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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로우 Aug 22. 2018

온몸으로 영어 하기

 

타고난 재능의 퇴색


         아이들은 각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이야기도 잘한다. 엄마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가 뭔 가를 특별히 잘 하면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 그 자랑을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고 오래간 만에 만날 때 그 재능을 보여 드린다. 근데 아이는 꼭 자신의 실력보다 잘 못한다. 엄마가 혼자 봤을 때는 분명히 더 잘 했는데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 재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아이들은 창피해한다. 다른 사람들을 의식해서 창피해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다른 사람을 더 의식한다. 아이가 싫어하니 그 의견을 존중하다 보면 창피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이가 가진 재능은 퇴색해 버린다. 언제 그런 재주가 있었냐 할 정도로 재능이 없어진다. 재능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이는 다른 사람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떨려한다.




 

재능 포기자

 

         각자의 재능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 재능을 없어지게 하는 창피함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안 하고 있다. 수학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4학년부터 중학교 과정까지 선행을 해야 한다는 애기는 너무 많이 떠돈다. 중3 전에 영어를 완성하지 않으면 영어도 포기해야 한다는 애기도 많이 들린다. ‘수포자’와 ‘영포자’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재능을 표현하지 못하는 ‘재능 포기자’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다. 수학을 잘하고 영어를 잘해도 이미 가진 재능을 상실한 거면 경쟁력은 없어진다.

  

    영어교육은 유치원부터 열기가 대단하다. 그 열기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영어에 대한 문제는 이미 사라졌을 만도 하다. 그런데 왜 외국인만 보면 얼어붙어 버릴까? 얼어붙는 재능을 키워서 일까? 꼭 영어에 대해서만 얼어붙을까?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은 자유로운가? 영어를 하든 한국어를 하든 남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재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에서 시작한다

 

     영어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으니 영어를 표현할 재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몇 가지 요령을 써보려고 한다. 먼저, 말하기도 운동이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정확한 발음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운동할 때처럼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팔과 다리를 쭉쭉 늘려주고 허리를 굽혀 다리와 등 근육을 늘려준다. 목을 왼쪽으로 두 번 오른쪽으로 두 번 크게 원을 그리며 돌려준다. 그리고 노래할 때처럼 아래 배에 힘을 주고 영어 모음 아~에~이~오~우를 크게 발성한다. 천장으로 소리가 던져진다고 생각하고 배에서 나오는 소리를 던져라. 입의 근육 풀어주고 호흡 조절하고 입 안쪽을 넓혀 소리를 울리게 한다. 아이가 공부한다고 느끼지 못하게 같이 놀아주면 된다.




 

표정으로 영어 하기

 

        7개에서 12개 사이의 영어 지문을 읽게 한다. 글의 내용을 파악하면 마치 그 글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표정을 짓게 해야 한다. 슬픈 이야기가 나오면 슬픈 표정을 기쁜 이야기가 나오면 기쁜 표정을 무서운 이야기가 나오면 겁먹은 표정을 지을 수 있게 함께 놀아주면 된다. 표정과 함께 천천히 여유 있게 글을 읽어라. 표정과 함께 배운 지문은 잊지 않는다.



 

무대 서기  


     이제 연습이 끝났으면 실전에서 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동생 앞에서 하게 한다. 다음은 아빠 앞에서 한다. 다음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고 그다음은 이웃주민이다. 점점 많은 사람 앞에 설 수 있는 뻔뻔함을 가르쳐라. 할 수 있으면 말하기 대회에 나가야 한다. 영어 뮤지컬도 좋다. 영어 노래 부르기 대회도 좋다. 마을 회관에서 열리는 경로 잔치도 가라. 아이가 잘 적응할 때까지 엄마도 뻔뻔해야 한다. 인사 잘하고 예의 바르게 할 수 있을 때 하는 재능 발휘는 뻔뻔한 것도 아니다. 나대는 것이 아니라 ‘멍석’ 깔았을 때 수줍어하지 않고 재능 발휘를 할 수 있게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네가 선생님이다!

 

    수줍음과 창피함이 없어지고 나면 아이에게 네가 선생님이니 ‘동생을 좀 가르쳐라’ 아니면 ‘엄마를 가르쳐라’라고 책임을 넘겨라. 하는 방법도 알고 절차도 알았으니 이제 자신이 잘하는 그것을 알리기 위해 더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 창의성에 놀라 감탄만 하면 된다. 아이는 더 신나게 더 즐겁게 영어로 말하고 노래하게 될 것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떨지 않을 것이다.




영어 문장 외우기

 

      영어를 외울 때는 이어지는 두세 단어를 모아 리듬을 가지고 발음한다. 예를 들어 “ You should find the best solution for the problem”인 경우 you should find를 이어서 네 번 반복한다. 다음은 the best solution을 네 번 반복한다. 그리고 ‘you should find the best solution’ 여섯 개의 단어를 붙여서 두 번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for the problem을 네 번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전체 문장을 자연스럽게 될 때까지 리듬을 가지고 네 번 반복한다. 다음 문장에는 분명히 the problem이라는 단어는 나오게 되어있다. 다음 문장으로 이어주는 연결 단어가 the problem 이기 때문이다. 그 단어를 상기시키고 다음 문장을 외운다.  “The problem you have now will be solved” The problem을 리듬에 맞춰 네 번 발음한다. 다음은 you have now이고 그다음은 will be solved이다.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의 연결 단어를 연상시켜서 두 문장을 붙여 외운다.


     이렇게 열 문장을 외우고 나서 완전한 리허설까지 완성 짓는데 30분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완성되면 10 문장은 1분 정도의 분량이다. 그리고 다음 일주일 동안 학교 데려다주는 길에 학원에서 데려 올 때 물어 봐준다. 그리고 기억에서 잊히기 전 일주일 내에 다시 한번 물어봐 준다. 자주 물어보면 된다. 처음에 아이는 귀찮아한다. 하지만 완성된 문장이라면 귀찮아도 해줄 것이다. 아이에게 분명히 말해주어야 한다. 삶은 생존이고 생존을 위해서는 정확히 자기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달해야 한다. 그 생존에 관한 논리적 근거를 대면 나중에는 귀찮아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말할 것이다.  





온몸으로 영어 하기


     영어의 기본이 독해라면 영어의 꽃은 말하기이다. 독해 잘하는 것은 시험 점수로 밖에 확인할 길이 없다. 말을 잘하면 독해도 잘하고 문법도 잘하고 단어도 많이 아는 것처럼 느껴진다. 말을 유창하게 하면 재능은 10을 가지고 있는데 평가는 100점이다. 하지만 유학파가 아니라면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영어를 말로 잘하고 싶다면 스트레칭, 아에이오우~, 표정으로 말하기, 문장 외우기, 무대 서기를 통해 온몸으로 연습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10개의 문장으로 된 100개의 지문에 도전해라. 재능의 10을 가지고 100점으로 평가받는 아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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