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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20일 금요일에 '젭 오사카 베이사이드' 공연장에서 열린 QWER 월드투어 콘서트. 오사카 지역 아이돌인 NMB48에서 활동했던 이시연의 서사 때문에, 여기는 QWER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리무진을 타고 이동해서 곧바로 공연장에 도착한 저는 아직 오사카의 참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VVIP 존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더니, 특급 뉴스가 빠르게 온라인상에서 퍼졌습니다. "그들이 왔다! 드디어 그들을 실물 영접했다!" QWER의 보컬인 이시연을 NMB48 활동 때부터 꾸준히 응원했던 역전의 일본인 용사들이 이곳에 당도했던 것입니다!
비록 일반석에 있었는지라 그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없었지만, 저는 그들의 사진만으로도 가슴이 뛰었습니다. 저는 이분들에 대한 글을 작년에 썼었거든요. 저 또한 공연을 마치고 이 분들을 직접 뵐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이 오사카 남성들은 얼마나 어리둥절했을는지요. "아니, 이 덩치 큰 한국 바위게들이 왜 자꾸 우리 사진을 찍지? 뭐, 우리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고? 난데야넹(なんでやねん, 뭐라 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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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은 이시연의 옛 NMB48 동료들도 여럿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좌측부터 스미노 와카나(隅野和奏), 이시연, 쿠로다 후우와(黒田楓和), 와다 미유(和田海佑)입니다(자세한 설명은 차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팬 커뮤니티 참조). 참고로 이틀 뒤인 도쿄 콘서트 때도 NMB 출신 멤버들 다섯이 공연장을 찾은 것을 보면, 이시연(시요밍)이 얼마나 사람들과 잘 지내며 좋은 인상을 남겼는지를 알 수 있죠. 그런데 여기서는 우리 시연이가 전혀 작지 않네요. QWER에서는 최단신(159.9cm)을 자랑하는데...흠...
이 외에도 숱한 유명인 및 관계자들이 '젭 오사카 베이사이드'를 찾았을 터입니다. 오사카, 역시 시요밍의 서사가 시작되었던 곳이라 분위기가 남다르네요! 하긴 QWER의 베이시스트 마젠타가 "우리 시연이의 '고향'이 오사카입니다!"라고 하도 의도적인(?) 농담을 반복해서, 이제 시요밍은 오사카에서 태어난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요밍은 공연 중간에 주책바가지 언니의 농담을 바로잡으려다 포기하더군요. QWER 팬이 아니지만 케이팝 밴드 공연이라서 보러 온 일본인들까지 모두 속이는 QWER. 역시 보법이 남다릅니다!
전날 후쿠오카 콘서트에서 7월 방영 예정인 일본 애니메이션 <도굴왕>의 OST <SHOW DOWN> 첫 공개 무대를 맛본 바위게들은 "오늘 오사카 콘서트 때는 <SHOW DOWN> 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SHOW DOWN>을 듣는 즐거움보다, 오늘 일본 투어에 처음 온 바위게들이 <SHOW DOWN>을 듣지 못해 흑화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더 클 것 같아요!"라고 실실 쪼개며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심인 바위게들이 적지 않더군요. 역시 '아쿠마(悪魔, 악마)다, 아쿠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시요밍이 공연 중에 '청춘'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해서, 오늘은 <SHOW DOWN> 대신 예전처럼 <청춘서약>을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제가 브런치에 쓸 글감이 늘어났을 텐데요. 그러고 보면 저 또한 '아쿠마'군요. 하지만 "오늘 <SHOW DOWN> 안 하면, 소속사인 3Y 건물 앞에 X을 쌀 테다!"라고 선언한 바위게들도 있었으니, 참사를 막기 위해 <SHOW DOWN>은 하는 걸로!
어제 있었던 후쿠오카 콘서트 때는 QWER 멤버들이 관중석의 '웨이브(파도타기)'를 유도한 뒤, 자신들이 답례로 '웨이브 댄스'를 추는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이제 감을 잡은 마젠타는 객석을 향해 손오공처럼 두 손을 모아 "에.네.르.기.파."를 외쳤습니다. 각양각색의 응원봉 빛깔이 물결친 뒤, 그녀들은 객석의 요청을 받아들여 '브레이크 댄스'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QWER의 메인 댄서인 히나는 포인트만 딱딱 줘서 가볍게 마무리했고, 시요밍은 장난스럽게 '뚝딱뚝딱' 브레이크 댄스를 해치웠습니다. QWER의 대표 몸치인 마젠타는 아예 몸이 브레이크(break) 된 수준이었죠. 그런데 이날 제일 충격을 주었던 멤버는 다름 아닌 리더 쵸단, 마젠타와 함께 팀 내 몸치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였습니다. 드럼 세트 뒤에 서서 브레이크 댄스를 시작한 쵸단이 제법 멋진 각을 냈던 것입니다! 객석의 바위게들은 놀란 나머지 "(댄싱 머신이 아닌) 머신 댄스!"를 외치며 크게 환호했습니다. 역시 지하실의 수장이자 으뜸가는 무력을 자랑하는 리더 쵸단. 워낙 부수는 것에 능한 '청순가련 전투인형'이라 그런지, '브레이크'가 들어간 것은 전부 잘하는군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QWER은 '공연하는 도시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드러머 쵸단의 경우, 대관람차를 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QWER 플레이리스트에서 '노을 지는 이른 가을 초저녁 감성'을 담당하는 노래인 <대관람차>. 나중에 쵸단이 멤버들과 함께 대관람차에 타서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 웅취 가득한 XL 바위게들과 함께 타면 대관람차 캐빈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추락할 수 있으니, 절대 안 될 일입니다.
베이시스트 마젠타는 오코노미야키를 먹고 싶다 말했고, 히나의 경우에는 타코야끼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오사카 아이돌 출신인 시요밍은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다기보다 멤버들에게 맛집을 추천해 주었는데요. NMB48 극장 앞에 있는 타코야끼 체인점인 '와나카'를 강력하게 권했습니다. 흠, 시요밍이 이토록 적극 추천하는데, 내일은 반드시 가봐야겠군요.
한편 분노한 바위게가 소속사 건물 앞에 X를 싸는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QWER은 오늘도 <SHOW DOWN> 무대를 펼쳤습니다. 어제는 너무 충격적이라 제대로 듣지 못했고, 오늘은 멜로디나 리듬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들었는데요. 멤버 4명이 전원 보컬 및 랩에 참여해서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저음의 목소리를 지닌 마젠타의 랩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쵸단은 빠르고 강하게 드럼을 치면서 보컬을 소화했는데, 아마 일본 소녀 팬들이 쓰러질 듯하네요. 히나는 노래를 할 때에는 '어른 창법'으로, 랩을 할 때에는 '스쿨존 창법'으로 바꿔가며 팔색조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시요밍의 보컬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두 번째 들으니 더욱 만족스럽네요. 이제 이틀 뒤인 도쿄 콘서트 때는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어차피 저도 도쿄 콘은 못 가고... 3Y 본사 앞에 무슨 일이 터지면, 브런치 글을 3개는 더 쓸 텐데...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SHOW DOWN> 무대가 끝난 뒤 마젠타는 패닉 상태에 빠져 말을 더듬었습니다. 평소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손바닥에다 적어오는 그녀였지만, 땀으로 인해 모두 지워지고 말았네요. 그래도 어제처럼 주저앉지 않았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 기세를 몰아, QWER은 <불꽃놀이>까지 완곡한 뒤 모든 무대를 끝냈습니다.
어제와는 달리, QWER은 스테이지에 꽤 오랜 시간 동안 머물며 이곳을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특히 기타를 담당하는 히나와 시요밍은 피크를 객석에 마구마구 뿌림으로써, 팬들의 은혜에 보답했습니다. 드러머인 쵸단은 당연히 드럼 스틱을 팬에게 선물했지만, 마젠타는 불행히도 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애교 5종 세트를 발사했는데요. 젠타의 평소 마음 씀씀이만 해도, 바위게들은 배가 부릅니다.
오늘 제 유일한 아쉬움은 "씨요밍!!!"이라고 외치는 NMB48 팬 출신 '일당백 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인인 그녀는 작년 QWER의 오사카 버스킹 및 콘서트에 모두 참석했었거든요.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 팬은 뜻밖에 이틀 뒤인 도쿄 콘서트에서 익룡 샤우팅을 터뜨림으로써, 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바위게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고 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QWER 멤버들 앞에서 줄을 지어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하이바이(Hi-Bye)' 행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제는 그녀들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가드에게 떠밀려 넘어질 뻔했는데요. 오늘은 어떤 작전을 세워야 할까요? 불행히도 저는 이런 상황에 관한 경험도 순발력도 모두 하위 레벨입니다. 다행히 제가 <QWER과 바위게> 책을 쓸 때 흔쾌히 인터뷰를 해주셨던 '깃발좌'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엠카운트다운 영상'에도 남아 있는 그 전설적인 깃발을 맞잡고서, QWER 멤버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앞을 지나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들은 우리 얼굴이 아닌 깃발을 쫓으며 탄성을 지르더군요. 그래, 아재들이랑 인사해서 무엇에 쓰랴. 오늘은 4명의 행복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깃발좌와 함께 공연장을 빠져나온 저는 몇몇 바위게들과 합류해서 편의점을 방문해 맥주 캔을 샀습니다. VVIP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바위게들을 기다리는 동안, '젭 오사카 베이사이드' 앞을 흐르는 아지(Aji) 강과 그 위를 가로지르는 대교를 바라보며 한 잔 하기 위해서였죠. 저를 비롯한 많은 바위게에게, 'QWER 경험'이란 공연장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후기를 나누는 것까지 해야 마무리가 되지요. 형형색색의 조명이 들어온 아지(Aji) 강과 대교는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온 바위게들은 연신 셔터를 눌렀고, 우리는 축배를 들며 다시 오지 않을 이 밤을 즐겼습니다.
오사카 VVIP 행사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 저는 숙소 방향이 같은 바위게들과 슬슬 이동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의 기쁨은 아직 끝나지 않았죠. 우리가 서 있는 편의점 바로 앞에, 거짓말처럼 제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한 알파메일이 서 있었던 것입니다. 작년에 아래의 사진 한 장으로 QWER 팬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인물이죠.
이 분의 얼굴이 몹시 궁금했습니다만, 제 코 앞에서 만나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초면이라는 것도 잊은 채, 실례를 무릅쓰고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 푸른색 특공복을 눈앞에서 실제로 보게 되다니!
알고 보니 그는 매우 상냥하고 친절한 사내였습니다. '외강내유' 스타일이었죠. 사실 '외강(겉은 강하다)'조차도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귀엽게 생기셨습니다. 오사카 사투리가 섞인 가는 목소리 또한 친근했죠. 흔히 오사카와 부산 사람은 유사한 느낌이라죠. 부산 해운대 출신인 저는 이 '특공복 사나이'와 잘 통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의 호주머니와 스마트폰 사진보관함 속에는 수집가 바위게들이 놀라 자빠질 고대 유물들이 하나 가득이었습니다. NMB 시절의 시요밍과 단 둘이 찍은 사진들도 제법 있었죠.
'특공복 사나이'를 붙잡고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수줍음이 많은 XL 수컷 바위게도 점점 우리 주변에 모여들었습니다. 모두들 그와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죠.
'뚝심 있는 덕질'이란 결국 이런 결과로 이어지는군요. NMB48 시절 특출 나지 못했던 한국 출신 이시연, 그녀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꾸준한 마음으로 응원했던 몇몇 팬들. 이제 한국에서 QWER의 팬들이 몰려와 그를 반기며 사진을 요청하니, 어찌 뿌듯하지 않겠습니까. 다음 QWER 오사카 공연 때 만나면 함께 맥주를 마시자고 그에게 요청했습니다. 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제 외모가 그와 비슷하니, 저를 잊지는 않을 겁니다. 이렇게 또 하나 소중한 인연이 탄생하는군요.
그와 헤어진 뒤, 저는 바위게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지하철 한 칸이 바위게들로 가득 차, 그 안에서 <고민중독>을 틀고 슬램을 해도 될 정도더군요. 물론 그런 만행은 이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이겠죠? 저는 니시쿠조 역에 내렸는데, 꽤 많은 바위게들이 그 지역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되는 사람끼리 모여, 술집을 찾았습니다.
그쪽 지역에는 실내 흡연이 허용된 술집들이 대부분이라, 담배 연기에 약한 군필여고생들이 여럿인 바위게 팀에게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90분 노미호다이(술 무한 리필) 코스가 있는 가게를 선택해 촘촘히 앉았는데요. 스시나 가라아게, 멘카츠 등이 어찌나 맛있던지, 우연히 찾은 술집에서 로또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오사카에 함께 모인 바위게들과 맛있는 안주를 겸해 술 한 잔 하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새벽 4시까지 장소를 옮겨 가며 이어진 술자리를 끝으로, 2월 20일 하루는 마무리되었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