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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로우 Aug 21. 2018

아이들은 천재다!


천재로 태어난 아이들

 

      아이가 태어나고 품에 안은 첫날, 난 그날을 평생 기억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집의 가족으로 와주어서 너무나 감사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매일 아침 “ 태어나 주어서 고마워~”라고 말하고 나서 아이를 깨운다. 태어난 첫날 아기를 보며 그 같은 말을 했었다. 그 소리를 들은 아기가 미소 짓는 것을 보았다. 그때 ‘애가 내 이야기를 알아듣고 웃었어. 이 아이가 천재인 가봐!”라고 외쳤다. 그 날부터 하루에 하나씩 천재 짓을 하는 것이었다. 가르치지 않은 것을 하나씩 하는 것이었다. 말을 처음 하던 날이 내가 가장 호들갑을 떨던 날이었다. 걷기 시작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2살부터 퍼즐을 맞추고 3살부터 찰흙을 가지고 정교하게 만들기를 했다. 어디서 들었는지 가르치지도 않은 단어들을 툭툭 내어 놓을 때는 뭐 이런 신기한 일이 있는지 놀라고 또 놀랐다. 그 감탄하는 소리에 아이는 더욱 열심히 무엇인가를 새롭게 배우려고 했던 것 같다.




 

안 배우고 시험 보는 천재들

 

       학교에 들어가서부터 받아쓰기 시험을 보았다. 종이를 펴고 선생님이 불러준 단어들을 써서 시험 보았다. 앞으로 배울 내용에 대해 미리 보는 단어 시험이었다. 집에서 세 번 써보기가 숙제이고 숙제를 하고 나면 시험을 보았다. 교과서 내용을 다 배우고 나서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 였다. 배운 것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기 위해서 미리 숙제를 통해 배우는 것이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단원평가를 시험 본다. 수업시간에 원리를 한번 듣고 나서 확인하는 시험이다. 수업에 잘 집중하면 한 번에도 이해가 가는 내용들도 있다. 대부분 복습과 예습을 통하지 않으면 한 번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수업 중에 쏟아져 나온다.

 

     중학교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르치지 않은 것들을 시험 본다. 영어의 경우에 중1 때부터 리스닝 시험을 본다. 영어 리스닝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훈련할 시간을 준 다음에 보는 시험이 아니다. 배우지 않았어도 시험으로 평가는 받아야 한다. 수행 평가로 글 쓰기를 한다. 글 쓰기 수업을 통해 어떻게 쓰는지 연습은 없다. 수행 평가를 통해 글을 써내면 평가받는다. 말하기는 speech대회이다. 대회에 참여한 아이들은 영어를 이미 말할 줄 아는 아이 여야 한다. 고등학교에서는 시험 범위의 내용을 배우지 않은 것도 시험에 출제된다. 토론대회, 말하기 대회, 작문대회는 그 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하는지 배우지 않고 훈련하지 않은 채로 늘 경기장에 선다. 나름대로 자기 재주껏 알아서 경기를 치른다. 배우지도 않은 것을 테스트받는다. 재능 없는 빙상 코치가 선수에게 몸을 세워 연습시키고 나서 배운 적도 없고 훈련한 적도 없는 가장 낮은 자세로 코너를 돌 수 있는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영어는 더 심하다. 영어의 문법 중 일부분만 배운다. 선생님이 영어 지문을 한국어로 해석한다. 아이가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이 지문을 읽고 해석한 것을 듣고 그 해석 법은 각자 알아서 터득하는 것이다. 수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로 바꾼 것을 듣는 훈련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투입되는 input과 평가되는 output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마치 영어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는 완벽한 커리큘럼인 듯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TV에서 나오는 경기를 유심히 관찰만 한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과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험까지 잘 본거라면 그 아이는 천재임에 분명하다.

 




공부 방법 몰라도 잘 하는 천재들

 

        공부 잘하는 방법은 안 들어 봐도 뻔하다. 예습하고 복습하고 문제 풀고 오답노트 만드는 것이다. 거기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스키밍 (훑어보기)하고 내용 정리하고 맵핑(mapping)하고 문제 푸는 것이다. 외울 때는 반복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예습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는가? 복습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는가? 아니면 스키밍 하는 법을 가르친 적은 있는가? 맵핑하는 방법을 가르친 적이 있는가? 들어는 봤지만 대부분 그 방법들을 모른다. 어른들은 모르기 때문에 가르치지 않고 말로만 한다. 알고 있어도 시간을 쪼개어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예습도 안 하고 복습도 안 하는 것이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다. 만약 어느 아이라도 혼자서 그 방법을 찾아내어하고 있다면 그 아이는 정말로 천재이다.





공부 안 하고 대학 간 천재들


    내가 늘 하는 말 중에 아무도 믿지 않는 말이 있다. ‘96%의 고3은 공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1년에 대략 58만 명 정도 된다. 고3과 재수생이다. 직접 당한 사람만 동의한다는 뜻이다. 전국 4%의 학생 빼놓고는 공부를 안 한다. 아니 못한다. 수험생들이 왜 공부를 안 하겠냐고 반박하겠지만 수험생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공부해야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에 1시간 공부하면 많이 하는 것이다. 나머지 시간은 ‘공부를 해야지’ 하고 계획을 세운다. 하루에 국어 2시간, 수학 2시간, 과탐/사탐 2시간, 영어 2 시간 해야지 계획을 세우고 내일부터 한다고 마음먹는다. 리스닝 20분, 단어 외우기 20분, 독해 1시간, 문제 풀이 20분으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내일부터 해야지 한다.


       그러다 보면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르게 되고 여름 방학 때 3일 정도 실천하다가 자소서 쓰기, 수시 지원 학교 선택하기, 진로 상담받기에 신경을 쓴다. 결국 공부한 실력이 아니라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던 실력으로 수능을 보게 된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다. 계획만 세우고 실천을 안 했는데 합격한 것이라면 그 아이는 천재임에 분명한다.


       수능 끝나고 재활용 쓰레기장에 쏟아져 나오는 각 과목의 문제집을 보아라. 끝까지 풀어본 문제집은 단 한 권 찾기가 힘들다. 지난 수능 후에 문제집 한 권을 발견했다. 끝까지 다 풀고 여러 가지 색깔로 오답도 표시해 놓은 책이었다. 그 책 표지에 이름을 외워 두었다, 같은 동에 사는 남학생 이름이었다. 기특해서 수소문해 보았더니 E대 의대 합격한 학생이었다. 이 학생은 공부하고 노력으로 대학 진학하였으니 천재는 아니다. 이렇게 공부하는 4%의 학생을 제외하고 나머지 학생들 중 대학에 진학했다면 천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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