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가 아닌 동반자, QWER과 레이턴시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2026년 1월이 벌써 반이나 지나갔네요. 저는 2026년에도 QWER과 관련된 즐거움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에서 '밴드 르네상스 시대'라는 주제로 2편의 기사를 기획했는데요. 감사하게도 기자님께서 저를 인터뷰해 주셔서, 언론에 '작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QWER 관련 책을 2권 내고 언론에도 나니, 이제 동료 학자들과 주변 분들도 저의 '걸밴드 덕질 취미'를 높게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맙지만, 저는 높은 평가는 물론 낮은 평가에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저에 대한 평가를 달리 하는데 시간을 쓰는 대신, '내게도 QWER 콘텐츠를 추천해 주게!'라고 요청하는 학자들이 한 명이라도 더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tvdaily.co.kr/read.php3?aid=17677387511773412010
한편 지난 1월 10일(토)에는 QWER로 인연을 맺은 분들과 함께 <주토피아 2>를 극장에서 관람했습니다. <주토피아 1>을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QWER 및 일본 걸밴드 애니메이션 시청이 취미가 되었는지라, <주토피아 2>를 굳이 극장에서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QWER 멤버들이 여러 번 <주토피아 2> 캐릭터 코스프레를 했고, 또 그녀들로 인해 친구가 된 분들의 요청이 있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최고의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주토피아 2>는 어찌나 재미있는지, 정말 단 1초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디즈니, 이렇게 각 잡고 하면 잘하면서 왜 지금까지 삽질했냐? 쓸데없이 고객을 가르치려 들면서 그동안 말아먹은 프랜차이즈가 몇 개냐? 그냥 싹 갈아엎고 '스타워즈', '마블',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 실사 영화 전부 리부팅해라!" 칼바람을 맞고 이동하면서 영화 평론을 한 것도 잠시, 술자리에 앉아서는 다시 2시간 동안 QWER 이야기만 했네요.
1월 12일부터 저는 성균관대학교와 종로구청이 함께 하는 <종로 영어-인성 캠프>에 초등학생 대상 선생님으로 참여 중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인기가 있어, 다수의 학생들이 재방문합니다. 그리고 귀여운 꼬꼬마들이 저를 보자마자 외치더군요. "QWER 교수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아시다시피, 요즘 학생들은 부모와도 이야기를 잘 안 합니다. 하지만 '케이팝 뮤지션'이라는 공통 주제가 생기면, 그때부터는 수다쟁이가 되지요. 이 날은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나가 실컷 눈싸움을 했습니다. QWER이 언젠가는 캐롤 송을 내줄 거야, 라는 소망을 품고서 말이죠.
한국 음악 신은 문화적으로 일본과 많이 유사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계절 송'이 꾸준히 인기를 끌죠. QWER과 함께 남초 팬덤을 보유한 대표적인 여성 아티스트인 프로미스나인의 경우, 2025년 여름에 <Like You Better> 그리고 겨울에 <하얀 기다림>을 발매해서 모두 뮤직뱅크 1위를 했죠. 4계절을 노래하는 음악을 하기에 밴드는 매우 적합합니다. QWER이 밴드 분야에서 '섬머 퀸'과 '윈터 퀸'이 되어, 평생 연금처럼 저작권료가 나오는 계절 송을 다수 보유했으면 좋겠네요.
한편 대한민국 최고의 걸밴드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덤 바위게 또한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1월, 팬덤 바위게는 QWER과 함께 연탄 봉사를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팬덤 바위게는 (QWER 없이) 꾸준히 매년 연말연시에 연탄 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5년 12월 20일에도 '제3회 연탄봉사'가 노원구에서 진행되었죠. 이날 수제버거 가게 사장 바위게 등 다수의 후원 아래,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바위게들은 배꼽이 튀어나갈 정도로 많은 음식을 먹어치웠습니다. 어찌나 음식이 많이 제공되었는지, XL 사이즈가 득실득실한 바위게 팬덤도 어묵을 남길 상황에 처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어묵을 강제 할당해서 목구멍에 밀어 넣었다더군요. 한겨울이라 전부 운동 부족일 텐데, 2026년에는 평균 2XL 바위게가 될 기세입니다. 이외에도 팬덤 바위게는 오는 1월 30일에 경기도 화성에서 '유기견/유기묘 돌봄 봉사활동'을 계획 중입니다. QWER의 막내인 기타리스트 히나의 생일에 맞춰서 말이죠. QWER의 이름 하에, 팬덤 바위게는 '선한 영향력'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팬덤 바위게는 자체적으로 '팬송 제작 프로젝트'를 런칭했습니다. 지난 2025년 데뷔 2주년 즈음, 팬덤 바위게는 2팀의 팬 밴드를 만들어 떠들썩한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죠. 이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보컬 및 악기 바위게들을 모집해서 또 한 번 "하나 둘, 세상을 뒤집자!"를 진행 중입니다. 자기 가수를 위해 팬송을 생산하는 팬덤 vs 다른 가수를 향해 악플을 생산하는 팬덤, 과연 어느 쪽이 바람직할까요? 바위게는 QWER과 마찬가지로, 오직 보람과 즐거움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결과물을 생산하는 선순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https://www.xportsnews.com/article/2095556
한편 지난 1월 8일 저녁, QWER에 이어 한국 걸밴드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자 하는 걸밴드 '레이턴시'가 그녀들의 첫 싱글인 <사랑이었는데>를 공개했습니다. 걸그룹 시그니처 멤버 3명, 이달의 소녀 멤버 1명, 그리고 QWER 히나의 기타 스승인 희연(뚱치땅치) 등 5명으로 이루어진 걸밴드인 레이턴시. 5명 가운데 전문 기타리스트 희연을 제외한 4명이 아이돌 그룹에서 리드 보컬 및 메인 보컬을 했었습니다. <사랑이었는데>는 씨엔블루를 연상케 하는 경쾌하고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 라인이 두드러지는 멋진 곡이었습니다. 데이식스처럼 보컬에 강점을 두어, 데뷔곡에서부터 화음을 쌓는 실력을 보여주었고요. 무엇보다 뚱치땅치 희연의 기타 솔로가 멋들어졌습니다.
신곡을 발표한 당일, 레이턴시는 '베리즈'라는 앱에서 1시간에 걸쳐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2020년대 대한민국 걸밴드 역사'를 조금이나마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저는 이 방송을 시청했는데요. QWER의 광기 어린 도파민 축제에 비하면, 확실히 잔잔했습니다. 하긴 프로미스나인의 '박지원' 정도를 제외하면, 마젠타와 시요밍만큼 예능에서 미쳐 돌아가는 여성 아티스트를 찾아보기 어렵죠.
레이턴시는 '여자 덕후 몰이 상'을 한 멤버가 최소 2명 있습니다. '킹 잘 나가는 멋진 언니'인 맏언니 희연, 그리고 '이달의 소녀와 루셈블 활동을 하면서 글로벌 여성 팬들을 많이 모은 드러머' 현진이 바로 그 두 사람이죠. QWER이 처음부터 남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면, 레이턴시는 시작부터 여덕 몰이도 가능한 팀입니다. 오직 소속사가 얼마나 일을 잘하느냐에 달렸을 따름이지요.
한편 레이턴시가 <사랑이었는데>를 공개한 뒤 며칠 후, QWER의 리더인 쵸단은 개인 라이브 방송에서 두 번째로 레이턴시를 샤라웃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zy74jyXwndQ
이 영상에서 쵸단은 레이턴시의 <사랑이었는데>를 꼭 들어주십사, 팬들에게 간청했습니다. 아울러 그녀는 "밴드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레이턴시와 함께) 공연할 수 있었으면 하고... 진짜 락페(락 페스티벌)에서 (레이턴시와)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죠. QWER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뚱치땅치 희연 또한 이 영상을 인스타그램에서 리그램하며, 쵸단에게 "감동!"이라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저는 1997년에 데뷔한 S.E.S. 및 98년에 이어서 데뷔한 핑클이 활약한 시대에서부터 아이돌의 역사를 지켜보았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합니다. 두 팀이 대결 구도였다고요. 실제로 그 둘을 대결 상대로 여긴 팬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S.E.S.와 핑클이 대결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지요. 아니, 그냥 두 팀 모두 좋아하면 안 됩니까? S.E.S.와 핑클 모두 끝내주는 음악과 괴물 메인 보컬, 남심을 녹이는 미모를 갖춘 최고의 팀입니다. 둘 다 좋아하면 되지, 어째서 반드시 두 팀을 대결 구도로 만들어야만 한단 말입니까?
하지만 대결 구도 여부를 떠나 S.E.S와 핑클, 베이비복스 등 다수의 걸그룹이 동시에 활동하면서, 보이그룹 못지않은 걸그룹의 전성시대가 열렸습니다. 결론은 뭐다? 아무리 뛰어난 걸그룹이라도 S.E.S. 한 팀만 있다면 걸그룹 시장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에는 다수의 플레이어가 존재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걸밴드 시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QWER은 온갖 풍파를 혼자서 견뎌내며 이를 악물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과거에 AOA나 원더걸스 등이 걸밴드를 잠깐 하기는 했지만, 오늘날 케이팝 신에서 본격적인 걸밴드 시대를 연 주인공은 QWER입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걸밴드'라는 장르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단수가 아닌 다수의 걸밴드가 함께 활동할 때, 비로소 '걸밴드'라는 장르가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초기 시장에서 뛰는 플레이어들은 경쟁자가 아닙니다. 서로의 파이를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초창기 빠니보틀과 곽튜브처럼 동반성장하며 시장을 키우는 관계죠. QWER과 레이턴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절대 해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레이턴시는 연예인 경력으로만 보면 QWER보다 훨씬 선배이지만, 걸밴드 신에서는 후발주자입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데뷔 시기는 매우 적절합니다. 왜냐하면 밴드 경험이 없는 유명인이 '완성형'이 아닌 '성장형'으로 데뷔할 때 얻어맞을 수 있는 모든 몽둥이들은 QWER이 다 맞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QWER이 당당하게 성공했기 때문이죠. QWER 덕분에, 향후 데뷔하는 '성장형 서사를 지닌 걸밴드'는 대중적 저항감이 훨씬 덜 한 상태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멤버 아이돌 경력이 도합 40년이 넘는 레이턴시가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습니다.
QWER과 레이턴시는 처음부터 도움을 주고받는 멋진 관계였습니다. 레이턴시의 맏언니인 희연은 QWER 기타리스트 히나의 선생님이었으며, QWER의 자체 예능에도 출연했죠. 그녀는 레이턴시 결성 후 개인 방송에서 쵸단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레이턴시 또한 자체 콘텐츠에서 QWER 팬덤 바위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죠.
과거 대결 구도에 있었던 걸그룹들과 달리, QWER과 레이턴시는 처음부터 친분이 돈독했고 훈훈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이 또한 대한민국 아이돌 신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죠. 왜냐하면 '우리 오빠를 1등으로 만들기 위해 너네 오빠를 나락보내야겠어!'라는 왜곡된 팬심이 얼마나 많은 팬덤 간에 유치한 전쟁을 일으켰었는지, 케이팝 역사를 지켜본 분들이라면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전개되는 '걸밴드 신'에서는 이와 같이 잘못된 팬덤 문화가 발을 들이기 어려울 듯합니다. 왜냐하면 QWER 팬덤 바위게 중 많은 이들이 레이턴시의 행보를 처음부터 응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S.E.S. 팬덤이 핑클을 데뷔 때부터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쇼케이스를 가며 앨범을 사는 형국이죠. 거의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QWER과 레이턴시, 그리고 QWER 팬덤 바위게와 레이턴시의 팬덤(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입니다. QWER의 팬인 저는 레이턴시의 데뷔가 정말 기쁘며, 아울러 아이돌 출신이 밴드로 전향하는 'K-걸밴드'가 새로운 장르로 탄생할 가능성까지 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여자 아이돌 팀이 있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아니, 성공은 고사하고 정산을 제대로 받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만약 아이돌 활동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여자 아이돌이 밴드로 전향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이 또한 인류 음악 역사에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뮤지션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아이돌 베이스의 걸밴드는 확실히 어릴 때부터 밴드 음악만 했던 케이스와는 전혀 다른 퍼포먼스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비주얼 또한 기존의 동서양 밴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겠죠.
케이팝의 현 상황은 대한민국 경제와 똑같습니다. 전체적인 파이는 커지고 있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이죠. BTS나 블랙핑크, 세븐틴이나 스트레이 키즈 등 초대형 아이돌은 앞으로도 더 많은 팬을 보유하고 막대한 돈을 벌겠지만, 이제 포화상태를 넘어선 케이팝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대형기획사에서 데뷔하지 못한다면, 중소기획사 아이돌은 생계조차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굳이 음악을 하고 싶다면, 아예 새로운 리그에 뛰어들어 선발 그룹에 드는 편이 훨씬 낫죠. QWER의 데뷔 및 성공 덕분에, 이제 '성장형 걸밴드'의 앞길은 훨씬 평탄해졌습니다. 저는 향후에도 댄스 아이돌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걸그룹 멤버가 밴드로 전향해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K-걸밴드 전성시대를 함께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