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공부하는 방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엄마는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까? 공부 법을 알기 위해서는 누군가 그 방법을 알려주거나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방법을 알려 줄 사람이 없다면 전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알아내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라는 옛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아내려면 여러 차례의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으로 공부하고 수정하고 다시 실패하고 대안을 찾고 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여 스스로 공부 법을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무언가를 시도하다가 잘못되면 울어버린다. 실패도 싫어하지만 시작하는 것도 싫어한다. 왜냐하면 시작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예습하는 방법을 모르고 복습하는 방법도 모른다. 시작하고 실패한 경험이 없는데 공부하는 방법을 어떻게 스스로 터득할까? 공부하는 법을 스스로 깨닫기를 기대한다면 아이에게 경험하고 실패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인내를 가지고 오래 기다려야 한다.
5학년 6학년까지는 여유롭게 생각하고 중학교 가면 잘 하겠지 라고 막연한 기대를 가진다. 하지만 막상 중학생이 되면서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시험 보고 혼나고 시험 보고 혼나고 학원 바꾸고 시험 보고 혼나고 하다 보면 금세 입시생이 되어버린다. 근데 고3이 될 때까지 여러 차례 시험을 보고 실패는 했는데도 ‘우리 아이가 공부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은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 상황에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면 너무 늦기 전에 미리 공부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한다. 엄마가 좋은 인도자가 돼야 합니다. 좋은 인도자가 되기 위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엄마도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공부한 내용이 아이의 머리에 어떻게 저장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저장된 정보가 어떻게 다시 나오는지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아이가 하는 정보의 입력과 저장 그리고 기억해 내는 흐름을 알고 자녀를 인도해야 한다.
영어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단어 암기이다. 단어를 암기했다고 생각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여러 번 반복해서도 단어를 암기했다고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한번 암기한 단어를 문장에서 자주 접하지 못하면 더더욱 빨리 기억에서 사라진다. 열심히 단어를 암기했다고 해도 문장에 적용해서 해석까지는 되는데 글 내용이 이해가 안 될 때도 있다. 노력의 결실을 맺기 어려운 이러한 맹점 때문에 영어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심한 경우는 공부했다고 해도 자꾸 까먹는데 단어 암기는 왜 해야 하나 하고 느끼게 된다. 영어 학습이 회의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단어 암기의 필요성은 커지는데 암기하려는 노력은 줄어들게 된다.
무엇이 잘 못되었길래 암기는 잘 안되고 외운 단어의 문장 적용에도 글 내용의 맥락도 파악하기 어려울까? 이유는 간단하다.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고 글자로만 단어를 암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chimney ‘굴뚝’이라는 단어를 외운다고 가정해보자. 그 단어를 외울 때는 굴뚝을 상상해야 한다. 불을 때면 연기가 나오는 그 굴뚝 말이다. 시멘트로 만든 큰 동그란 굴뚝이나 그림책에서 본 벽돌로 된 굴뚝이나 산타 크로스가 선물을 주기 위해 들어오는 굴뚝을 상상하고 나서 그 단어를 외워야 한다. Train을 외울 때는 기차를 머리에 그려보고 book을 외울 때는 책을 상상한다. 일반적으로 눈으로 확인하고 형태가 있는 단어를 외우는 것은 쉽다.
하지만 추상적인 개념인 Skeptical ‘회의적인’이라는 단어를 외운다고 생각하자. ‘회의적인’이라는 단어는 형태가 없는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렵다. 상상하기 어려운 단어들은 그 단어가 쓰이는 상황의 예를 머리 속에 상상하여 그려보아야 그 단어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된다. 글자 그대로 암기한다면 그 단어는 어느 순간 내 머리 속에서 지워질 것이다.
Artic area ‘북극 지방’ 은 상상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얼음바다, 차가운 바람, 북극곰이 상상될 것이다. 북극지방이라는 단어를 상상하고 외운다면 그 단어의 속의 연상되는 것들이 있어야 ‘북극’에 관련된 문장 내용을 더욱 파악하기 쉬울 것이다. 이러한 상상으로 상위 단어와 하위 단어가 형성된다. 마찬가지로 Adult ‘어른’이라는 단어를 상상해보면 어린아이들은 부모님을 상상할 것이고 학생이라면 선생님을 상상할 것이고 회사 직원이라면 상사를 생각할 수 있다. 상위 단어 ‘어른’의 하위 단어는 ‘ 부모님, 선생님, 상사’등이다. 어른이라는 단어를 암기할 때 상상하는 단계를 거치게 되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난다.
단어 암기할 때 상상의 단계를 누구도 언급하지 않으니 모두들 글자로만 단어를 외운다. 상상이 빠진 단어 암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노력해도 어차피 머리 속에서 빠져나가 잊힐 것이니 누가 진정성 있게 진심으로 단어 암기에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 새로운 단어를 외울 때는 영어 단어의 뜻을 생각하며 잠시 그 단어가 쓰이는 상황을 상상하는 단계를 거쳐 머리 속에 그림을 그려보고 암기 단계로 넘어가 반복해야 한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누군가 지적해주지 않으면 절대 아이들은 이 방법을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니 습관화되지 못하고 헛된 노력으로만 남게 된다.
1. 단어 뜻 확인
2. 단어에 관련하여 상상하기
3. 이해 후 반복
만약 단어 뜻에 대한 상상이 안 된다면 국어사전에서의 의미를 파악하고 나서 꼭 상상하도록 하고 넘어가야 한다. 상상의 단계를 고등학생에게 전달하면 ‘아! 유레카!’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많이 늦었다. 잘못 들여진 생각하는 습관을 바로잡기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처음 영어를 접하고 외우는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공부 방법이다.
많은 학생들이 단어 숙제를 한다. 숙제를 받으면 보통 책을 눈으로 보거나 열심히 보면서 종이에 쓴다. 10번 20번을 ‘보면서’ 정보가 들어가게 하는 방법으로 공부한다. 정보를 머리 속으로 input 하는 훈련만 한다. 이런 방식은 보고 있는 눈이 공부한 것이지 생각하는 뇌가 공부한 것이 아니다.
‘공부하다’라고 하면 정보를 뇌로 들여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정보를 뇌로부터 꺼내는 것이 공부이다. 무엇인가를 암기해야 한다면 정확히 정보를 정리하여 머리 속에 저장한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정보를 꺼내는 연습을 해야 암기된다. 눈으로 들어가는 연습만 하면 머리에서 정보를 빼내는 것을 요구하는 시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게 된다. 단어를 보고 받아 드리기만 하는 수동적 자세를 틀려도 되니 한번 본 단어가 내 머리 속에 있는지 확인하는 능동적인 자세로 바꾸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실전에서도 쉽게 정보를 빼낼 수 있다.
정보를 정확히 정리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을 숫자화 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문법을 처음 배울 때 문장의 기본 5 형식을 배우게 된다. 문장의 기본 5 형식은 다섯 개다. 그러니 확인할 때 네 개만 생각난다면 하나를 다시 확인하면 된다. 모르는 부분을 알아내었으니 그 부분만 채워 넣으면 된다. 번호가 주어지면 그 개수를 세어 가면서 암기하면 되니 확인하기 쉬워진다.
문법을 공부할 때도 각각의 법칙에 번호를 붙여 정리하면 단순해진다. 예를 들어 be 동사는 네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Be 동사는 2 형식, 1 형식 문장에 쓰인다. Be동사는 수동태로 쓰이고 마지막으로 진행형으로 쓰인다. 그러니 문장에서 be 동사를 보게 되면 네 가지 경우에 대입하여 문장 구조를 분석할 수 있다.
영어 문장에서 나오는 모든 “It” 의 경우의 수는 10개이다. 1 형식 동사는 4개의 범주 속에 있고 2 형식 동사는 5개의 범주 속에 4 형식 동사는 15개이고 5 형식 동사는 4개의 범주 속에 속해 있다. 체계적으로 주어진 주제에 대해 숫자화 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몇 개를 알고 몇 개를 모르는지 알아내기 힘들다.
공부한 내용을 몇 개인지 세어 번호를 붙이고 외우는 과정은 output으로 방향을 바로 잡아주면 아이들은 훨씬 쉽게 체계를 잡게 된다. 그 방법과 더불어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공부 방식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아이들은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라고 말할 것이다.
사실 내용에 번호를 붙이고 외우는 것은 공부의 중간 단계이다. 책의 목차를 정리하고 각 과의 목차를 정리하는 스키밍 과정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책의 내용을 글 읽기 원리를 적용하여 독해하고 제목과 주제를 확인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 글의 주제에 속한 내용을 번호를 정해 정리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 Output과정으로 암기한다. 다섯 번째 단계에서 맵핑 (Mapping) 한다. 여섯 번째 단계에서 문제를 푼다. 일곱 번째 단계는 오답노트 만든다. 일곱 개의 과정이 공부하는 방법의 과정이다.
이 과정은 책 한 권으로도 설명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강의로 듣는 것이 더 유리한 정보이다. 어쨌든 이 복잡한 과정을 아이들이 알고 있기 바라는 것을 무리다. 과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실천하기 힘들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면 과정을 가르쳐주고 단계 별로 실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공부의 단계
1. 스키밍 (훑어보기)- 전체 목차, 소목 차
2. 글 읽기 – 주제/ 요지 파악
3. 내용 정리
4. 암기
5. 맵핑
6. 시험
7. 오답노트
(작가 글에 꼐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