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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만약 <케데헌>과 같은 QWER 애니메이션이 나오게 된다면?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지난 8월 16일에는 QWER이 참여한 [세븐록프라임 2025] 페스티벌이 잠실에서 열렸죠. QWER 공연 당시, 저는 공연장 한 출입구에서 바위게들을 지켜보던 빙빙(QWER 콘텐츠 PD)과 악수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게다가 빙빙이 "교수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비록 다른 바위게들이 검검(QWER 로드매니저)과 악수할 때 한눈을 파느라 기회를 놓쳤지만, 빙빙과 대화한 것만으로도 성불했습니다. 게다가 거친 얼굴과는 달리, 손은 어찌나 보드라운지요. 빙빙의 갭모에 또한 쵸단 못지않은 듯합니다.

저는 솟구치는 기쁨에 슬램 존으로 달려가 황소처럼 돌진했는데, 놀랍게도 시큐리티(경호원)가 한가운데 포위된 상태였습니다. 그는 다 포기한 심정으로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는데요. 저는 맹렬히 달려드는 속도를 줄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바위게들에게 몸빵을 당한 뒤 시큐리티의 입가에 살짝 웃음기가 도는 장면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뭐야, 사실은 즐기고 있었던 거야?' 2025년 8월 16일, QWER 팬덤 바위게는 시큐리티마저도 바위게로 포섭하는 진풍경을 연출했습니다.

이 날 슬램 존에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신입 바위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팬클럽 1기 모집'이 끝난 뒤 처음 있는 행사였기 때문일까요? '인생 즐길 줄 아는 챔피언'들이 대거 참석해, 실내 공연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규모의 슬램을 보여주었습니다. '고인물 바위게'인 저는 신참 바위게들이 와서 계속 인사를 해주시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러다가 '바위게'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해야 하는 것인가! 정치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 저이기에, 그럴 일은 없을 듯합니다.


[세븐록프라임 2025]로 인해 잔뜩 달아오른 바위게들은 올여름 마지막 오프 행사인 [대구 하이퍼데이 2025]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사정(너무 덥다는 이유)으로, 8월 30일 예정이었던 [대구 하이퍼데이 2025]가 10월로 연기되었습니다. 이로써 바위게들은 때 이른 '오프 활동 가뭄'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월드투어' 예매 전쟁이 9월 1일부터 시작되겠지만 그거야 방 안에서 손가락을 "딸깍!" 하는 일이고, 오프라인 콘텐츠라 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10월 3일부터 시작되는 월드투어를 앞두고 맹렬한 연습 중인 QWER에게, 자꾸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야말로, 바위게들이 'QWER' 관련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쏟아낼 때이죠. 각종 오프 행사에서 자체 슬램존을 형성하고 노는 바위게들인 만큼, QWER이 잠시 떡밥을 던져주지 않는다고 해서 망연자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들끼리 놀면서, 그녀들이 최고의 콘서트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겠죠.

물론 '혼자 놀기'의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10월 3일 첫 번째 월드투어가 다가오면, 적어도 2주 전부터 바위게들은 들뜬 마음에 축제 분위기로 들어갈 테니까요. 게다가 벌써부터 시작된 제 망상 속에는, 월드투어 직전에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신곡 발표가 그려집니다. 시요밍이 자꾸 '푸른 하늘' 운운하는 것이 심상치 않습니다. 9월과 10월 가을에 딱 맞는 노래 제목 아니겠습니까? 아님 말고.


자! 그래서 수줍은 군필여고생이자 다리털 숭숭 문학소녀인 저는, 몇 달 전부터 꿈꿔 왔던 'QWER 애니메이션'에 대한 망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로 했습니다. 올해 초에 한 웹툰 작가님을 만나서 이야기했을 때부터 QWER 애니메이션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들을 떠올리며 놀았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최근 행보를 보고서 '저만의' <QWER 애니메이션>은 이랬으면 좋겠다는 상상이 마구 솟구쳤거든요.

2025년 8월 28일 현재,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는 6월 말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을 때보다 오히려 더욱 치솟고 있습니다. 빌보드HOT100 차트에 수록곡들이 10위 안에 나란히 줄을 섰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역대 최다 시청기록을 세운 데다가, 미국 1천 여개 상영관에서 싱어롱 버전이 개봉하며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2> 제작은 이미 확정되었으며, 향후 '어벤저스'나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프랜차이즈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WHY NOT?


만약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은 프랜차이즈가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전개가 될까요? 우리가 익숙히 아는 과정을 거치겠죠.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제 국내에서 해외로 혼문을 확장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귀마'보다 더욱 강력한 빌런들을 만날 것입니다. 나중에는 해외를 넘어서 우주적 존재들과 맞서 싸우게 될 수도 있죠. 빌런들 못지않게 '동료 가수'들 또한 추가될 것입니다. 흔한 구도로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처럼 실력이 쟁쟁한 두 댄스 아이돌이 경쟁 관계에 있다가, 나중에 힘을 합쳐 빌런을 무찌를 수 있고요.

한편 '헌트릭스'는 댄스 아이돌이 아닌 다른 장르 가수들을 동료로 모아서 다양한 음악의 향연을 펼치며 적들을 해치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장르의 가수들은 한국 뮤지션, 다시 말해 케이팝에 속한 아티스트여야만 합니다. 트로트 아이돌로는 임영웅, 판소리 아이돌로는 송소희 스타일의 등장인물이 동료로 추가될 수 있겠죠. 그리고 케이팝 밴드 뮤지션 동료로는 역시 우리의 QWER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2편이나 3편에서 헌트릭스를 돕는 동료 케이팝 뮤지션으로 QWER(을 모티브로 한 걸밴드)이 등장하는 상상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QWER이 사이드킥(주인공을 돕는 조연급 캐릭터)으로 들어가는 것이야 넷플릭스 측에서 정하는 일이죠. 게다가 <오징어게임 2>에서 알 수 있듯이, 1편이 대박 날 경우에는 최고 배우들이 너도 나도 출연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QWER이 그 전쟁에 숟가락을 얹기란 매우 어려울 겁니다. 무엇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편의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정해진 바가 전혀 없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상상을 좀 해보려다가도 금세 시큰둥해집니다. 역시 QWER 단독 주연의 애니메이션을 상상하는 편이, 팬 입장에서는 마음 편하죠.


애니메이션의 성공 요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다양하다고 해서, 공통적인 요인을 뽑아보는 시도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애니메이션 성공 공식은 20세기에 이미 널리 알려졌으며,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어째서 잘 알려진 성공 공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고배를 마실까요?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잘 구분해야만 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대박을 내는 제작자의 개성과 역량은 '변하는 것'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선 '변하지 않는 것'부터 살펴봅시다. 일찍이 20세기 신화학자인 조세프 캠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선호하는 서사(내러티브, 스토리텔링)는 몇 가지로 압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인 크리스토퍼 보글러는 '영웅의 여정 12단계'로 정리했습니다(그의 책은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나왔습니다).

그 이후 픽사의 스토리작가인 딘 모브쇼비츠는 앞선 연구들을 훨씬 간결하고 실용적으로 다듬어 <픽사 스토리텔링>이란 책으로 내놓았는데요. 이제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자들에게 이 책은 바이블이 되었습니다. 싫든 좋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만 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을 다룸에 있어, 이 책만큼 노골적으로 진실을 밝힌 경우가 없거든요. 최근 디즈니나 픽사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을 놓쳐서가 아니라 '변하는 것' 측면에서 대중을 배신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서사는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그 가운데 <겨울왕국>이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에서 보이는 서사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입니다. 능력이 출중하지만 약점도 있는 영웅(엘사, 루미)이 있습니다. 그 영웅은 자신의 약점으로 인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자꾸만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부정하려 하죠(엘사는 장갑을 끼고 루미는 옷을 껴입습니다). 그러나 숱한 과정을 거쳐, 주인공은 자신의 약점마저 자신의 일부이며, 자신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또한 알고 보니, 약점이라 생각되었던 것은 사실 약점이 아니었습니다. '틀림'이 아닌 '다름'이었기 때문이죠. 이제 주인공은 자기다움을 온전히 회복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납니다. 여기까지가 숱하게 반복되는 영웅 서사의 '변하지 않는' 골격입니다. 말하자면 '자아를 찾는 구도의 여정'이지요.

바위게라면 이런 영웅 서사가 QWER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기타리스트 히나의 경우, 빼어난 미모에 큰 키, 영리한 두뇌와 활달한 성격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미취학 아동의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엘사가 만물을 얼리는 '남과 다른' 능력을 갖춘 것과 동일하죠. 히나는 항공운항과에 입학해 스튜어디스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스쿨존 목소리'는 기내 방송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계속 지적받았습니다. 그녀는 이 때문에, 한 때는 자기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QWER의 일원이 된 지금은 어떠합니까? 히나의 스쿨존 목소리는 <소다>와 <검색어는 QWER>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수많은 초중고 여학생들에게 '소다 언니'로 불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밴드 기타리스트도 히나처럼 노래할 수 없습니다. 알고 보니, 그녀의 목소리는 약점이 아니라 독보적인 강점이었죠. 이렇게 그녀는 영웅 서사를 자신의 삶 속에서 구현했습니다. 나머지 멤버들의 경우, 바위게들께서 심심하실 때 영웅 서사를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월드투어 전까지 지루하지 않으실 겁니다.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요소'인 기본 서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QWER 애니메이션은 스토리를 따로 지어낼 필요조차 없습니다. 아니, QWER의 실제 삶 자체가 영웅 서사를 그대로 따라가는 중이기 때문에 이 점을 더욱 강조해야죠.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이므로, 진정성이 창작 애니메이션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제작자의 역량이 판가름 나는 '변하는 요소'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겨울왕국>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기본 서사는 유사하지만, '변하는 것'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겨울왕국>의 배경은 중세 유럽이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현재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외모와 숫자, 구체적인 능력과 언어 등 모든 것이 다르죠. 개그 요소도 차이가 나며, 무엇보다 음악 스타일이 상반됩니다. <겨울 왕국>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형식을 취한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댄스 아이돌의 뮤직비디오 형식을 취했죠. 이런 '변하는 요소'들을 맛깔나게 잘 만들어내야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서사는 고만고만하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사를 등한시하면, 번지르르한 스타일만 난무하다가 좌초해 버리죠.


QWER의 경우, 멤버 4인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사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캐릭터에 크게 의존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슈퍼맨 영화의 구체적인 줄거리는 몰라도 그 캐릭터만은 알죠. 이 캐릭터야말로 '변하는 요소'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합니다. 예쁘고 노래 잘해도 '매력적이지가 않아서' 사라지는 케이팝 아이돌이 숱합니다. 그런데 QWER 멤버들은 '캐릭터성'만큼은 확실합니다. 여기까지는 제작자가 노력하지 않아도 얻어 걸린 요소입니다.

그리고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미국 싱어롱 상영 후기 영상을 본 저는 한 가지 점을 깨달았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놀라운 인기 요인이 싱어롱 상영을 통해 더욱 확실해졌다고 말이죠.

https://www.youtube.com/shorts/Vdbd4Y6x3EM

[콘서트장이 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 극장]

<케아팝 데몬 헌터스>가 목걸이라면, 실과 구슬이 두 가지 재료이겠죠. 그리고 실은 마땅히 '영웅 서사를 바탕으로 한 줄거리'입니다. 그런데 제작자는 구슬을 실에 꿰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주렁주렁 달린 구슬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케이팝 뮤직 비디오입니다. 그것도 콘서트장에서 방방 뛰며 따라 부를 수 있는 스타일의 뮤직 비디오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Golden>이나 <Your Idol>, <Soda Pop>이나 <What It Sounds Like>는 완벽한 한 편의 뮤직비디오입니다. BTS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반한 아미(ARMY)가 콘서트장에서 따라 부르듯,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팬들은 싱어롱 극장에서 여러 뮤직비디오들을 보고 흉내 내며 그대로 따라 합니다.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명곡들이 많지만, 콘서트장에서 방방 뛰며 부를 수 있는 뮤직비디오의 성격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런 제작 관습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이 때문에, <케데헌> 상영 극장은 '콘서트홀'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바위게들이 QWER의 공연 때마다 미친 듯이 뛰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과 흡사하죠.


저는 향후 QWER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면, 기본적인 영웅 서사에 QWER 노래들을 뮤직비디오 스타일로 잘 버무려서 극장 싱어롱 상영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면 어떨까 상상해 봅니다. 지난 십 수년 동안, 일본에서는 걸밴드 애니메이션이 숱하게 나왔습니다. 걸밴드 애니메이션은 통상적으로 일상물입니다. 여중생이나 여고생들의 밴드 동아리 활동, 다시 말해 누구나 쉽게 감정몰입할 수 있는 학창 시절을 배경으로 하죠. 뭔가 신비한 판타지적 요소는 없습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그런 패턴이 확립된 것이겠지요. QWER 또한 그런 콘셉트로 기획되었으니, 일이 훨씬 수월합니다.

또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모든 노래의 장면들은 뮤직비디오 스타일로 만들어져서 관객을 사로잡고 따라 부를 수 있게 만들어야만 합니다. 영화를 위한 신곡 작곡도 좋지만, 기존의 노래들을 활용하는 편을 저는 선호합니다. 미국의 메가히트 뮤지컬 드라마 <글리GLEE>는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그대로 차용해 매 에피소드를 만들었죠. <마이클 잭슨 편>, <스티비 원더 편> 이런 식입니다. QWER을 유명하게 만든 기존 곡들은 성장형 걸밴드 스토리를 꾸리기에 충분하며, 신곡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덜어줍니다.

다만 꿈을 크게 가지려면, QWER의 기존 곡들을 영어 가사로 재녹음해서 아예 미국을 겨냥하는 것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악기 파트야 그대로 가는 것이고, 노래는 메인 보컬 시요밍이 좀 고생해야겠죠. 하지만 어차피 영미권에 진출할 것인데, 영어 버전이 있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꿈은 클수록 좋습니다. 향후 QWER 애니메이션을 미국 꼬마애들이 영어로 따라 부르며 극장에서 방방 뛰지 말란 법이 있습니까? 게다가 첫 시도가 여의치 않더라도, 그것을 경험 삼아 향후 더 나은 버전의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뭐라도 해야 기회가 생기죠. 해보지 않으면 남는 경험조차 없습니다.


<겨울 왕국> 등 서양 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은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모두 함께'입니다. <겨울 왕국>의 엘사는 몇몇 동료들과 함께 활동하지만, 여왕인 그녀의 성장에 아렌델 왕국 백성들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여타 픽사 애니메이션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몇몇 동료들의 도움이 있지만, 절대다수의 지원사격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마지막 장면에서 공연장에 있는 모든 이들의 기운이 헌트릭스에 집중되며 귀마를 물리칩니다. 마치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모든 인류의 힘을 받아 원기옥을 쏘는 것이나 다름없죠.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조차, 대중들은 능동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QWER에게는 엄청난 숫자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동료들이 있죠. 바로 '바!위!게!'입니다. QWER 애니메이션이 가수와 팬덤, 소속사가 처음부터 함께 성장하는 내용을 다룬다면, 끝내주는 작품이 탄생할 것입니다. 심지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착한 매니저 바비처럼, QWER에게는 실존하는 멋진 매니저들이 가득합니다. '모두 함께'라는 측면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보다 더 나아갔습니다. QWER의 모티브가 된 <봇치 더 록!>이나 <최애의 아이>조차도 팬들과 함께 서사를 키워나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QWER 유니버스의 스토리는 철저히 차별화가 되지요. 허황된 얘기가 아니냐고요? QWER 스토리는 픽션이 아닌 논픽션입니다. '레알'이라고요!


휴,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속이 후련하네요. 사실 [세븐록프라임 2025]에 대한 글을 두 편 써놓았습니다. 하지만 페스티벌 주최 측의 협박성 공지를 보고 김이 팍 새서, 그냥 글을 묻어 버렸습니다. 앞으로도 그 글들을 살릴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QWER에 대한 글사랑을 멈춰서는 안 되겠죠. 그래서 목요일 새벽에 눈을 뜬 김에, 평소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https://www.youtube.com/shorts/7hlcj3RBVtw

[QWER과 사자보이즈 <Soda 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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