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2026년 2월 26일 목요일 오전. 지난주 QWER 일본 월드투어의 흥분과 여독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았습니다. 특히 여독 문제가 심하네요. 나이가 드니, 놀 때는 힘이 부족하지 않은데 회복력이 확실히 떨어집니다. 게다가 아직도 QWER 일본 콘서트의 여운 속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목적이 행복인데, 행복이 이토록 길게 가는 체질을 타고났다면 오히려 좋은 게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QWER처럼 일단 움직였다 하면 쉴 틈을 안 주는 도파민 폭격기를 최애로 삼고 있다면, 행복한 시간이 더욱 오래가겠죠.
지난 2월 22일(일)에 도쿄에서 일본 월드투어를 성대하게 마무리한 QWER. 이제 2월 28일 싱가포르 월드투어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팬덤 바위게는 3월 20일에 시작하는 서울 앵콜 콘서트 및 4월에 열리는 [2026 진해 체리블라썸뮤직페스티벌], [히어로 락 페스티벌 2026] 등에 관심을 쏟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월 24일(화)에 뜬금없이 공지가 올라옵니다. 2월 26일(목)에 [엠카운트다운] 음악방송에서 QWER <행복해져라> 사전녹화가 있을 예정이니, 참석 가능한 바위게들은 온라인 신청 바란다고 말이죠. 선착순 100명까지였습니다.
<행복해져라>가 수록된 미니앨범 3집은 2025년 6월 9일에 발매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2026년 2월 24일이죠. 보통 음악방송은 신곡을 발표한 직후에 2주 정도 돕니다. 지금은 QWER이 앨범 활동을 하는 시기가 아닌 월드투어 시즌이라, 음악방송 출연은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죠.
알고 보니 신인 남자 아이돌 데일리 디렉션(DD)과 QWER이 합동 사전녹화를 하게 되었더군요. QWER의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 대표이사가 DD의 소속사에서도 중요 직책을 맡고 있었습니다. 아마 선배인 QWER과 (실질적인) 후배 DD가 한 세트로 출연하게 된 모양이네요. 방송계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QWER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것이겠죠. 수컷 바위게들은 후배인 '데일리 디렉션' 무대 때도 "오빠으아!!"라고 손발이 다 오그라드는 괴성으로 응원함으로써, 소속사로부터 '역조공' 받은 햄버거 값을 했답니다.
물론 여기에는 바위게들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작년 [엠카운트다운] 보령 생방송 때, 바위게들은 머드 축제의 진흙을 모두 말려버리겠다는 각오로 깃발을 흔들고 사자후를 토했죠. 그 당시 촬영감독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떠올랐던 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함성 소리 빵빵하고 '엣지'한 장면을 연출하게 해주는 가수와 팬덤이라면, 카메라 감독 입장에서는 '땡큐'죠.
실제로 2월 26일 사전 녹화 전에 QWER의 보컬인 시요밍이 이와 비슷한 내용을 전하며 오늘도 힘차게 응원해 줄 것을 당부했죠. 군필여고생에게 남는 것은 체력과 떼창뿐인데, 못할 이유가 없죠. 오직 선착순 100명 안에 들기만을 바랄 뿐.
저는 [엠카운트다운] 사전녹화 당일 오후 1시까지 자리를 지켜야 할 회의가 있어, 어차피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전녹화를 위한 집합이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며, 지각하면 아예 '블랙리스트'에 오르기 때문이죠. 게다가 아직까지는 음악방송 녹화에 참여할 용기도 없습니다. 뭐, 언젠가 자연스럽게 참석할 날이 오겠죠.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고요. 여하튼 저는 0.1초를 다투는 선착순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아는 바위게들이 상당수 100명 안에 들었는지라, 그들의 후기를 듣고 싶었죠.
그리고 사전녹화 당일 오전, 저는 회의실에 앉아 안절부절못하며 오후 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주 대학이 개강하면, 아예 움직일 시간이 없습니다. 다행히 오늘 오후에 시간이 되니, 상암 'CJ ENM센터'를 찾은 바위게들의 사전녹화 육성 후기를 들으러 갈까요? 아니면 말까요?
QWER 팬덤 사이에는 '갈말갈'이라는 법칙이 있습니다. "갈까 말까 망설일 땐 가라!"는 의미이죠. 왜냐하면 QWER 관련 일이라면, 갔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결국 저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디지털미디어시티 역'으로 출발했습니다. '내가 미쳤지,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아냐, 그래도 가는 편이 옳아! 어차피 이번 주까지는 QWER에서 절대 못 벗어날 테니까.'
이렇게 해서 'QWER 역사 기록'을 핑계로 2시가 조금 넘어 사전녹화 집합장소 근처에 도착한 저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바위게 2명 및 '저처럼 후기를 들으러 온 바위게' 2명과 함께 카페에 앉게 되었습니다. 이미 사전녹화를 위해 다른 바위게들이 건물에 들어간 뒤였죠. 이날 입장이 확정된 바위게는 100명이었으며,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바위게는 각각 예비번호가 100번 후반 대였습니다. 결석자와 지각자가 발생할 경우, 예비번호 순서대로 보충되기에, 그들에게는 기회가 있었죠. 하지만 결국 107번까지 입장했고, 두 분은 크게 낙담한 상태였습니다. 두 분 가운데 여대생은 초면이었고, 남자분의 경우 오프 활동에서 자주 함께 했었습니다.
처음 뵙는 여대생 바위게는 매우 활달한 성격이었으며, 플리 마켓에 참석해 마젠타와 2번씩이나 포옹했다고 합니다. 최애인 히나에게 DM도 받았다고 말했죠. 난데없는 비틱 연타에, 아재 4명은 그만 어질어질해서 잠시 휘청이며 테이블을 짚었습니다. 그동안 (차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팬 커뮤니티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살아왔는데, 역시 어른을 향한 Z세대의 난타는 매서웠습니다. <기동전사 제타 건담>의 주인공인 카미유 비단에게 '수정펀치'를 맞은 샤아 아즈나블의 심정 같았죠. "이것이 젊음이구나..."
한편 이날 QWER의 소속사는 예비번호를 받고 대기하는 바위게들까지 모두 '포토카드'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그 포토카드의 디자인 및 첨부 자료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포토카드에는 멤버들의 발치 아래 햄버거가 가득했으며, '햄북해져라'라는 글씨가 적혔습니다. 게다가 '맘스터치 싸이버거' 쿠폰도 첨부되었죠.
소속사의 로드 매니저인 '검검' 및 여타 직원들은 (차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팬 커뮤니티를 상시로 드나든다는 강력한 심증이 있습니다. 그 팬 커뮤니티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 생긴 바위게가 '맘스 터치 싸이버거'를 쏘는 전통이 있는데요. 이때 싸이버거를 받고자 줄을 선 바위게들은 QWER의 <행복해져라>를 살짝 바꿔, '햄부기줘라'라고 아우성칩니다. 상기한 포토카드에 적힌 '햄북해져라'는 표현이 굉장히 어색하죠. '햄부기줘라'라고 썼다가 팬 커뮤니티 상주 사실을 들킬까 봐, 억지로 고친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햄버거 가운데 하필 '싸이버거' 쿠폰을 제공했다는 것은, 소속사 직원들이 바위게들과 '알면서도 모르는 척' 게임을 하고 있다는 뜻이죠.
게다가 3Y 코프레이션은 수컷 바위게들의 마인드를 너무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음식과 미녀를 마주하는 순간, XL 바위게들은 온갖 불평불만을 까먹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날의 음식과 미녀는 '싸이버거'와 소속사 매니저 '율율'이었습니다.
QWER 공식 팬카페를 관리하는 율율 매니저는 인플루언서로도 활동 중이며, 예전부터 빼어난 미모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헬스장에서는 3대 500을 치더라도 여자 앞에서는 스푼도 달달 떨면서 들어 올리는 수컷 바위게들, 그들은 율율이라는 고양이 앞에서 꼼짝 못하는 쥐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날은 배꼽을 쥐게 할 해프닝이 여럿 있었는데요. 사전녹화가 시작되면 화장실에 가기 어렵기 때문에, 그전에 다녀올 분이 있느냐고 관계자가 물었습니다. 하지만 대기열을 벗어났다가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라, 바위게들은 잠자코 있었다는군요. 그러나 결국 참지 못한 바위게 한 명이 용감하게 나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미모의 매니저 율율이 직접 화장실 앞까지 그를 바래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무려 20명 가까운 바위게들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싱글벙글 웃으면서 걸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투명한 사람들! 쓰면서도 제가 다 부끄럽네요.
이렇게 혼자서 화장실도 못 가는 에겐남 바위게들이 사전녹화 참여를 끝내고 나올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카페에 머물러 수다를 떨었습니다. 4시가 조금 못 되어 촬영이 끝났고, 우리는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바위게 무리를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나오자마자 각자 흩어지는 분위기였고, 지나가는 바위게에게도 간략한 설명만을 들었을 따름입니다.
다만 재미있는 해프닝은 따로 있었죠. 작년 [엠카운트다운] 사전녹화 당시, 매니저 율율은 마치 군대 장교처럼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해산!"을 외쳤고, 군필여고생 바위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질서 있게 해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사전녹화를 끝낸 바위게들은 율율 주변에 모여들었죠. 율율은 당황하며 "그냥 가셔도 되는데..."라고 얼버무렸습니다. 하지만 군필여고생들은 그녀의 명령을 듣지 않고서는 떠나지 않을 기세였습니다. 결국 율율은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산!"을 외쳤습니다. XL 군필여고생들은 그제서야 만족하며, 이번에도 질서 정연하게 흩어졌습니다. UDT 출신 김계란이 기획했고 3대 500을 치는 로드 매니저가 수행하는 걸밴드 QWER. 그녀들의 남초 팬덤을 관리하려면, 이 정도 황당함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 3Y코프레이션 매니저의 숙명 아니겠습니까!
한편 저를 비롯한 아재 바위게들은 여대생 바위게와 작별한 뒤, 끝내 입장하지 못한 예비번호 바위게를 위로하기 위해, 근처 순대국밥 가게로 이동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지방에서 올라온 예비번호 바위게와 함께 서울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디지털미디어시티 역으로 온 저였습니다. 하지만 QWER에 관한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지하철을 거꾸로 탈 뻔했네요. 비록 사전녹화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이 분께서는 귀하디 귀한 4인 싸인 폴라로이드를 득템하셨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위로가 되셨으리라 봅니다!
그와 서울역에서 헤어진 뒤 귀가한 저는 [엠카운트다운] 본방송을 시청했는데요. 일본 귀족들이 다니는 사립 고등학교 여고생과 같은 단정하고 깜찍한 스쿨룩을 한 QWER이 펼치는 무대에 시선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현장에 있던 바위게들의 천둥 같은 응원소리 또한 매우 만족스러웠죠. 결국 육성 후기는 필요하지 않았네요. 하지만 QWER 일본 투어에 참가한 지 며칠 뒤에 다시 바위게들과 만나서 신나게 이야기한 것만으로도 오늘 방문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본디 QWER의 후쿠오카-오사카 월드투어 후기를 적는 데만 해도 꽤나 시간이 소요되어, [엠카운트다운] 후기는 생각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후도 워낙 꿀잼이었기에, 또 이렇게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없네요. 사전녹화를 마친 QWER 멤버들의 릴레이 라이브 방송이 계속되고 있지만, 다음 기회에 시청하기로 합니다. 젠타가 방송을 터뜨리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