버스킹을 했는데요. 이틀 모두 비가 왔습니다. 반면에 뉴타이페이 앨런 워커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했을 때에는, 공연 직전에 비가 멈췄죠. 일본과 홍콩, 타이페이와 인도네시아 등의 날씨까지 쥐고 흔들어야 진정한 글로벌 아이돌이죠. 오히려 좋아! 아직까지는 그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으니까. 날씨의 요정에서 여왕으로 등극하는 그 날까지, 시요밍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네요.


오사카에 가지 못하는 저였지만, QWER 공연을 생중계 또는 지연중계 해주시는 바위게들께서 오사카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습니다. 이 분들 덕분에 전세계 바위게들이 편안하게 QWER 공연을 즐길 수 있죠.

이런 가운데 오사카 버스킹 당일인 2025년 5월 2일 금요일 아침, 한 바위게께서 제게 이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전날 밤에 공연장 앞에서, 오사카 버스킹에 참여하고자 하는 일본 바위게들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으셨습니다. 그 분의 동의를 얻어 일본 바위게들의 사진 및 소감, 그리고 인터뷰 내용을 여기에 남기고자 합니다.

1000070200.jpg
1000070192.jpg
1000070187.jpg
1000070193.jpg

일본 팬들은 뭐랄까요, 확실히 20세기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있습니다. 그냥 봐도 가슴이 뭉클하고 애틋하고 아련한 그런 느낌? 그래서 더욱 우리들의 시선을 끄는지도 모릅니다.

"일본에서 많이 활동해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성장하는 모습 보여주세요. 그리고 평생 따라갈께요." 여기서 제 마음을 사로잡은 마법의 단어 세 개는 '고마워', '성장', 그리고 '평생'입니다.

<진격의 거인> 1화에서 에렌의 어머니를 씹어먹었던 '다이나 거인(다이나 프리츠).' 이번에는 다이나 거인에게 에렌과 미카사가 잡아먹힐 위기에 처합니다. 에렌은 손가락을 물어뜯으며 진격의 거인으로 변하려 하지만 거듭 실패합니다. 그런 가운데 그들의 눈 앞에서, 어릴 때부터 그들을 돌봐주었던 한네스 아저씨가 씹어먹힙니다. 이에 에렌은 처절하게 무너지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원망하고 울부짖습니다. 이 때 에렌을 바라보며 미카사가 한 명대사들은 지금도 <진격거> 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지요. "나와 함께 있어 줘서 고마워. 나에게 살아갈 방법을 가르쳐 줘서 고마워. 나에게 머플러를 둘러 줘서 고마워."

저는 이 세 번의 '고마워'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마워' 3연타를 날린 미카사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다던가' 하기는커녕, 다이나 거인에게 헛주먹이나 날리는 소시오패스 에렌의 모습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여하튼 <진격의 거인> 이후로 이런 애틋한 '고마움'은 저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QWER에게 '많이 활동해 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는 일본 바위게의 말도 그래서 더욱 제 가슴을 파고드는지도 모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RMrEROGjJI

[진격의 거인 2기 12화]

한편 두 바위게 모두 '성장'이라는 단어를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역시 <슬램덩크>나 <드래곤볼> 등 성장물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 QWER의 성장 스토리만큼 마음을 앗아가는 것도 없겠지요. 끝으로 '평생.' 바위게라면 누구나 QWER 메인 보컬 이시연의 일본 아이돌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시요밍!!!!!!!"을 외치던 팬을 잘 기억하실 겁니다. 일본 팬들이 '평생'이라 말하면, 진짜 '평생'인 듯합니다. 바위게들은 아래 영상을 무조건 10번 이상 시청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왜냐하면 이 시요밍바라기 팬은 이날 오사카 버스킹에도 참여해, 바위게들에게 익숙한 그 외침을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ZuVgNamdPEA

[혼자 일당백하는 QWER시연 일본팬]

제게 이 사진들을 보내주신 바위게는 이날 여러 차례 일본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셨습니다. 그 중에는 도쿄 콘서트와 오사카 콘서트는 물론 한국 콘서트에도 모두 참여했던 찐 팬도 포함되었지요. 대체로 멤버들이 골고루 사랑받고 있는 듯하여 참으로 기뻤습니다. 한편 한국과 일본 어디에나 존재하는 저 '결혼충'들을 어찌해야 할까요? "시요밍, 나와 결혼하자!"라고 쓰고 하트까지 넣으셨겠다? 올해 안에 QWER 오프 행사를 추가로 3개 이상 뛰신다면, 제 마음 속에서는 용서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직접 참여하지 않은 오프라인 활동에 대해 2부로 나누어 글을 쓰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제게 사진과 인터뷰를 보내주신 바위게 덕분인 듯합니다. 가독성을 고려해 1부는 여기까지만 하고, 2부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알이즈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QWER과 바위게, 노들섬을 낭만으로 슬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