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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로우 Aug 22. 2018

엄마~ 난 친구가 필요해!

질문만 해도 인정받는 엄마

    

 위대한 엄마


              엄마라는 이름은 위대하고 아름답다. 엄마가 위대하다는 것을 자녀가 고백할 때쯤이면 그 엄마는 70세가 넘어있을 수도 있다. 자신이 자녀를 낳아 많은 시련을 겪어 본 그 나이가 되어야 ‘나의 엄마가 위대 했구나’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요즘 엄마들은 더 위대해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주방장, 집사, 타자 치는 사람, 운전사와 매니저 역할까지 모두 해내고 있다. 어떤 때는 입시 전문가가 돼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능력 있는 엄마는 특정 과목에 어떤 선생님이 잘 가르치는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 등교 후 학교 근처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있다.  아이들에게 가르칠 축구, 농구, 스케이트, 수영 등의 팀을 짜는 저학년 엄마들부터 국어, 수학, 영어, 과학 학원에 대해 정보를 모으는 고학년 엄마들까지 엄마들의 열기는 브런치를 파는 카페에 가면 느낄 수 있다. 그곳에 참석하지 못하는 워킹 맘들은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는 죄책감도 느낀다.


          이런 노력들 속에 중요한 노력이 사실상 빠져 있다. 아이에게 진심을 다한 관심을 보여주는 노력이다.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기억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지 못한다. 자신의 아이가 무엇을 모르는 가에 대한 관심을 주는 것은 돈 주고 맡긴 선생님들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정보를 정리하고 해설하고 이해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물론 가르치는 학생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정작 알아야 할 사람은 엄마이다. 엄마가 “ 어릴 때부터 다른 건 몰라도 영어는 학원을 쉰 적이 없어요. 근데 아이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이야기한다면 정작 할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엄마의 후회


         이런 여러 가지 후회가 닥칠지 모르고 좋은 선생님을 찾아다니고 돈 아껴가며 비싼 과외시키고 시간 맞춰 차를 운전을 한다. 아이의 큰 미래를 위해 계획하는 기획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하루하루 스케줄만 소화하는 로드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은 대략 10년 후쯤 깨닫게 된다. 그때 아이가 고1쯤 되어있는 상태이다.

여러 가지 실패의 길로 이끈 엄마가 되어버린다. 엄마의 위력은 당연히 없어진다. 아이를 위해 어찌할 바 모르며 처음 상담하는 선생 앞에서 한탄하며 눈물도 흘린다. 이 정도가 되면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표현하지는 않지만 아이는 엄마의 판단을 못 믿는다. 시키는 대로 하면 어려움 없을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엄마가 자신의 상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 자식의 상태도 판단을 못하는 엄마의 의견은 잔소리가 되고 추천한 방법이 아이의 귀에 들어갈 리가 없다.


          아차 하는 순간은 엄마의 영향력은 이미 상실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영향력을 다시 찾고자 애를 쓰기 시작한다. 급한 마음으로 수학 선생님에게 수학에 관해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태도에 관해 상담을 한다. 영어 선생님에게 영어에 관해서가 아니라 아이 숙제에 대해서 상담을 한다. 국어 선생님에게 국어와 논술에 관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인성에 대해 상담을 한다. 선생님들은 자기 자식 일인 것 마냥 긍정적인 면을 부각해서 엄마를 위로한다. 그 위로를 통해 엄마는 해결책을 찾은 듯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상실한 엄마의 영향력은 회복할 수 없어진다.




엄마의 대답 속에 있는 아이의 행동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이런 실수를 하는 엄마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한 가지 질문을 한다. 그리고 그 대답 속에서 아이의 행동과 그 결과를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 그 책 사서 보세요. 여러 가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어요.” 할 때 그 엄마의 마음을 볼 수 있다. ‘네 ~ 그 책 이름이 뭐예요?’ 하며 책을 사고 겉만 훑어보는 엄마는 로드 매니저 엄마들이다. 아이에게 관심은 있는데 진정한 기획자는 아닌 후회하는 엄마들이 대다수였다.  두 번째 경우는 책을 사서 정독하고 그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상담하는 엄마는 진정한 기획 자급 엄마이다. 20년 동안 딱 한 명 있었다. 세 번째 경우의 엄마는 이런 반응을 한다. “ 엄마들이 책 읽나요? 책 읽는 거 안 좋아해요. 이 나이가 되면 글자 읽는 것이 힘들어요~.”  그 엄마의 대답 안에서 아이의 행동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모전 자전을 들어 봤을 것이다. 그 아이는 어떤 좋은 선생님을 붙여주어도 힘들 수 있다.


        엄마의 반응 속에서 아이의 행동을 읽을 수 있다.  아이는 책을 펴고 책상에 앉아 있어도 글자 읽는 것을 힘들어한다. 시험시간에도 문제지의 글자를 읽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글자를 안 읽는 학생들이 많다. 정확한 감도 아닌 감으로 찍는다. 그리고 찍어 풀은 점수로 부모에게 욕먹고 친구들과 비교당한다. 자신을 그 지경에 이르게 한 것이 엄마가 한 대답 속에 있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자신도 힘들어한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신뢰가 없어짐은 분명히 느낀다.






엄마는 사회자


         엄마와 아이의 신뢰가 더욱 깊어지기 위하여 엄마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나? 첫 번째로 엄마는 운전사가 아닌 사회자여야 한다. 토크쇼 사회자를 생각하면 된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와~, 오~, 대단하다!’의 리액션만 하면 된다. 사회자들은 전문가가 아니라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에게 질문하여 그 해답을 알아내면 된다. 하지만 각 분야의 질문지는 있어야 한다. 그 질문 목차를 보고 질문하면 된다. 질문지를 혼자서 만들기 힘들면 각 과목 선생님에게 질문지를 의뢰해라. 선생님이 진도 나가시는 부분을 제목만이라도 정리해 줄 것이다.


         영어 독해의 부분에 대한 엄마의 질문은 간단하다. 글을 읽고 요약해보라고 하면 된다. 한 단락부터 시작해라. 한 단락을 크게 읽어보게 하고 그 이야기의 요지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영어로 말하든 한국말로 하든 정리가 되는지 아니면 모르는지 확인하면 글을 읽는 방법을 아는지 인식하게 된다. 요지를 파악하기 힘들어하면 한단락에서 반복된 단어를 찾아 써보라고 한다. 그 반복된 단어가 소재이자 주제의 핵심 단어이다. 단어 부분에서 아이에게 질문을 하자면 한 단어의 뜻을 말로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아이가 알고 모름을 가려내야 한다. 어떤 학습을 하던지 간에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가려내지도 않은 채로 뜬 구름 잡는 느낌으로 앞으로만 계속 진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엄마는 사회자

엄마는 트레이너


      엄마는 트레이너야 한다. 사회자로서 질문하고 나서 아이가 대답을 못한 것을 다시 공부하게 하여 대답을 이끌어 낸다. 아이는 그 대답을 정확히 하기 위해서 자신의 공부 방법을 조정할 것이다. 외우는 방법도 찾을 것이고 외우는 횟수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관여하려고 해도 아이가 싫어해서 못하겠어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아이가 싫어하는 것은 엄마가 질문하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이지 않은 질문에 뭘 대답하라는지 알지 못해 짜증이 나서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니 선생님께 부탁하여 구체적 질문지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가 배운 것을 정확히 알고 묻는데 대답을 못한다 하면 그냥 “ 괜찮아 ~다시 해.  컨디션이 안 좋았나 보네~. 다시 하면 되지 한 시간 있다가 얘기하자 ” 하고 이끌어 주면 된다. 아이가 겉으로 툴툴거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엄마가 다 알고 있는 것 같아 속으로는 엄마 카리스마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엄마는 친구이다


        엄마는 진정한 친구 여야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 편을 드는 친구 여야 한다. 유행어를 배워 농담을 같이하는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여자아이가 화장을 시작했다고 좋은 화장품을 사주는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영화가 나왔다고 친구들과 함께 가라고 영화 표를 끊어주는 신세대 엄마라는 친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친구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친구이다. 특히 다른 아이의 성적으로 자신의 편에 서지 않는 엄마는 진짜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 잘하는 친구의 편을 들고 있는 엄마는 자신의 친구가 될 수 없다. 다른 것을 아무리 잘해 주어도 가장 근본적인 믿음이 흔들리는 부분이 바로 자기편이 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이다.




칭찬은 욕이다


            한 팀이 되어 공부하는 학생들의 엄마와 상담할 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때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은 훌륭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 잘하는 아이를 공개적으로 칭찬할 때이다. 한 학생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머지 아이들은 집에서 박살이 난다. 수업 시간에 잘 한 아이를 칭찬하면 그날은 어김없이 불평의 전화를 받는다. 칭찬받지 못한 아이 엄마 전화이다. 그 아이에게는 칭찬을 못 받은 것은 곧 꾸중을 들은 것과 마찬가지여서 불평하는 것이다. 그렇게 느끼는 아이는 자신이 비교당한다고 알고 있다. 자신과 남을 항상 비교한다. 서로가 가진 것 다르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을 잃게 된다.





내 아이의 편


        진심으로 아이의 편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같이 공부했다고 해도 습득을 잘 하는 아이도 있고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아이도 있다, 자신의 아이가 모르고 있는 거면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아이 편에서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아이가 모르고 있는데 습득을 잘하는 다른 아이의 편에 서서 생각하여 아이를 괴롭힌다. 아이는 그런 친구를 원치 않는다. 그때 아이는 엄마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이럴 때 엄마는 기획자이자 트레이너자 친구가 아니라 운전사이자 요리사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아이를 자기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아이의 편에 서는 진짜 친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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