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차 내향인 헬스러의 시선으로
나눈 헬스러 유형들

by 담백

헬스장에 들어서면, 다양한 사람들의 에너지가 모여 한 공간을 채운다. 내향형 헬스인으로 약 3년 차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대부분 혼자 조용히 내 운동에 집중하는 걸 선호하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때로 예상치 못한 자극이 된다. 그냥 하루, 이틀 바뀌는 NPC 같은 분들도 있지만 몇 년간 아침마다 보는 낯익은 얼굴들은 때로는 함께 운동할 때 든든한 서포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나눠본 헬스장 유형들.


[마주치고 싶지 않은 유형]

기구 점령러 : 운동을 하긴 하는데, 한 기구를 2~30분 차지하며 실제 기구를 이용하는 시간보다 휴대폰을 보거나 딴짓을 하는 시간이 더 길어 내 루틴에 방해가 될 때 신경에 거슬린다.

친목 도모러 : 운동을 하러 온 건지, 안부를 물으러 온 건지 여기저기 기구를 돌아다니며 안부 묻기에 집중해 타인에게까지 말을 걸고 친목을 강요하는 유형으로, 운동 리듬을 잃게 만든다. 특히 기가 쏀 아주머니 크루들은 커피를 마시러 온 건지, 한쪽 공간을 차지해 가끔 헷갈릴 때가 많다.

소리 과몰입러 : 운동하면서 본인의 근육에 취한 건지, 과장된 신음 소리를 내거나, 무게를 이기지 못할 거면 들질 말던지.. 가뜩이나 싱크홀도 많이 생기는 시대에 덤벨이나 바벨을 쾅 소리 나게 내려놓으면 바닥이 꺼질까 걱정된다.

오버 코칭러 or 잔소리러 : 본인이 트레이너인 양 물어보지도 않은 운동법이나 자세 교정을 자꾸 권유하며 간섭하는 유형. 가끔 과한 영업력을 행사하는 트레이너 분들이나, 헬스장에서 필요 없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분은 내향인들이 겐 쉽지 않다.

개인위생 실종러 : 운동을 하면서 땀 이날 순 있다. 그건 좋은데 땀을 바가지로 흘리고도 기구를 정리하지 않거나 땀을 그대로 방치하는 등 기본적인 위생과 매너가 부족한 유형. 가끔 오픈된 장소에서 수건으로 겨드랑이나 배 쪽까지 땀을 닦는 사람들이 있는데.. 러닝머신을 뛰느라 움직일 수 도 없을 때 거울로 비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기가 곤욕스럽다.

묘한 시선러 : 계속해서 주변을 곁눈질하거나 애매한 시선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집중력도 흐트러뜨리고 은근히 신경을 예민하게 만든다.

전기 스틸러 : 남자 쪽은 모르겠지만 여자 탈의실에선 드라이기 앞부분이 문들어질 때까지 오랜 시간 드라이기를 틀어 놓거나 중요부위를 드라이기로 말리는 행위를 목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마주치면 시너지가 나는 유형]

기구 공유러 : 기구 사용 시 오래 차지하지 않고 타인의 운동 흐름을 파악하며 적절하게 공유하거나 양보해 주는 인류애를 불러일으키는 유형.

고요한 헬스러: 운동 중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조용히 본인의 운동에만 조용히 집중해 헬스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유형.

깔끔 정리러 : 기구 사용 후 늘 깔끔히 정리하고 수건 등으로 깨끗하게 닦아 다음 사람을 배려해 주는 유형.

거리 유지러 :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필요할 때만 간단한 인사나 도움을 주는 등, 과도하게 친밀감을 강요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유형.

매너 장착러 : 기구를 내 것처럼 조심히 다루고 큰 소리를 내지 않지만 본인의 할당량은 채우고 가는 유형.


물론 이런 유형을 작성하는 만큼 내가 먼저 마주치면 시너지가 나는 유형인지 되돌아봐야겠지.. 그래도 헬스장엔 아직까진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운동하는 많은 헬스러들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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