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든로우 Aug 19. 2018

네 머리 속의 지우개 있니?

배운걸 왜 까먹니

머리 속의 지우개

      1쪽부터 200쪽까지 1주일에 걸쳐 공부한다고 생각해보자. 일주일 후 첫 1쪽 100쪽까지는 어슴푸레 기억이 날뿐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30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을 읽을 때 10줄쯤 내려오면 위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1분 내에도 기억은 사라지는데 하물며 하루 이틀이 지난 내용이 기억나 바라는 것은 무리다.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쳐서 확인한 내용도 얼마 간의 기간 내에 확인하지 않으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도대체 배운걸 왜 까먹니? 네 머리 속엔 지우개가 들어있니? 이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알고 있는 척한다. 안 까먹은 척한다. 그러다가 자기 자신도 속이게 된다. 자신이 자신을 속이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나쁜 습관이 마음과 몸을 지배하게 된다

         

         이 습관을 바람직하게 고칠 수 있는 방법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다. 모르는 부분을 찾고 스스로 해결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면 어른들의 잔소리로 아이가 낙심할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게 하라


         화교 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한자(韓字)를 한글 쓰듯이 잘 쓴다. 어린아이가 중국어를 말하고 쓰는 것이 신기하여 만날 때마다 나는 숫자를 세는 것부터 인사말 등 짧은 문장을 조카로부터 배우려고 한다. 어느 날 오후 조카는 여느 때 와 마찬가지로 책과 공책을 가지고 와서 한자를 보고 열심히 공책에 쓰고 있었다.  쓰고 있는 한자가 궁금해서 어떻게 읽는지 읽어달라고 했다. 글자 하나를 쓰더니 “ 잠시만요, 이모. 이 글자 다 ~ 쓰고요” 하길래 그러라고 기다렸다.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려고 시간을 끄는 듯 보였다. 잠시 시간을 주고 나서 다시 물었다. “ 잠시만요 ~” 하고 조카가 대답하는 순간 나는 말을 가로채며 “ 아~ 발음기호 읽는 것을 까먹었구나”라고 하는 순간 나는 조카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조카에게 ‘ 그럴 수 있어 괜찮아~’의 마음을 담은 눈빛을 전하며 “ 이 한자 읽는 법을 잊어버렸구나~”라고 말했다. 그 순간, 동생이 끼어들어 “ 아니야 ~언니, 애 7살 때 주음 부호 다 외웠어. 읽을 줄 알아~” “ 애! 읽어봐, 어서! 일곱 살 때 완전히 떼었잖아! “ 하며 약간 흥분했다.


        “그래 ~ 알아. 7살 때 학교 들어가서 주음 부호 다 외웠다고 자랑했잖아~ 알고 있지’라고 말하며 다시 조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이렇게 덧붙였다. “ 괜찮아~ 사람은 조금 전에 한 것도 잊어버린단다. 이모도 아까 외운 것을 지금 까먹었어. 사람은 모두 외웠던 것을 잊어버려. 그런데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어. 자신이 까먹은 것을 인정하는 용기 있는 사람이랑 까먹었는데 자기도 그런지 모르는 바보 같은 사람.” 이 얘기를 들은 조카는 엄마를 등지며 돌아서서 “ 이모 까먹었어요~”라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 7살에 외워서 계속 국어 책을 읽고 있는데 왜 까먹었다는 거야?” 하며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조카가 한자의 주음 부호 읽는 법을 잊어버린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조카가 자신이 까먹었다는 것을 인정해서 다행이었다.





건강한 자기 인정


         건강한 학습의 요소 중 하나는 자기 파악이다.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 부분 아는 것이 최고의 무기가 된다. 대답이 모호하거나 흐지부지하면 그곳이 잊히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빠져나간 부분을 공부할 시간을 주고 다시 물어보겠다 라고 하면 아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인식하게 될 것이다.


         난처한 상황을 벗어나려는 변명거리를 찾지만 모르고 있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 건강한 해결책이다. 왜냐하면 변명은 반복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 인정을 통해 고통을 이겨나갈 힘이 생긴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된다.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면 아이도 모호함의 혼동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자신이 모르는 부분만 알게 되면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명확해진다. 그때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기고 건강한 학습을 하게 될 것이다.





기억에 남는 학습 방법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건강한 학습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 건강한 학습이란 배우고 익힌 내용을 내면화하여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내면화라는 단어는 들어봤어도 무엇을 어떻게 내면화시켜야 하냐가 문제이다. 영어학습에서의 그 무엇은 단어 외우기, 문법 학습 후 문장에 적용하기, 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이다. 그 각각의 내면화하는 절차가 있다. 그중 글 읽기인 독해가 가장 기본이고 읽은 글의 내용을 자기의 것으로 내면화시켜 오래 기억하는 것이 영어 학습에 중심이다. 많은 글을 읽고 기억해야 그것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글을 읽고 기억하는 방법은 먼저 제대로 된 독해가 되어야 한다.


     독해란? 글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주제를 스스로 찾는 것이다. 그러면 글의 주제를 스스로 찾으면 읽은 내용의 세부사항은 잊을지 모르지만 전체의 글의 흐름은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하지만 글의 주제를 어떻게 찾는 것일까? 영어로 된 글이니 단어를 외우고 해석을 하고 나면 글의 주제를 찾을 수 있을까? 해석을 완벽히 다했다 해도 이해가 안 가는 글이 있는데 이럴 경우는 어떻게 할까? 해설을 듣고 나면 그 순간에는 이해가 가더라도 혼자서는 다시 기억해낼 생각의 힘이 없다면 그 글의 내용은 기억 속에 남지 않을 것이다. 기억에 남는 독해 학습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7개의 단락으로 된 이야기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각각의 단락 속에 7개의 문장이 있다. 첫 단락의 7개 문장에서 각 문장에서의 핵심 단어를 찾는다. 그 핵심 단어가 다음 문장에 반복되어 7개 문장에서 반복된 단어들을 종합하여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7개의 단락이었으니 각 단락을 한 문장으로 종합하면 7개의 요약 문장이 나올 것이다. 정확히 기, 승, 전, 결로 이야기가 정리된다. 그 기, 승, 전, 결의 요약문을 다시 반복 어구로 종합하면 마지막으로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마지막 정리된 문장이 이야기의 주제가 된다.


      이론은 간단하다. 하지만 글에 이론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단계를 정하여 글 읽기 훈련을 해야 한다. 가장 먼저 훈련할 것은 한 단락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법의 글 읽기 훈련이다. 한 단락 요약에도 세 가지의 단계가 있디. 첫 단계는 글 읽기를 시작한 초등학교 3,4 학년 수준의 ' 같은 단어 찾기로 한 단락 요약하기'이다. 두 번째 단계는 첫 단계를 완전히 숙지한 초등학교 5,6 학년 수준의 ' 동의어 찾기로 한단락 요약하기'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문장의 병렬적 구조로 한 단락 요약하기'이다. 이 마지막 단계는 중학교 1,,2, 3학년 때 훈련해야 한다. 이 독해 방법을 단꼐 적으로 훈련하면 한 단락으로 이루어진 대학 수능 영어 영역에 나오는 지문을 보고 주제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한 단락을 요약하지 못하는 고등학교 2,3 학년이 96%가 넘는다. 단지 4% 정도만 수능 영어에서 1등급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나올 수 있는 결론이다.


       자신이 읽은 글을 스스로 요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그 후에 책을 읽게 한다면 그 읽은 이야기마다 기억 속에 누적이 되어 지식이 생기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억에 남는 독해 학습의 첫 단계는 한 단락 요약하기이다. 그중에서도 첫 단계 '같은 단어 종합하여 요약하기'를 가지고 적어도 20개 이상의 지문을 훈련해 봐야 한다.

( 단계별 학습법 계속되는 글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에베레스트산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