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 인간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 사이보그 장나영

말레이시아 콘서트에서 비로소 행복으로 감정이 해금된 QWER 히나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남초 팬덤 뮤지션은 댄스 아이돌의 경우 '프로미스나인', 걸밴드의 경우 'QWER'입니다. 지난 2024년 [아시아송 페스티벌]에서 만나 친분을 다졌던 이 두 팀은 공통점이 많은데요. 팀 내 T 멤버를 한 명씩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프로미스나인의 '이나경'과 QWER의 '히나(장나영)'은 팀 내 유일한 T 멤버로 유명한데요. 모든 팀원이 미녀인 가운데에서도 유독 미모가 자주 거론되며, 팀 내에서 어린 쪽에 속한다는 점 또한 공통됩니다(이름에 '나'가 들어가는 점도 일치하네요).

프로미스나인의 'T나경'은 F감성이 12000%인 맏언니 송하영을 누구보다 배려하지만, 그런 만큼 '하냥'에게 장난도 많이 칩니다. QWER의 'T나'는 F 감성이 성층권을 꿰뚫은 맏언니 마젠타를 놀리는 재미로 삽니다. 사실 마젠타를 가장 독하게 놀리는 멤버가 다름 아닌 히나죠. 여러 영상에서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만, <일상이 조롱인 QWER> 자체 콘텐츠에서 제대로 드러났죠.

히나와 마젠타는 연습 중에 상황극을 합니다. 젠타가 지나가면 히나가 "가짜 아이돌!"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QWER을 조롱하는 장면을 연출했죠. 그런데 상황극임에도 불구하고, F감성 충만한 젠타는 그만 상처를 받고 쭈글쭈글한 표정을 짓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히나는 "이아희! 모아희! 코아희!"라며 젠타를 놀립니다. 젠타의 본명은 '이아희'인데, 모아이 석상과 코가 닮았다는 누명(?)을 썼습니다. 그 결과 '이아희+모아이=모아희', '코+이아희=코아희' 라는 희대의 별명이 탄생하게 되었죠. 이 별명은 젠타의 인기를 안드로메다까지 끌어올렸지만, 그녀가 선호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2026년에는 자신의 '코' 밈을 박멸하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죠. 뭐, 2026년에 팬덤 바위게가 만든 영상을 보면 그와 같은 선언이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말이죠. 바위게들은 자기가 직접 만든 그 별명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코로 물건을 자르는 마젠타, 응가를 내놓는 시요밍]

여하튼 히나의 '모아희! 코아희!' 장난에 상처를 받은 문학소녀 마젠타는 히나에게 "인간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 사이보그 장나영!"이라는 명언을 던집니다. "F가 1%도 없는 장나영!", "남들 울 때 속으로 마라탕 생각하는 사이보그 장나영!"이라는 말까지 덧붙이죠. 뭐, 히나처럼 극강의 미모와 스쿨존 목소리를 가진 사이보그라면 누군들 마다하겠습니까!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대신 장난으로 타격을 가했다는 뜻에서, 젠타는 '사이보그(T)'라는 표현을 썼네요. 그나저나 AI 대신 '사이보그'라는 표현을 쓰다니, 젠타의 덕후력을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마음을가지지못한사이보그장나영.png [241201 일상이 조롱인 QWER(자체 콘텐츠)]
F가1프로도없는장나영.png [241201 일상이 조롱인 QWER(자체 콘텐츠)]

본디 T와 F 개념은 의미가 모호하며,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뜻으로 사용되죠. 게다가 F와 T의 활용법을 보면 주로 F가 T를 비난할 때 사용되기 때문에,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QWER 내에서 T나 F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는 살펴볼 만합니다.

가령 "어제 사내 체육대회에서 벌벌 떨었더니 감기 기운이 심해."라는 친구의 말을 들었을 경우, F는 원치 않는 사내 체육대회에 끌려나가 고생하고 감기까지 걸린 상대방의 고통에 대해 염려하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반면에 T는 "빨리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와!"라고 해결책을 먼저 제시하죠. 히나와 시요밍의 대화를 들어보면, 히나는 이런 면에서 T에 가깝습니다.

한편 히나는 '기쁨이나 슬픔 등의 감정을 잘 느끼지 않는다' 또는 '눈물을 절대로 흘리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사이보그 또는 T로 불립니다. 사실 QWER 팬덤인 바위게의 입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히나가 과연 이번에는 눈물을 흘릴까?'입니다. 왜냐하면 QWER의 나머지 세 명의 언니들은 '울보'들만 모아 놓았기 때문입니다. QWER 내에서 F와 T는 각각 '울보인 사람'과 '울보 아닌 사람'을 의미합니다. 울보 순위를 앞에서부터 정리하자면 '마젠타>시요밍>쵸단>히나' 순이죠. 시상식이나 콘서트에서 언니들은 메기 입술을 하며 펑펑 울지만, 히나의 눈은 또롱또롱합니다. 쇼케이스에서 대성통곡하는 언니들을 달래는 역할 또한 히나 몫이죠.


그렇다면 히나는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히나는 공식적으로 최소 두 번의 눈물을 보였죠. 첫째, [MMA 2024]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장나영 최초의 공식 눈물인지라, 자체 콘텐츠 썸네일이 되기까지 했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쭈굴대는 시요밍의 표정까지 압권이었죠. "시연아, 너 T야?"

히나 눈물.png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던 MMA(자체 콘텐츠)]

둘째, 금번 미주 투어 마지막인 LA 콘서트에서 심한 몸살 및 감기 기운으로 인해 몸이 아파, 팬들에게 원하는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서 히나의 눈물이 터졌죠. 정리해 보면, QWER 히나는 공식적으로 두 번의 눈물을 보였는데 모두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 나머지 분해서 울었던 것이죠. 실제로 히나는 여러 영상에서 자신이 눈물을 보였던 까닭을 위와 같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QWER 콘텐츠를 섭렵한 경험을 바탕으로, 히나의 T 감성을 살펴볼까 합니다. 일개 팬의 애정 어린 짐작에 불과하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자신에게 엄격한 나머지 화가 나서 눈물이 나지만, 타인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데에는 어색함을 느끼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습니다. 타인에게 그와 같은 감사와 애정을 받는 상황이 너무 어색하고 심지어 불편하기 때문에, 오히려 진심으로 감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엄격함, 다시 말해 '완벽주의'와도 상통합니다. '내가 저 정도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무의식의 심층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죠. 나 자신에게 지나친 완벽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망하는 경우가 잦고, 나 자신이 사랑받을 만큼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의 사랑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마움을 모르는 로봇은 아닙니다. 열린 마음 상태에서 타인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넘치도록 받고 눈물을 흘리며 진정으로 감사하는 기쁨을 맛보는 경우가 드물 따름이지요.

둘째, 쵸단이나 마젠타, 히나처럼 인플루언서로 활동한 기간이 긴 경우, 악플러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마음의 벽을 세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그렇죠. 무례한 직장 상사에게 온종일 상처를 입다간, 정신병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 하물며 연예인이나 유명인은 어떠하겠습니까.

희로애락이 마음속에서 요동치지만, 인플루언서들은 라이브 방송에서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젠타가 말한 것처럼, 조금이라도 밝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간 캡처된 뒤 온갖 커뮤니티에서 다음과 같은 모욕을 당하기 때문이죠. "유명해지더니 초심을 잃었네. 방송에서 밝은 모습도 안 보여주고 말이야!" 이 때문에 밝고 즐거운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데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지만, 슬픈 감정을 표현하거나 느낄 법하면 자신을 억누를 수도 있죠. 물론 바위게들이야 QWER 멤버 마음속 벽의 두께를 어찌 알겠습니까. 다만 이럴 경우, 마음의 문을 좀 더 여는 것만큼은 노력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더 큰 행복과 감동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셋째, 히나는 타인과 오래 있을수록 기가 빨리는 '내향적 인간' 다시 말해 '극 I'입니다. '내향인'의 경우, 타인의 희로애락에 일일이 반응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부담입니다. 내향인의 마음에도 여러 감정이 살아 숨 쉬지만, 그 감정을 '외부에' 표현하는 행위 및 다른 사람의 감정에 '맞장구'치는 행위 자체가 엄청난 '노가다'입니다. 이 때문에 내향인은 더욱 오해를 받기가 쉽습니다. 타인의 희로애락에 대한 리액션이 풍부하지 않으니, '타인에게 무관심한' 사이보그가 아니냐는 것이지요. 마젠타가 사랑의 스킨십을 시도할 때마다 정색하는 히나의 표정에서 많은 것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여하튼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이런저런 요소들이 겹쳐, 히나는 '인간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 사이보그'로 불립니다. 이런 히나가 자신에게 실망해서 우는 대신 팬들에게 감동받아 우는 광경을, 바위게들은 언제쯤이면 볼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그런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2026년 1월 17일 토요일 저녁, QWER은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 월드 투어 콘서트를 가졌습니다. 제가 아는 바위게만 여럿 그곳을 찾았습니다. 대다수는 말레이시아 최초 방문이었습니다! 콘서트 본 공연에 앞선 사전체크 또한 유료로 진행되었는데요. 사전체크에서 가수들은 편한 복장으로 나와 최종 리허설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팬들과 개인적으로 교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훨씬 자주 연출되지요. 말레이시아는 물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브루나이 등에서 수많은 바위게들이 콘서트장을 찾아, 본 공연 전에서부터 공중에 포토카드를 뿌리는 등 엄청난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QWER은 이때부터 충분히 감동했던 것 같습니다. 히나를 포함해서 말이죠.


토요일 저녁 일정이 있었던 저는 다음날 일요일 아침에 QWER 말레이시아 콘서트 소식을 한꺼번에 업데이트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왜냐하면 늦은 밤 귀가 후에 팔로업을 하다가는 밤을 꼴딱 새울 수도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는 좋은 판단이었습니다. 물론 실시간으로 뉴스를 따라가는 도파민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정말 한숨도 못 잘 정도의 뉴스가 줄을 이었네요. 콘서트가 끝난 뒤 진행된 QWER의 라이브 방송까지 챙겨본 뒤, 대충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 바위게들은 비록 (마젠타와 같이) 리듬감이 다소 떨어졌지만, <SODA>의 히나 랩 부분을 전부 따라 부르는 등 그야말로 '큐떱 씹덕'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콘서트를 끝낸 뒤 가진 위버스 라이브 방송에서 쵸단은 '호응이 역대급이었다!'라고 평가했는데요. 특히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바위게가 <별의 하모니>를 떼창하는 광경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별의 하모니> 떼창 by 검은수염]

하지만 말레이시아 바위게는 다시 한번 히나를 비롯한 QWER 멤버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본디 1월 30일은 히나의 생일입니다. 벌써부터 여러 바위게들이 생일 카페를 준비하고 있지요. 하지만 1월 17일은 아직 생일 이벤트를 하기에는 이른 때입니다. 그러나 'ZEPP 쿠알라룸푸르' 공연장을 찾은 각국의 바위게들은 히나를 위해 생일 케이크와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랑을 해외 바위게들에게 받은 '인간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 사이보그 장나영'은 마침내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해 이를 악 물고 흐느꼈다면, 이번에는 말 그대로 팬들의 사랑에 감동해서 서서히 눈물을 흘렸죠. 그 광경을 본 보컬 시요밍은 몇 배로 서럽게 울었고, 뒤이어 쵸단과 마젠타가 따라 울었습니다. 이로써 QWER 데뷔 이후 최초로, 멤버 전원이 '행복으로 인한 눈물'을 보였습니다. 말레이시아 콘서트에서 히나의 눈물을 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https://www.youtube.com/watch?v=cNALsguThd8

[QWER 히나, 첫 눈물(낭만바위게 채널)]

콘서트가 끝난 뒤 가진 4분 16초 길이의 '멤버 전원 라이브 영상'은 짧지만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히나는 "이제 인류 멸망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AI가 감정을 깨달았기 때문에!"라고 자신이 기쁨의 감정을 눈물로 표현했다는 사실을 희화화했습니다. 이에 쵸단은 "아니야, 성장한 거야!" 마젠타는 "이제 시작인 거지!"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제 적재적소에서 감동을 받고, 슬픔도 느끼고 그런 거지?"라는 젠타의 질문에 히나는 "응, 이제 멀티 어댑터가 되었어!"라고 받았죠.

오랫동안 방구석 코스프레 전문가로 살았던 히키코모리 히나의 마음속 벽이 상당수 무너졌습니다. 그동안 방어 기제로 작동했던 AT 필드가 해제되면서, 그녀는 마음껏 감동을 받고 슬픔 또한 부담 없이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슬픈 표정을 지었다간 캡처 당해서 망신을 살 수 있다는 걱정 따윈 벗어던졌죠. 물론 타고난 기질을 고칠 필요는 없습니다. 영상 마지막에서 마젠타가 애정의 스킨십을 시도하자, 히나는 또다시 슬금슬금 피합니다. 하지만 평소 '도파민 중독자'를 자처하는 히나는 마음의 문을 열고 더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단계로 성큼 도약했습니다.


라이브 방송이 끝난 뒤 새벽, 히나는 여러 편의 포스팅을 남겼습니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것 2개를 뽑아서 정리해 봅니다. 첫째, <감정 해금>입니다.

이나영공채 눈물 감정해금.jpeg

둘째, <행복 때문에 흘리는 첫 번째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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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는 2026년 1월 17일 말레이시아 콘서트를 계기로, 감정을 해금하고 마음껏 감동을 만끽했습니다. 또한 그녀는 자신에 대한 불만이 아닌 행복 때문에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 경험을 했습니다. 이제 '나 혼자만 레벨 업'을 한 히나가 앞으로 얼마나 더 다양한 즐거움을 바위게들과 공유할지 기대가 큽니다.


이번 글은 분량이 적지 않습니다. 사실 QWER의 미주 투어 및 마카오 공연(260103) 등은 후기를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고, 분량이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히나가 말레이시아 콘서트에서 극적인 성장을 보였으니, QWER 사관인 제가 이 공연만큼은 자세히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네요.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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